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트렌드는, 그리고 교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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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트렌드는, 그리고 교회는
  • 김선일
  • 승인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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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상청에서 10년 후, 30년 후 대한민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예측 그래프를 내놓은 적이 있다. 인터넷 기사로 제법 관심 있게 읽고 있는데, 기사 아래 첫 댓글을 보고 폭소가 나왔다. “내일 날씨나 잘 맞추세요!” 

최근에 미래와 관련된 예측과 전망들이 쏟아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어떠어떠할 것이며, 인공지능AI이 얼마나 놀랍게 발전할지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예측은 점점 현실화될 수 있다.

그러나 기상청 예측을 일갈한 그 댓글처럼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신기루 같은 예측이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낯선 풍경의 퍼즐을 맞추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 이 점에서 2020년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진단하고 전망하는 책들은 우리 사회의 방향을 이해하고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가늠하는 데 꽤 요긴하다. 

대표적으로 2013년부터 해마다 트렌드 분석을 해온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김용섭의 「라이프트렌드 2020: 느슨한 연대」(이하 ‘김용섭’),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연간 발행하는 「트렌드코리아 2020」(이하 ‘서울대’), 그리고 다음소프트 생활변화 관측소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펴낸 「2020 트렌드노트: 혼자만의 시공간」(이하 ‘다음’)과 같은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세 권은 2020년에 부상할 트렌드를 분석하는 공통된 시도를 하면서도 약간 다른 각도의 초점을 맞춘다.

‘김용섭’과 ‘다음’이 개인의 정체성, 관계의 방식, 그로 인한 가족과 공동체의 개념 등이 변화되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면, 서울대는 이러한 변화들이 소비 행동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과 마케팅을 위한 시사점들을 내놓는다.

이 글에서는 위의 책들에서 주목하는 2020 트렌드 중에서 교회와 관련될 만한 키워드인 개인의 취향, 느슨한 연대, 근접성이라는 세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020 트렌드 노트: 혼자만의 시공간_염한결, 이원희, 박현영, 이예은, 구지원, 김정구, 정유라_북스톤

 

개인과 취향

사회의 변화는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2020년을 둘러싼 최근 사회적 현상들을 관찰해보면 그 중심에 개별성이라는 발판이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위계적 집단주의의 해체와 수평적 연대 및 다원성 중시로의 이동은 개별주의라는 기반 위에서 가능하다. 개별성의 존중은 취향 중심의 시대를 만든다.

취향은 개성의 다른 표현으로 존중 받아 마땅할 뿐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표지가 된다. 최근 대중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안내하고 설명하는 큐레이터가 아니라 매력적인 콘텐츠와 선망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라고 한다.

 

라이프 트렌드 2020:느슨한 연대_김용섭_부키

 

개인의 일상을 진솔하게 나누고 공감하는 소통방식은 오늘날 필수 덕목이 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을 더욱 열광케 하는 것은 특유한 라이프스타일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단지 돈으로 살 수 있는 소비적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거친 철학과 역사를 바탕으로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자들이다(다음, 290쪽). 이들은 개별성과 취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젊은 세대에게 롤 모델이 된다. 

취향은 한 사람에게서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오늘날은 학교나 직장 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다양한 채널에서 자신의 관심사를 나누는 복합 접속의 시대다.

 

라이프 트렌드 2020:느슨한 연대_김용섭_부키

 

직장에서의 나와 이웃 사이에서의 나,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의 나와 기사댓글에서의 나는 동일하지만 전혀 다른 양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의 유목민인 현대인은 다중적 정체성을 수시로 전환시키는 ‘멀티 페르소나’를 취하는데 익숙하다(서울대, 198쪽).

사람들은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다양한 계정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여러 취향과 관심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을 여러 모습으로 표현한다.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는 인간의 다원성을 확장시키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체성의 기반은 매우 불안정하게 만든다(서울대, 217쪽). 다양한 정체성으로 모드 전환에 익숙한 현대인은 계속해서 부유하는 자기 정체성에서 안정적이고 견고한 기반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라는 무거운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전문 보기 : 2020 트렌드는, 그리고 교회는]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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