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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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 앤드류 J. 윌슨
  • 승인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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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 페일리, 다윈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주는가

 

기독교, 진화, 인간의 기원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의 핵심 쟁점들은 내가 저녁식사 하는 장면을 바라보곤 했던 학자 세 명에 의해 요약될 수 있다.

캠브리지대학교 크라이스트칼리지를 다닐 때 나는 오크나무 판으로 만들어진 어두침침한 주방에서 밥을 먹곤 했는데, 벽에는 유명한 동문들의 유화가 걸려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존 밀턴, 윌리엄 페일리, 찰스 다윈 이 세 사람은 창세기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꾸어놓았다. 이후로도 그들은 창세기를 읽는 세 가지 주요한 방법들을 꾸준히 대표하고 있다.

존 밀턴은 「실낙원」으로 유명한 작가다. 17세기 중반에 발표된 이 시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영국에서 쓰인 가장 위대한 시다.

이 시는 에덴동산의 아름다움, 아담과 하와의 비극적 불순종과 타락을 묘사하고 있다. 유화 속의 밀턴은 단정하면서 조금은 여성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시는 장엄하다. 땅을 침략하는 죄와 사탄에 대한 그의 묘사는 극적이고, 시적이고, 대단히 신학적이다. 밀턴에게 창세기는 세상에 악과 죽음이 존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는 가장 중요한 책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18세기 철학자 윌리엄 페일리는 초상화 속에서 약간 살이 찌고, 안색이 붉고, 큰 검정색 베레모를 쓰고 있다. 오늘날, 그는 시계공 비유를 통해 신의 존재를 설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페일리는 그 어떤 사람도 시계를 보면 그것이 설계되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정밀하게 돌아가는 세상을 보고서 그것이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배후에 성스러운 시계공이 있음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세기는 하나님이 어떻게 세상 모든 것을 설계하고 창조하셨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가 아닌 어떤 것이 세상의 이런 특징들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이제 유화 속에서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찰스 다윈을 살펴보자. 그의 얼굴은 음울하고 심각하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빅토리아풍으로 길게 턱수염을 기른 그의 얼굴에 있는 주름들은 오랜 세월 동안 눈썹을 찡그린 채 상자 안에 있는 작은 물질들을 연구했기 때문이다.

보기는 그렇게 보여도 그는 어마어마한 과학적 업적을 남겼다. 오늘날, 자연선택을 근거로 한 그의 진화론은 학계에서 광범위하게 인정을 받고 있으며, 여러 분야의 연구를 통해 그 확실성이 다각도로 증명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전통적인 창세기 읽기와 많은 부분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특별히 이것은 밀턴과 페일리가 창세기를 읽는 방식, 오늘날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읽는 방식 모두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듯 보인다.

우리는 흔히 영화 제목인 “만약 이 벽들이 말할 수 있다면”(If these walls could talk) 이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이 위대한 인물들이 초상화 속에서 나와 우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눈다고 상상해보자.

이 세 사람이 정치나 제국이나 창세기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혹시, 밀턴은 죄로 인해 타락하여 죽음을 맞이하게 된 실재 인간 부부에 대해 이야기할지 모른다.

페일리는 세상의 복잡성을 들어 세상이 설계되었음을 주장하려 할지 모른다. 그리고 다윈은 (밀턴에 대항하여) 죽음은 언제나 있어왔다는 반론을 제기할지 모른다.

또한, (페일리에 대항하여) 자신의 이론이 세상이 설계되었다는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말할지 모른다. 이 초상화들이 영화 <해리포터>에서처럼 다시 소생하여 대화를 나눌 수 없음이 애석할 뿐이다.

아직까지도 서구에서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이런 대화가 벌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다윈을 반대하는 페일리의 편에 서고 있다.

