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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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 김은홍
  • 승인 2020.0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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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이 일상을 바꾸었습니다.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지구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세계인이 동일한 문제에 동시대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세계대전도 이만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전대미문의 이 경험을 교회인 우리도 동일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물리적 공간에 모여 함께 드리는’ 예배가 잠정 중단되고 있습니다. 

따옴표를 붙인 제 의중을 짐작하셨겠지만, 우리에게 혼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잠정 중단한 것은 ‘물리적 공간에 모여 함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공간적 집합 예배는 멈추었지만, 예배 자체를 중단한 교회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예배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주의, 주장에는 개념의 오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중 예배의 중단은 결코 가볍게, 가뿐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님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우리는 예배를 멈추진 않았다’는 이 진술에 복잡한 신학적 논거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신 예수님의 그 말씀이면 충분합니다.

“여자여, 내 말을 믿어라. 너희가 아버지께, 이 산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거나, 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다. … 참되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이 영과 진리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을 찾으신다. 하나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은 영과 진리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요한복음 4:21-24)

이번 호에는 코로나19를 우리와 거의 동시에 겪은 이웃 싱가포르 교회의 경험을 전합니다. ‘공중 예배의 잠정 중단’이라는 간단하지 않은 문제를 앞에 두고서, 우리만큼 싱가포르의 교회들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글을 소개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근 50년 만에!) 장로교회가 아니라 감리교회의 회중 예배에 참석한 날, 저는 특별하고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매우 다를 것이라는 짐작(편견)과는 달리, 오히려 어린 시절 시골 장로교회의 그것을 매우 닮았다는 신기한 경험.

그리고 낯선 교회(교파)에서 조신하게 참여한 예식의 순서, 순서마다 느낀 영적 오감의 각성.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순서였습니다.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목이 메고 가슴이 벅찼습니다.

50년 나의 주일 일상을 지배했던 그 익숙함(익숙한 예배, 익숙한 순서, 익숙한 교리, 익숙한 전통, 익숙한 사람들…) 속에서는 결코 깊이 자각하지 못했던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일상의 중단이, 그렇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그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해 줍니다. 함께 모여 예배하는 일상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주님의 집으로 올라가자’ 할 때에 나는 기뻤다.”(시편 122:1) CTK 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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