책을 소개하는 글, 어떻게 쓸 것인가
상태바
책을 소개하는 글, 어떻게 쓸 것인가
  • 송인규
  • 승인 2019.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글쓰기의 방면은 책 소개에 대한 것이다. ‘책 소개’라 함은 어떤 책의 가치나 내용을 저자 이외의 사람이 알리고 평하고 선보이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다면 책 소개의 글쓰기는 대체로 단평, 추천사, 서평, 해제의 네 가지 형태로 대별이 된다고 하겠다. 이 네 가지는 글의 길이가 가장 짧은 것부터 시작하여 가장 긴 것까지의 순서다. 이제 각 형태의 책 소개 글을 어떻게 쓰는지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단평 쓰기

단평短評은 말뜻 그대로 짧고 간략한 비평이지만, 여기에서는 주로 신간 서적을 긍정적으로 선보이는 작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실제로는 이 경우 ‘추천사’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고 (그리하여 첫째 형태와 둘째 형태를 동일한 범주로 취급하고) 있지만, 나는 글 쓰는 이의 입장에서 볼 때 각각의 형태에 요구되는 노력의 정도나 성격이 다르므로 ‘단평’과 ‘추천사’를 차별화하고자 한다.

꽤 오래 전부터 거의 모든 신간이 여러 명의 단평으로 치장을 한 채 출간되고 있다. 그것은 단평을 출판사가 광고나 홍보 목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평이 아무리 많아도 그 대부분은 책 겉표지의 후면이나 책 앞부분 목차 이전의 몇 쪽을 빼곡히 채운다. 이것은 독자의 눈길과 관심을 바짝 끌기 위함이다. 단평의 분량은 짧으면 3∼4줄 정도이고, 길어도 7∼8줄을 넘지 않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물론 단평만으로 책의 특징이나 진면목을 제대로 나타내기는 힘들다. 단평은 그저 장식적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출판사나 글 쓰는 이나 다들 단평을 헤프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출판사 쪽에서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어 책의 홍보에 유리하다 싶으면 그 대상에게 단평을 써 달라고 요청을 한다. 부탁을 받은 이도 자신이 추천자로 인정을 받았다는 뿌듯함에 겨워 정작 글쓰기의 임무는 소홀히 한다.

단평을 쓰는 이에게는 최소한 두 가지 책임이 따른다.

첫째, 평을 하고자 하는 책을 읽었어야 한다. 목차만 훑어보거나 책의 내용을 어림짐작으로 넘겨짚은 채 단평을 시도하는 일은 사실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위험한 짓이다.

둘째, 글의 길이가 짧다고 하여 시간의 여유와 마음의 준비 없이 해치우듯 글을 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비록 사람들이 자신의 단평에 대해—실은 누구의 단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큰 의미를 두지 않고 읽는다고 해도, 글 쓰는 이로서는 소신껏 성의를 다해 글의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모든 단평의 부탁에 대해 항시 “예”라고 반응해서도 안 된다. 내가 책의 내용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든지 (대부분의 출판사는 코앞에 닥치게 글을 부탁한다!) 책의 주제나 내용이 나의 지적ㆍ학문적 능력에 버겁든지, 저자의 관점이나 입장이 어떤 이유로든 나와 맞지 않을 경우에는 얼마든지 거절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다음은 내가 쓴 단평의 구체적 예이다.

 

창조 타락 구속
알버트 월터스ㆍ마이클 고힌, 양성만ㆍ홍병룡 옮김, IVP, 2007

「창조 타락 구속」은 개혁파 특유의 세계관 내용을 소개하는 단연 최고의 안내서이다. 기독교 세계관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책의 내용에 일부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절대 이 책을 도외시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재판에 추가된 후기의 내용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세계관, 이야기, 선교 사이의 관계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가 가능하게 되었다. 기독교 세계관이 소개된 지 30년이 가까워 가는 이 시점에도, 여전히 이 책을 필독서 리스트의 첫 자리에 놓고 싶다.

 

 

추천사 쓰기

둘째 형태의 소개문으로 분류된 추천사 역시 단평과 마찬가지로 해당 책자나 저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때 작성하는 글이다. 추천사 또한 어느 정도 광고나 홍보 효과를 의중에 두고 쓰인다는 점에서 단평과 유사하다.

그러나 추천사는 단평과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네 가지 사항을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앞에서 언급했듯 추천사는 단평보다 글의 분량이 훨씬 길다. 물론 얼마나 긴지는 추천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분량의 상한선을 명시할 수는 없다. 아마 A4 용지로 두 쪽까지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글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추천사는 보통 책자의 내용 시작 부분에 나타난다. 추천자는 한 명일 수도 있고 더 될 수도 있지만 아무리 많아도 통상 3∼4명을 넘어가지는 않는다.

둘째, 추천자는 책의 가치를 선양한다는 점에서 단평자보다 더 큰 권위를 행사한다. 단평자는 그가 보유한 일반적 인지도 때문에 글의 부탁을 받지만 추천자는 책자의 주제ㆍ내용ㆍ사안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으로 말미암아 의뢰 대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추천문은 책의 위상과 가치를 드높이는 데 대체로 단평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곤 한다.

셋째, 추천사에는 추천의 이유ㆍ근거를 또렷이 밝힐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 단평의 경우에는 제한된 지면 때문에 이런 것을 밝힐 수가 없지만 추천사에는 꽤 큰 지면이 할애되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런 점을 명시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추천의 이유/근거는 3∼4가지만 거론하면 충분하다.

넷째, 추천사는 단평과 달리 비평(부정적 논평)의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 위에서 나는 추천사 또한 긍정적 평가 일변도로만 쓰이는 것처럼 설명을 했다. 그러나 이것은 대충대충 말한 것이지 엄밀한 의미에서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추천자는 부정적 논평과 관련하여 두 가지 서로 다른 방도를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추천하는 책을 겨냥하여 비판의 목소리가 있을 때 (그런데 추천자는 그런 비판이 과장되거나 오해ㆍ편견의 결과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을 때) 그에 대한 간략한 해명이나 저자에 대한 변호를 시도할 수 있다. 또, (추천자의 생각에도 저술의 어떤 점이 흠이라고 판정이 된다면) 추천자는 책이 지닌 장점이 워낙 많고 도드라져서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추천한다는 설명을 붙일 수 있다.

충실한 추천사를 쓰고자 한다면 (단평의 경우에도 그랬지만) 무엇보다도 추천할 도서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한 번의 읽기로 충분하지 않아 책 전부(또는 일부)를 다시금 살펴야 할지도 모른다. 책을 읽을 때는 단순히 내용 파악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점을 추천의 이유ㆍ근거로 삼을지 촉각을 세우며 읽어야 한다. 그러면서 읽을 때 떠오르는 바를 그때그때 메모해 두는 것이 좋다. 또 그런 아이디어가 형성된 부분에 책갈피를 꽂아 놓거나 하여 후에 필요할 때 곧장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자신의 기억력을 믿고 그냥 생각만 한 채 지나가면 십중팔구 그 아이디어를 까맣게 잊거나 혹시 생각이 나도 해당 페이지를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메모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 추천의 이유ㆍ근거를 3∼4개의 항목으로 정리하면 된다.

역시 내가 쓴 추천사로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전문보기 : 책을 소개하는 글, 어떻게 쓸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