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은 다양하다. 그리스도의 공동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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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은 다양하다. 그리스도의 공동체도 그렇다.
  • 애버게일 머리쉬 | Abigail Murrish
  • 승인 201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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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게놈지도에서 그리스도 공동체의 다양성의 힘을 읽는다

다른 아이들처럼 나도 어릴 적에 풀을 뽑으면서 놀았다. 그때는 뒷마당에 자라는 그것이 밀인 줄 알았다. 내가 수확한 그것이 빵이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좀 더 나이가 들면서 나는 그 “밀”이 곡식과는 한참 거리가 먼, 그저 잡초나 들풀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린 아이에게 그런 착각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밀도 결국 일종의 풀일 테니까. 마태복음의 가라지 비유에 나오는 “가라지”란 독보리, 곧 “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다 자라기 전에는 어린 밀과 구분하기 어려운 독성 식물”이라고 신약학자 크레이그 키너는 설명한다. 

성경에서 밀[일부 한글 성경에서는 “알곡”]은 하나님의 백성을 은유할 때 쓰이곤 한다. 밀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보면, 하나님의 백성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다양성이 우리를 얼마나 강하게 할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밀의 유전자 구성이 연구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를 시작하고 13년이 흐른 지난여름, 다국적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밀의 게놈을 알아내기에 이르렀다. 밀을 독특하게 만드는 좀 까다롭지만 아름다운 그 유전형질을 말이다. 

하나의 게놈에는 하나의 유기체를 만들고 보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유전 정보가 들어 있다. 

인간의 게놈지도보다 밀의 게놈지도가 더 단순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밀은 그저 단순한 식물일 뿐이지만, 인간은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 가운데 최고의 걸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놈 연구자들에게, 밀은 정밀 조사 단계마다 상당히 어려운 과제를 안겨 준 기이한 식물이다. 

인간게놈 프로젝트는 1990년에 시작되어 2003년에 비로소 그 성과를 공개하게 되었다. 그러나 곡물 게놈 프로젝트는 그보다 일찍 공개되었다. 쌀은 2002년에 공개되었고, 옥수수는 2009년에 공개되었다. 이 둘은 각각 4년 만에 프로젝트를 종료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밀의 게놈은 거대하고 복잡했다. 빵밀은 160억 개의 염기쌍을 자랑하는데, 이는 30억 개의 염기쌍을 가진 인간게놈과 비교할 때 충격적인 숫자이다. 게다가, 수천 년 동안 자연 상태에서의 이종교배와 인간에 의한 작물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섭취하게 된 밀은 세 개의 서로 다른 게놈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밀의 게놈지도 그리기는 더욱 벅찬 일이었다. [전문보기 : 밀은 다양하다. 그리스도의 공동체도 그렇다.]

 


애버게일 머리쉬 작가. 남편과 오하이오주 노우드에 거주한다. 음식과 농사와 신앙에 관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Abigail Murrish, “How Cracking Wheat’s Genetic Code Reminds Us Who We Are” CT 2019.2.15;CTK 2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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