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김지영이 활짝 웃는 날이 오면 좋겠다 [구독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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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김지영이 활짝 웃는 날이 오면 좋겠다 [구독자 전용]
  • 임지원
  • 승인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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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줌마, 공감일기 ISTOCK ‘뉴밀레니엄’이라는 단어가 매우 핫 하던 2000년, 첫 아이를 임신했다. 출산이라는 단기간의 목표가 생기니 막 먹고, 자도 떳떳했다. 임산부가 드문 방송국에서 나는 흥미로운 존재였다. 지금까지 이렇게 확실하게 주인공인 시절이 내 인생에 있었던가? 20대는 늘 불안했는데,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니 왠지 모든 것이 견고해지는 느낌이었다. 지금처럼 계속 일을 할 거고, 아기도 잘 키울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예정일이 다가오고, 어느 새벽, 진통이 찾아왔다. 육아 관련 책에서 배운 호흡법을 시작했다. 병원에 도착하자 들려오는 산모들의 울부짖음. 나는 저들과 다르게 우아하게 출산을 마치리라 생각하며 심호흡, 또 심호흡…. 시간이 흘렀고, 깨달았다. 너무 교만했구나. 처절하게 몸부림쳤고, 울부짖었다. 여성으로서의, 어쩌면 한 인간으로서의 나를 버리자 아기가 태어났다. 방금 전까지 펄펄 끓던 냄비 손잡이를 무심코 잡은 듯, “앗, 뜨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두 딸, 남편과 함께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봤다. 나는 저주에 걸린 듯 며칠 동안 힘들었다. 20년 전, 첫 아이를 임신하고, 낳고 겪은 많은 일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떠올랐다. 82년생 김지영이 바로 72년생 임지원이었다. 나 역시 김지영처럼 출산 이후 일을 그만뒀다. 젖병을 거부하는 아이. 전직 간호사였다는 베이비시터는 아무리 노력해도 보리차 몇 숟가락밖에 먹일 수 없다며 그만뒀다. 아이는 엄마 젖을 기다리는데, 일을 하러 나간 엄마는 젖이 차올라도 먹일 수가 없어 스웨터를 적시고, 열이 났다. 정신없이 집으로 와 젖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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