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주의자들이여, 도취하지 말고 참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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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뱅주의자들이여, 도취하지 말고 참여하라
  • 정지영
  • 승인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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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 이 달의 책 | 정지영의 너 잘 만났다 

2009년 〈타임〉과 〈뉴욕 타임스〉는 ‘세상을 바꿀 100가지 사상들’ 중 하나로 북미에서 일고 있는 새로운 칼뱅주의New Calvinism를 주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운동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신자’ 공황 시대에 개혁파 교회와 진영은 성장했다(이 현상은 출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세계가 주목했던 이 운동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알버트 몰러, D. A, 카슨, 존 파이퍼 같은 미국 개혁주의 신학자와 목회자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이 부흥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마크 드리스콜, 매허니 등이 윤리적 문제로 운동에서 이탈하더니 최근에는 「NO 데이팅」으로 현대 젊은이들의 순결 문화에 큰 도전을 준 조슈아 해리스가 기독교 신앙을 저버렸다. 그 사이 팀 켈러 같은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고, 부침의 속도가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개혁파 진영에서 이를 주도했던 리더와 젊은이들이 운동에 염증을 느끼거나 이탈하고 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와 부패한 정치권력을 바꾸는 시민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사이, 교회는 시민 사회로부터 점점 더 괴리되어 가고 있고, 오히려 광장에 나와 태극기를 흔드는 이데올로기 종교, 꼰대의 종교가 되어 버렸다. 


이 상황에서 한때 기독교의 미래, 복음주의의 브레인으로 인식되었던 개혁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최근 출간된 「아브라함 카이퍼의 공공신학과 성령」이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어쩌면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학 분야인 공공신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줄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 빈센트 바코트가 박사학위로 제출한 논문을 대폭 다듬어 단행본으로 출판한 책으로 기독교 공공신학의 신학적 근거를 개혁파 공공신학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성령론에서 찾으려는 참신한 기획이다.

이것이 참신한 이유는 신칼뱅주의Neo Calvinism의 창시자 카이퍼에 대한 연구가 주제에 있어서는 일반은총론과 교회론적으로, 텍스트로는 주로 「칼빈주의 강연」과 「일반은총론」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던 것에 반해, 이 책은 카이퍼의 주요 저작임에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성령의 사역」을 주제와 텍스트로 삼아 진행된 연구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자신의 연구가 아브라함 카이퍼 연구 및 성령론, 공공신학 분야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은 상당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공공신학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 정보를 제공한다. 2장은 공공신학자로서의 카이퍼를 제대로 보여 줄 그의 절정기를 들여다본다.

3장은 카이퍼가 그의 주요 연설과 저술에서 성령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분석한다.

4장은 앞장에 근거해 카이퍼 공공신학의 핵심 개념인 청지기직을 살핀다. 책의 결론에 해당하는

5장은 19세기 직조된 카이퍼의 공공신학을 우리 시대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저자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책의 가치를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는 각 장의 내용을 조금 더 톺아볼 필요가 있다. 

 

1장에서 저자는 카이퍼의 공공신학이라는 직조물을 세 가닥의 실로 풀어낸다.

창조세계, 공공신학, 아브라함 카이퍼 및 그의 저작이 그것이다. 가장 먼저 저자는 성령론을 창조세계와 연결해 이해한 현대 신학자들—게이코 뮐러-파렌홀츠, 싱클레어 퍼거슨, 콜린 건톤, 위르겐 몰트만, 클라크 피녹, 마크 월러스―의 핵심 주장을 개관한다.

「잊혀진 아버지」에서 톰 스메일이 잘 보여 주었듯이, 그동안 성령론은 기독교 교리에서 잊혀 있었고, 관심이 있더라도 기독론과 구원론에 국한되었다.

창조세계와 성령의 관계와 그것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묻는 우주론적 성령론에 관해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는 칼뱅주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칼뱅을 성령의 신학자로 이해하는 유의미한 시도가 있었을 뿐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이들을 포함해 적지 않은 개혁파 신학자들이 있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예외적이었고 그것도 최근의 일이었다는 점에서도 카이퍼의 성령론에 대한 이러한 저자의 시도는 무척 고무적이다. [전문 보기 : 광장에 선 성령님]

 


정지영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 편집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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