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더 사랑하는 사람 [구독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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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사랑하는 사람 [구독자 전용]
  • 이진경
  • 승인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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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생 투병일기

ISTOCK 9월 3일 화요일 ‘머리카락으로부터의 자유’ 첫 항암 이후 열흘쯤 되자 머리카락이 심하게 빠지기 시작했다. 그간 케모포트 시술한 쪽에 물을 대면 안 되어 엄마가 머리 감는 것을 도와주셨는데, 내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것을 보시곤 나보다 엄마가 더 놀라셨다. 그 전까지만 해도 “머리카락이 안 빠질 수도 있을 것”이 라는 희망을 은근히 가지고 계신 것 같아, 항암하면 ‘누구나’ 빠진다고, 예외는 없다고, 기대를 내려놓으시게 했었다. 모낭이 신체의 가장 약한 부분 중 하나이고, 항암 후 이미 충분히 내 머리카락은 푸석해졌기 때문에 곧 빠질 것이라는 예감이 있었다. 머리를 감을 때뿐 아니라 머리를 조금만 빗거나 머리를 묶지 않은 채 돌아다니기만 해도 바닥 이곳저곳에 머리카락 뭉치가 떨어져 내렸다. 누군가가 혹여나 하고 기대하는 것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분명히 못 박아 말해두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머리카락이 빠지니 산송장이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가는 자리마다 머리카락이 떨어지니, 어느 정도 지저분한 것을 잘 견디는 나도 버티기가 힘들어 머리를 밀어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이 깔끔하고 깨끗한 엄마는 “당분간 청소기로 밀자, 엄마가 가슴이 아파서…”라고 하시며 아예 청소기를 거실에 내놓고 하루에 몇 번이고 청소를 하겠다고 하신다. 내 주변에 보이는 머리카락을 쓸어 모았다. 모아도모아도 또 떨어졌다. 이제는 머리끝에, 두피에서 저절로 떨어진 머리카락이 대롱대롱 붙어 있을 정도다. 나는 엄마에게 다시 선언하였다. 우리가 염려해야 할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가 손상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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