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받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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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받는 리더
  • 고든 맥도날드 | Gordon MacDonald
  • 승인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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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없이는 오래 이끌 수 없다

 

신뢰가 빛나는 순간

목사가 사람을 만날 때만큼 신뢰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때는 없다.

오래전 나는 한 청년을 그리스도께 인도했다. 당시 그는 우리 교회 리더의 딸과 동거하고 있었고 그녀의 가족은 빛의 자녀답게 살지 않는 그들에게 실망했다. 그런데 어느 일요일, 두 사람은 교회를 찾았다(까닭은 잊었다). 예배 후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고 마침내 그 청년은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지난날의 생활을 청산했다.

믿음을 떠났던 딸도 결국 신앙을 회복했다. 오래지 않아 두 사람은 성경에 순종하기로 하고 나에게 주례를 부탁했다. 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고는 한 가지를 더 부탁했다. 신부의 부모님이 결혼에 반대할 것이니 그들을 대신해 부모님의 승낙을 받아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러겠다고 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던 두 사람과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오래전 일인데도 내가 했던 말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극적인 순간이었다.

나는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말문을 열었다. “따님은 남자친구와 결혼해야 하고 또 결혼할 준비가 됐습니다. 사위 될 사람도 아내를 책임 있게 사랑하는 듬직한 남편이 될 겁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해주십시오.”

그들이 고심하는 동안 짧은 침묵이 흘렀다. 딸의 아버지가 말했다. “목사님, 우리는 목사님을 믿습니다. 목사님이, 그들이 결혼할 준비가 됐고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여긴다면 우리도 허락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지금 25년이 넘게 부부로 잘 지내고 있다. 우리의 판단은 옳았다. 하지만 내가 신부 부모에게 신뢰를 받지 못했더라면 두 사람의 결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음은 빅토리아 시대의 위대한 의사 윌리엄 오슬러 경이 의학생들에게 했던 말이다.

“의술은 직업이 아니라 예술이다. 사업이 아니라 소명이다. 이 소명은 머리뿐 아니라 마음도 바쳐야 한다. 의술의 가장 큰 보람은 물약과 분말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 강자와 의로운 자와 지혜자로서 약자와 굽은 자와 어리석은 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근심을 가지고, 어머니는 숨겨둔 슬픔을 가지고, 딸은 고민을 가지고, 아들은 미련함을 가지고 여러분을 믿음직한 조언자로 여기고 찾아올 것이다. 여러분이 하는 일의 3분의 1은 의학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오슬러의 말은 신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신뢰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아, 때때로 신뢰는 실패를 허락한다. 교인들은 깊이 신뢰하는 목사가 실패할 때 그를 용서한다.

 


신뢰받는 리더

나는 교회를 기반으로 위대하고 복음적인 일을 하는 신진 목사들의 활약에 감동을 받는다. 그들을 존경하며 그들이 보내는 우정을 귀하게 여긴다. 그들이 성취한 것은 내가(그리고 우리 세대 목사들이) 꿈꾸던 모든 것을 능가한다.

게다가 그들은 리더십의 필수 조건들 즉 비전, 열정, 문화적 감수성, 지도자 양육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것에 관해 글도 잘 쓴다.

그런데 자주 들을 수 없는 것 하나가 있다. 리더십은 주로 기량과 본능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리라. 그것이 뭘까? 리더가 스스로 가꿔야 누릴 수 있는,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자질. 그것은 신뢰다.

오래전 한 증권회사의 광고 문구가 떠오른다. “우리는 옛날식으로 합니다. 일해서 얻습니다!” 마찬가지로 신뢰도 옛날식으로 일해서 얻는 것이다. 신뢰는 요구할 수도 부여할 수도 없다.

목사는 5년 동안 ‘쓴맛’과 ‘매운맛’을 두루 본 후에야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새로움으로 승부할 수 없는 목회 5년차부터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아버지가 나에게 자주 했던 말이 있다. “너를 뽑았으니 교인들이 한동안은 너를 따를 것이다. 하지만 너를 신뢰하면 오래오래 너를 따를 것이다.”

3000년을 자란 요세미티의 거목도 잠깐이면 잘라낼 수 있다. 신뢰가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나는 그것을 안다. 지난날 나는 내가 매우 아끼는 사람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무척 소중한 친구들도 잃었다. 명예도 실추했다. 한 번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데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전문 보기 : 리더십의 뿌리] 

 


고든 맥도날드(Gordon MacDonald)는 <리더십저널>의 편집인이며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한국 IVP 역간) 등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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