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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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기술
  • 데이비드 호우 | David Howe
  • 승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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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사람을 사람 되게 하는 능력

공감이란 무엇인가

공감이라는 단어는 19세기 말 독일 철학자들이 처음 사용하던 ‘아인퓌룽’Einfuhlung(감정이입)에서 유래했다. 이 말은 훗날 미학을 논할 때 ‘엠파시’empathy(공감)로 번역되어 사용되었다.

철학자 로베르트 피셔Robert Vischer(1847-1933)는 ‘아인퓌룽’을 우리가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경험하게 되는 쾌락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했다.

즉 우리가 예술 작품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의 ‘내면’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 예를 들면 우리 자신을 그림이나 조각, 음악 심지어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의 ‘내부’로 투사하여 감정을 이입시킴으로써 예술 작품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었다.

만약 우리가 공감이라는 작용을 통해서 예술 작품 세계로 들어가는 ‘우리만의 고유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의 이해력은 더 높아지고 감동은 더욱더 깊어질 것이다.

특별히 더 감동적인 예술 작품의 경우, 자신이 본능적인 동시에 정서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몸은 페인트의 흘러내림이나 고통에 찬 얼굴, 버팀대의 팽팽한 장력, 치솟은 뽀족탑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고, 우리의 감정 또한 우리가 감상하는 작품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에 공명한다.

우리는 모두 이러한 미학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 즉 심미적인 대상을 바라볼 때 우리의 마음은 감동에 젖어 든다.

미학은 인간 사회를 포함하여 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서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 그것은 바로 외부에서 들여다보는 방식이 아닌 내면으로부터 바라보는 방식이다.

이러한 통찰은 사회과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도 성공했다. 사회과학자들은 공감의 잠재력이 주관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엠파시’empathy는 그리스어 ‘엠파테이아’empatheia에서 유래되었는데, ‘외부에서 감정 속으로 파고들어 가다’ 또는 ‘타인의 감정, 열정, 고통과 함께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타인과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해 설명이 아닌 이해를 하고자 한다면, 먼저 해석하고 의미를 찾아내는 일부터 해야 한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그의 내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여러 가지로 지칭할 수 있지만,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우리가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관계를 맺으려면 그와 관련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해당 개념의 사전적 정의와 어원에 주의를 기울이는 일은 우리의 이해를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감정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파토스’pathos는 ‘냉담한/무심한’apathy, ‘동정’sympathy, ‘반감/혐오’antipathy와 같이 감정과 관련된 어휘들의 접미사 역할을 한다.

공감empathy 또한 이와 유사하게 탄생한 어휘로, ‘감정이입’을 뜻한다. 감정에의 ‘이입’이란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타인의 관점에서 세계를 보고 느끼고 이해하려고 할 때, 무엇보다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렇게 이해한 바를 토대로 소통하고자 할 때 더욱 그러하다.

누군가와 감정을 공유한다는 맥락에서 보면 공감에도 적극적인 노력과 의식적인 도전이 필요하다. 우리의 공감 능력은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이 모두 작용하는 순간에 최대로 증폭된다.

나는 상대의 상태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나 자신의 정신적 경험과 상대의 정신적 경험에 대해 분명한 분별력을 유지할 수 있다. 즉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공감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심리적 세계에 대한 상상은 가능하지만 나와 타자 사이를 엄격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은 타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고 그것을 느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심리적 경험에 대한 나의 연민과 수긍, 이해를 상대에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우리는 공감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 타인의 감정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자 타인의 관점을 수용하는 인지적 행위, 타인에 대한 인지에 기초한 이해인 동시에 그러한 이해를 주고받는 소통까지 포함시켜 받아들여야 한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은 너무 많이 말하지도, 너무 적게 말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하는 말이나 대화 하나하나에는 타인의 감정과 지각, 태도에 대한 자각이 들어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에 대해 쉼 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도록 이끈다. 그리하여 대화는 균형을 잃지 않고 상호 간에 원활하게 전개된다. 그들은 순간순간 대화의 흐름이 바뀐다 하더라도 흐름을 놓치지 않고 모든 사람이 대화에 참여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절한다.

이러한 공감의 기술은 마음과 행위, 신념과 행동, 감정과 반응 사이의 관련성에 대한 예리한 인식 속에서만 가능하다.

우리는 누군가의 말과 행동 이면에 숨은 심리를 알아내고자 할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누군가를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 중에는 때때로 그러한 행동을 유발시킨 어떤 사고나 감정, 욕망, 신념, 희망에 대해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전문 보기 : 공감의 기술] 

 


데이비드 호우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의 명예 교수로서 아동학대와 방치, 입양 이론 및 사회복지 등에 대한 연구 활동과 함께 저술 활동을 펼쳐 왔다. 「감성지능형 사회복지사들」 「일생을 따라다니는 애착 관계」 등의 저자이다. 이 글은 그의 「공감의 힘」Empathy의 일부를 역간 출판사 넥서스(지식의숲)의 허락을 얻어 간추려 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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