그들은 생명은 설계된 것이지 진화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페일리를 반대하는 다윈의 편에 선다. 그들은 생명은 진화된 것이지 설계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밀턴은 거부하고 다윈을 옹호한다. 그들은 동물과 인간은 애초부터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었지, 아담이나 하와나 타락 같은 것들 때문에 죽음이 생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다윈은 거부하고 밀턴을 옹호한다. 그들은 에덴동산, 아담, 하와는 실재 존재했고 동물과 인간은 타락 이전에는 죽을 운명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밀턴에게는 동의하지 않지만 다윈과 페일리에게는 동의한다. 그들은 진화는 하나님에 의해 설계되었지만 문자 그대로의 타락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페일리에게는 동의하지 않지만 다윈과 밀턴에게는 동의한다.

그들은 진화도 일어났고 문자 그대로의 타락도 일어났지만, 설계 논증은 단지 ‘빈틈의 하나님’(God-of-the-gaps, 현재의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들어 신의 존재를 입증하려는 시도, 우리 지식의 빈틈에 신을 끌어들여 메우려 한다는 의미/편주) 논증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편, 저마다의 관점을 가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을 더 악화시키려는 것인지, 본질적으로는 세 가지 입장이 모두 옳다고 생각하는 극소수 괴짜들까지 존재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아담과 하와의 타락도 믿고, 설계 논증도 믿고, 다윈주의자들의 진화도 믿는다. 내가 바로 그 괴짜들 중 하나다.
 


세 가지 모두 옳다면, 어쩌란 말인가

당연히 여러분은 나에 대해 잘 모를 것이다. 내가 캠브리지대학교 크라이스트칼리지를 나왔다는 것 외에는 나에 대해 밝힌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깊은 논의를 진행하기 전에 잠시 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영국인이고 목사이자 작가다. 그리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논의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신념이 있다.

먼저, 나는 성경이 그 맥락과 목적과 장르에 맞게 잘 해석된다면 그 어떤 오류도 없다고 믿는다.

이것은 반드시 언급해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성경에 오류가 없다고 믿는 많은 사람들은 진화가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나는 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의 신뢰성과 완성도 그리고 실험 과학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한다. 이것 또한 반드시 언급해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과학을 신뢰하는 많은 사람들은 아담과 인류의 타락이 실제 일어났다는 주장은 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경우는 다르다.

나는 밀턴, 페일리, 다윈의 주장이 근본적으로는 모두 옳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 설계 논증, 타락의 역사성, 진화론은 모두 서로 잘 어울릴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이 세 가지가 결코 화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세 가지는 죽음(밀턴 대 다윈), 설계(다윈 대 페일리), 인간 기원(다윈 대 밀턴) 및 그 밖의 여러 주제에 대해 너무나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믿기로, 만약 크라이스트칼리지에 걸려 있는 유화의 주인공들이 어떻게든 그림 안에서 살아나올 수 있다면, 분명 그들은 그들의 차이점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죽음의 문제부터 살펴보자. 밀턴은 실낙원의 처음 몇 소절에서, 서사시 형식으로 묘사된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간의 첫 번째 불순종,
그리고 세상에 죽음을 가져온
치명적 맛을 지닌 금지된 나무의 열매,
그리고 한 위대한 사람이 우리를 다시 회복시킬 때까지
에덴동산을 잃은 채 겪어야 하는 우리의 모든 비통함이여,
 
다시 말해, 밀턴에게 죽음이란 인간의 불순종으로 인해 이 세상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반면, 다윈은 죽음을 인간이 존재하기 전부터 이미 수백만 년에 걸쳐 이 세상에 존재해왔던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 두 가지 생각이 모두 옳을 수 있는가? [전문 보기 :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앤드류 J. 윌슨은 「정말 하나님이 하셨다면?: 진리, 기원, 구속을 크게 경탄하며」(If God, Then What?: Wondering Aloud about Truth, Origins, and redemption)의 저자이며, ThinkTheology.co.uk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명은 @AJWTheology이다 CTK 20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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