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림의 상태―  나는 지금의 내가 좋아졌다 [구독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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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림의 상태―  나는 지금의 내가 좋아졌다 [구독자 전용]
  • 이진경
  • 승인 2020.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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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생 투병일기

ISTOCK 9월 25일 금요일 비움의 기쁨 얼마 전 방의 구조를 바꾸었다. 침대와 책상을 한 방에, 옷장을 한 방에 몰았다. 구조를 바꾸면서 서랍과 수납함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분류되어 있지 않은 물품들을 분류하고, 사용하지 않으나 버리기 아까워했던 것들을 모두 버렸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줄 것은 따로 남겨 두었다. 그랬더니 내가 사용하지 않고 묵혀 두고만 있었던 것들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잘 쓰지 않은 필기도구, 오래되어 더 이상 쓸 수 없는 화장품이나 헤어용품, 액세서리와 지금은 쓸모없어진 서류…. 버릴 것이 너무 많았다. 사회생활하면서 모아 놓은 명함들은 또 어찌나 많던지. 신용카드는 왜 그리 많이 만들어 놨는지. 돌아다닌 카페는 또 얼마나 많은지 한두 개씩 도장이 찍힌 커피 쿠폰이 산을 이루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서랍이나 수납함 어딘가에서 존재감을 감춘 채 자리를 가득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전혀 연락을 하지 않거나 잠시 만나 스쳐 지나갈 뿐이었던 이들의 명함, 쓰지 않은 지 몇 년이나 되는 신용카드들을 모두 처분했다. 커피 쿠폰들도 재활용수거함으로 직행했다. 이젠 물건을 넣어도 그것이 무엇인지 한눈에 보일 정도로 서랍이 비었다. 이리저리로 분주히 날아오르는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에너지를 쏟았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기회를 접하고, 끌리는 것들을 배우고, 재미있는 일들을 하며 살고자 분투했던 젊음의 장이 일단락되는 기분이었다. 한편으론, 겹겹이 쌓아 두고 채워 놓기만 했던 삶의 짐들을 비워냈다는 홀가분함이 있었다. 사흘에 걸쳐 정리를 했다. 버린 후에는 내가 쓰기 편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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