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사랑 배우기
상태바
레위기 사랑 배우기
  • 크리스토퍼 라이트
  • 승인 2019.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개류, 옷감의 혼합, 동물 제사를 다룬 본문까지 사랑하는 법

 

구약 율법, 왜 존재하는가

우리가 통상 ‘구약 율법’ 하면 떠오르는 의미는, 성경의 처음 다섯 책인 토라에서 왔다. ‘토라’는 사실 입법적 의미의 ‘법률’을 뜻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지침’, ‘안내’란 뜻이다. 토라는 이야기라는 틀 안에 법률과 계명들을 배치해 토라를 처음 받았던 이들과 우리를 안내한다.

십계명에 도달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창조 이야기, 우리의 죄와 반역으로 인한 깨어짐, 이스라엘의 출애굽 가운데 펼쳐지는 하나님의 경이로운 구속을 접한다.

그 이야기와 이야기 배후에 계신 하나님을 알았고 그 이야기를 실제로 살아낸 사람들에게 율법이 비로소 주어졌다. 하나님은 그분의 은혜, 사랑과 신실하심, 위대한 구원을 이미 경험한 이들에게 그분의 율법을 주셨다.

율법에 순종하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을 획득하는 길이 아니었다. 오히려 구속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고서 그 구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올바른 길이었다(출 19:3-6, 신 6:20-25).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열방의 틈바구니 속에서 그분의 성품과 가치들을 반영하는 사회를 이루길 바라셨고, 그들을 이에 합당한 모습으로 빚으시기 위해 율법을 주셨다. 소위 선교적 동기가 있었다(레 18:3-4, 신 4:6-8).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방식, 즉 개인적 신실함, 사회^경제적 정의, 공동체적 긍휼을 드러내는 방식대로 살아가면서 세상과 구별돼야 했다. 율법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기 위한 자의적 법규 모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 아래서 속량을 받은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삶의 길, 사람됨의 길, 특정 시간과 장소의 문화였다.

“성경대로 사는 삶”이 성경에 나오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고대 법규를 가능한 한 많이 지키려 애쓰는 것이라고 상상한다면, 율법의 핵심을 근본적으로 놓치는 것이다. 구약 율법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그 관계는 하나님의 은혜와 구속에 기초한 것이었으며, 이 세상에서 하나님 백성으로 살아가려는 사명이 그 관계를 더 끈끈하게 만들었다. 마침내는 그로 인해 세상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알아야 했다.
 


구약 율법, 무슨 내용인가

사회마다 헌법, 형사법, 민사법 등 다양한 종류의 법이 있다. 구약의 이스라엘도 마찬가지였다. 구약 율법을 도덕법, 시민법, 의식법(제사법)이라는 세 범주로 나누는 옛 전통이 있다.

가치 있는 전통이지만, 사람들이 “도덕법에만 주의하면 되고 나머지는 다 무시해도 된다”고 말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모든 성경”이 권위 있으며 유용하다는 바울의 말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딤후 3:16-17, 필자 강조).

전체 그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고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최소한 다음의 법들이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형사법: 하나님과의 언약을 위반하려는 의도로, 사회의 토대를 거스른 범죄들. 거의 모두 사형에 처해졌다. 이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행위라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에서 사형이 언도되는 모든 범죄는 직간접적으로 십계명과 연관이 있다.


민사법: 시민들 사이에 토지, 재산, 피해, 변상, 가축 등을 두고 벌어지는 분쟁을 다루는 법. 많은 사례법이 이 범주에 속한다.

가족법: 상속, 결혼, 이혼 같은 가족 문제는 대부분 법정이 아니라 주로 부모가 다뤘다. 부모의 통제력을 벗어난 경우에만 장로들에게 문제를 의뢰했다.

종교법 혹은 제의법: 희생제사, 제사장직, 절기, 봉헌, 결례 등과 관련된 모든 규칙.


구휼법: 우리는 이런 것들을 ‘법’이라 부르지 않겠지만, 토라에는 가난한 자, 궁핍한 자, 집 없는 자, 가족이나 토지가 없는 자, 채무자, 소수 인종, 이주자 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이 많다.

핵심은 이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이 모든 종류의 율법은 이스라엘 사회를 위한 것이지 우리와는 직접 상관이 없다. 특정 문화에 속한 법이며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바울이 말하듯이, 모든 율법은 “우리의 교훈을 위해 쓰였으며” 우리에게 “유용하다.”

따라서 “이 율법 중에 어느 법을 내가 지켜야 하며 어느 법을 무시할 수 있지?”라고 물어서는 안 된다. 도리어 “이 모든 율법에서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살기를 원하시며, 또 자기 백성과 사회 전체가 어떻게 살기를 원하셨는지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내가 뭘 배울 수 있지?”라고 물어야 한다.

“어느 규칙을 지켜야 할까?”가 아니라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물어야 한다. [전문 보기 : 레위기 사랑 배우기]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존 스토트가 세운 랭햄파트너십(Langham Partnership) 국제사역 소장으로 런던에 살고 있다. 구약성경에 대한 여러 권의 책과 주석을 저술했는데, 그중에 「현대를 위한 구약윤리」(한국IVP 역간), 「크리스토퍼 라이트, 성경의 핵심 난제들에 답하다」(새물결플러스 역간 예정)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