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페미니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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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페미니즘 유감
  • 정지영
  • 승인 202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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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성경’을 기준으로 페미니즘을 보다

REVIEWS 이 달의 책 | 정지영의 너 잘 만났다

은사주의적 개혁주의 신학자

저자 웨인 그루뎀의 이력은 매우 특이하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제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았고,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적 개혁주의 신학교인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신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빈야드 교회 출신이다.

은사중지론을 지지하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신학을 했음에도 신약성경이 말하는 성령의 은사 대부분이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계속됨을 주장한다.

그런 그의 대표작  「조직신학」은 개혁신학의 치밀함과 복음주의 뜨거움까지 겸비하여 많은 신학교에서 교재로 읽히고 있다. 또한 그는 복음주의 페미니즘과 관련한 중요한 책들을 편집하고 직접 쓰기도 했다.

「복음주의 페미니즘」은 이 주제로 그가 가장 최근에 쓴 책으로 이전 책과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논조에는 차이가 있다. 그루뎀의 이전 페미니즘 저작들이 남자와 여자가 가정과 교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관한 성경적 근거를 다루고 그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성경’ 중심적이었다면, 이번 책은 복음주의가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신학에 집중한다는 면에서 ‘신학’ 중심적이다.

그리고 그 논조는 사뭇 논쟁적이고 전투적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복음주의 안팎으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복음주의 페미니즘_웨인 그루뎀_조계광 옮김_CH북스
복음주의 페미니즘_웨인 그루뎀_조계광 옮김_CH북스

복음주의 페미니즘은 “틀렸다”

「복음주의 페미니즘」은 복음주의권 안에 논의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관한 책이 아니다. 책 제목과 저자가 말하는 ‘복음주의 페미니즘’이란 가정 및 신앙 공동체에서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남성의 권위 아래 두는 상보주의/상보론complementarianism을 표방하는 ‘성경적 페미니즘’의 반대편, 곧 가정 및 신앙 공동체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위치와 역할은 똑같음을 주장하는 평등주의/평등론egalitarianism을 지지하는 특정 복음주의 운동을 지칭한다.

성경적 페미니즘이란 이름은, 보수주의 목회신학자 제이 아담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성경적 상담학이라 부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 의미에서 「복음주의 페미니즘」은 보수적인 복음주의자들의 상보주의와 입장이 다른 열린 복음주의자들의 평등주의에 관한 책, 더 정확히 말하면 평등주의 비판서다.

제임스 패커, 존 맥아더, 존 파이퍼, 팀 켈러 같은 보수적인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주창하는 상보론은 가정 및 신앙 공동체인 교회에서는 남성의 머리됨을 강조하는데, 이 입장은 보통 존재론적 동일기능적 종속이란 말로 이해되곤 한다.

또한 이 입장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리폼드 신학교, 커버넌트 신학교, 달라스 신학교, 남침례 신학교, CCC, 프라미스키퍼 등 한국의 보수주의 기독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입장이기도 하다.

상보론과 함께 평등론 또한 복음주의에서 많이 수용되고 있는데, 이 입장은 모든 인간은 교회와 가정과 사회에서 동등하며, 인종ㆍ성ㆍ계급에 따라 구분되지 않고 동등한 책임을 지며, 상호복종을 강조한다. 존재론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동등하다는 입장이다.

풀러 신학교, 고든콘웰 신학교, 덴버 신학교, 리젠트 칼리지, IVF, YWAM, FF. 브루스, 고든 피, 톰 라이트, 스탠리 그렌츠, 크레이그 키너 등이 이 입장을 견지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복음주의 신학자와 목회자들에게서 큰 거부감 없이 수용되고 있다.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많은 복음주의 페미니스트들이 동조하는 평등론은 복음주의 가부장론만큼도 성경적이지 않다. 평등론을 주창하는 복음주의 페미니스트는 자신들의 근거를 성경에서 찾고 이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틀렸다.

성경은 평등론을 지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평등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성경에 최종 권위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교묘하게 성경의 권위 자체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책의 주된 집필 동기이자 책에서 말하는 핵심이다. 평등론은 그들이 주장하는 것만큼 성경적이지 않으며, 교묘한 방식으로 성경의 절대 권위를 허물기 때문에 위험하다! [전문 보기: 복음주의  페미니즘 유감]

 


정지영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 편집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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