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무의 감사 [구독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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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무의 감사 [구독자 전용]
  • 홍승영
  • 승인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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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의 가지__홍승영 목사의 목회 이야기 ISTOCK 감나무의 잎을 마르게 하고 열매도 떨구는 병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 원인이 되는 곰팡이 균은 4월에 잠입한 후 교묘하게도 여름 장마동안 은밀히 세력을 키운다. 그리고 감 열매가 성숙하는 8월 하순에 발병하여 모든 열매와 잎을 떨군다. (말 그대로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병세가 드러났을 때 인간이 손 쓸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지금 우리교회 마당 한편에서 30년 넘게 자라온 나무는 10월이 되기도 전에 잎 하나 남지 않게 모든 것을 떨구었다. 유난히 길었던 올 여름의 장마도 병세를 키운 원인일 것이다. 축축한 구두 속 무좀 곰팡이 같은 그놈들이 나무를 장악했다. 가을마다 풍성한 열매를 자랑하던 나무를 거의 죽은 나무가 되어 생사를 확신할 수 없게 만들었다. 추수감사절이면 노인과 어린이들이 모여서 “옛날에 할아버지 목사님이 심으신 나무에 올해도 많은 열매가 맺혀 우리가 먹게 되었고, 우리가 심는 나무는 30년 뒤에 태어날 우리 자녀들이 먹게 된다”고 했던(2018년 12월호 ‘요셉의 가지’) 감 따기 행사는 맞은편에 있던 단감나무로 옮겨서 한 달 일찍 진행해야 했다(단감나무는 더 일찍 수확한다). 천국에 계신 할아버지 목사님은 10월에 거둘 단감나무와 11월에 거둘 대봉 감나무를 서로 떨어트려 심으셨다. 좁은 공간의 발가락과 다르게 탁 트인 화단에서 두 나무는 서로에게 해롭지 않았다. 많은 열매 맺은 감나무보다 이파리 하나 남지 않은 감나무에 마음이 쓰이는 것은 당연하다. 베어 낼 상황이라서 침울했는데 ‘한 번 살려보기로’ 결정한 이후로 나무에 대한 애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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