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호활동은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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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호활동은 마음가짐이다
  • 서정인
  • 승인 20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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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적대적 옹호활동을 옹호하며

난하고 약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하고 권리를 옹호하는 일을 ‘옹호활동’이라 한다. 이는 분명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명령이고 우리는 결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실제 역사 속에서 많은 옹호활동이 있었고, 이를 통해 법이 바뀌었으며 약자의 권익이 보호되었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인식이 바뀌고 많은 돈과 인력, 프로그램, 콘텐츠가 투입되었다. 꼭 필요한 일이며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귀한 일이다.

그런데 길거리에서 누군가를 도우라고 서명을 받거나 동참을 요구하는 팸플릿을 받을 때 고민이 생긴다.

‘옹호활동은 이처럼 쉽고 간단합니다.’ ‘매달 후원만 하면 간편히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우리 단체를 기억하고 기금모금에 동참해 주십시오.’ 이와 같은 메시지를 받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옹호활동은 정말 이처럼 쉬운 일일까?

중국과 라오스 등지에 사는 흐몽Hmong 족이 있다. 태국에도 컴패션어린이센터가 많이 위치한 북부 지역에 흐몽족이 거주한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이들에게는 강제로 여자를 데려와 결혼하는 이른바 ‘납치결혼’이라는 관습이 있었다.

여자를 재산의 일부로 여기는 많은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강제로 납치해 살다가 싫증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버렸다. 신체적·정신적 학대가 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아내를 여럿 두어도 아무 제재가 없기에 먼저 납치된 아내가 다른 아내들을 학대하는 일도 많았다.

버림받은 아내들은 어디에도 항변하지 못하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며 숨어 지내야만 했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한밤 중 자기 딸이 비명을 지르며 납치되어도 부모가 나서서 항변하거나 막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 역시 그렇게 부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백 년을 이어온 관습 앞에 어린 여자아이들을 보호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며, 납치결혼은 범죄고 한 사람의 영혼과 삶을 완전히 파괴하는 잔혹한 일임을 이해시키고 멈추게 하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

2년 전, 부산의 한 사역자가 필리핀 세부까지 날아가 다시 버스로 5시간, 배로 3시간을 타고 작고 외진 시키호르 섬으로 간 적이 있었다. 자신이 담당하던 중등부 학생들이 4년여를 후원한 한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이 아이를 맡았던 현지 컴패션 교사로부터 편지를 한 통 받았기 때문이다.

아이의 할머니가 중병이 들었는데 마을의 주술사가 그 아버지를 병의 원인으로 지목했고 할머니가 세상을 뜨자 주술사의 말을 믿은 마을 사람들이 아버지를 칼과 돌로 죽이려 들었다. 가족들조차 아버지 편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아무도 편들어 주지 않는 죽음의 위협 속에서 아이가 등록돼 있던 컴패션어린이센터에서 숨어 지내고 있었다.

주술사가 마을을 지배하는 이 어두운 현실 속에서 죽음의 위협 앞에 선 아버지의 억울함을 알리고 흩어진 가족들을 모아 이전의 삶을 계속 영위해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은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

물론 옹호활동 전문단체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거나 바람직한 주장에 서명하고 설문조사에 응함으로, 옹호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 하지만 예를 든 사례에서 보았듯이 인권이 짓밟히는 피해는 사람들 안에 깊이 박혀 있는 생각과 세계관, 마음가짐의 결과다.

 

 

제도나 법, 관습뿐 아니라 마음과 생각까지 바꿀 수 있을 때, 피해자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치유 받고 온전해질 수 있을 때, 옹호활동은 진짜 목적을 성취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옹호활동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어느 곳에 지지를 보낼지 보다 명확하게 알게 된다.

자신의 권리도 모른 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에 있거나 부당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옹호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 또는 단체이다.

보통 법을 바꾸거나 제정하도록 공공정책이나 정부기구를 대상으로 목소리를 내는데, 보다 공격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정부 관리나 법과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수막, 포스터, 시위, 고발, 관련 시설의 가동을 막는 등 직접적인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이 모두를 포함하여 ‘적대적 옹호활동’이라고 한다.

적대적 옹호활동은 그동안 많은 약자들을 위해 기여해왔고 많은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전 세계 개발도상국가의 어린이를 후원자와 함께 전인적이고 지속적으로 양육하는 컴패션은 모든 직원과 후원자가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옹호자임을 자처하지만, 컴패션의 옹호활동은 적대적 옹호활동과는 다르다.

컴패션의 옹호활동은 정부나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장 먼저 전능자이며 가장 높은 분께 목소리를 낸다. 실질적인 능력이 역사함을 확신하며 가장 확실한 옹호활동의 한 방법임을 믿으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다. [전문 보기 : 옹호활동은 마음가짐이다]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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