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기도는 나의 기도와는 너무나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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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기도는 나의 기도와는 너무나 달랐다
  • 이풍인
  • 승인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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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WORD 나를 바꾼 말씀 Ⅱ] No.5 에베소서 3:20-21

 

바울의 기도는 나의 기도와는 너무나 달랐다

‘나를 바꾼 말씀’으로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했다. 그 이유는 독자들이 예상하듯이 단 하나의 성경구절이 아닌 여러 구절들이 내 삶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시기별로 나를 강하게 붙들어준 말씀들이 있었다. 그러기에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나에게 영향을 끼친 구절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에베소서 3장 20-21절이다.

바울은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편지하면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라고 하나님을 소개한다. 하나님에 대한 설명으로 이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 있을까?

그래서 이 구절을 좋아하는 성도들이 많다. 에베소서를 정독한 성도라면 거의 예외 없이 이 구절에 줄을 쳤을 것이다. 내 성경책에도 이 구절에 밑줄이 그어져있다. 내 인생 구절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구절에 대한 나의 이해가 시기별로 달랐다는 것이다.

성경말씀을 읽는 독자의 상황에 따라 말씀의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극단적인 독자반응설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 삶의 어떤 시기에 나는 의도치 않게 이 구절의 의미를 오해했고, 그것은 나의 기도생활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 독자들도 자신의 삶을 바꾼 성경구절에 대한 이해가 정확한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에게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영원무궁하기를 원하노라. 아멘. 에베소서 3:20-21

 

글씨: 임동규 청현재이 캘리그라피 문화선교회 회장, 「캘리그라피 말씀북-예수의부활」(섬김과나눔, 2018)의 저자
글씨: 임동규 청현재이 캘리그라피 문화선교회 회장, 「캘리그라피 말씀북-예수의부활」(섬김과나눔, 2018)의 저자

대학 시절, 신앙에 대해 눈을 뜬 시기

이 말씀이 내 마음에 꽂힌 것은 대학 시절이었다. 나는 흔히 말하는 모태 신앙인이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성경말씀을 탐독하지 못했다. 그럴만한 여건도 되지 않았다. 공부하기 바쁜 청소년기에 성경을 다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어릴 적부터 가정 예배를 드려서 가족들이 매일 아침에 돌아가며 성경을 읽다보니 일정 기간이 지나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은 읽은 것 같다. 그러나 성경 말씀을 정말 사모하며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 꿈은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내가 가진 꿈이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입 시험을 치고 나서 나의 미래가 심하게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여러 일들을 통해 나를 목회자로 부르시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당시 목회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고, 내가 그 길을 간다는 것은 정말 싫었다. 주로 여자 성도들과 다니며 어깨를 구부정하게 하고 성경책을 허리춤에 끼고 다니는 목회자의 모습이 솔직히 말해 별로였다.

‘내가 그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도 안 돼.’ 더군다나 내 꿈을 내려놓고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 속에 절망감이 몰려왔다. 그러나 달리 피할 방법이 없어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억지 순종을 했다.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4년 동안 학비 면제와 매달 도서비를 주는 학교를 선택하여 입학했다. 주인이 고삐를 틀어쥐고 가지 않으려는 소를 억지로 끌고 가는 모양이 바로 내 모습처럼 여겨졌다. 당시 내 마음은 하나님을 향한 서운함 그 자체였다.

하나님께 따져 묻기도 했다. “예수를 믿지 않겠다는 것도 아닌데 내가 가는 길을 막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대학 입학 후 일 년 동안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지냈다. 별로 놀아보지 않았던 나였지만 도서관과는 등지기로 결심했고 입에 대지 않았던 술도 마셨다.

의대에 진학한 친구들을 만나는 날은 과하게 먹기도 했다. 그래서 아스팔트가 올라오고 건물이 나를 덮치는 경험이 무엇인지를 안다. 그렇게 일 년을 허송세월했다.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과 하나님을 향한 분노가 공존했다.

나는 신앙적으로 방황의 시기를 보내면서도 교회를 떠나지는 않았다. 마침내, 별 다른 기대 없이 참석했던 대학부 수련회에서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경험했다.

아무 일 없이 끝날 것 같던 수련회의 마지막 날 밤. 답답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기도가 전혀 내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렀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를 깨닫게 하셨고 내 죄를 자복하며 회개하게 하셨다.

그날 밤 나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게 되었고, 이십 년 넘도록 자주 불러 입에만 익숙했던 그분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전문 보기: 바울의 기도는 나의 기도와는 너무나 달랐다]

 


이풍인 개포동교회 담임목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히브리서 강해: 은혜와 책임」(킹덤북스)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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