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으면 다 된다'는 세상에 예수를 팔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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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면 다 된다'는 세상에 예수를 팔다보니
  • 데이비드 스완슨
  • 승인 20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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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배신」바바라 에런라이크 | 전미영 옮김 | 부키 | 304쪽
 

2009년 가을 텍사스 주에서 열린 겟 모티베이티드!Get Motivated! 비즈니스 세미나. 널리 알려진 행사답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기조연설자가 나오기 전, 객석 주위에 비치볼이 날아다니는 가운데 1만 10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서핑 유에스에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었다. 음악이 잦아들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모습을 나타냈다. 백악관을 떠난 뒤 처음으로 연단에 서는 행사의 하나였다. 동기유발 강연자로 변신한 전직 대통령은 이날 여러 멋진 주제 중에서 신앙과 낙천성, 그리고 원칙에 입각한 삶을 강조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직후라는 극히 중요한 시점에 왜 부시는 그런 진부한 대회장을 무대로 선택한 것일까? 「긍정의 배신」(부키 역간)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눈으로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다. 긍정적 사고 운동이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어-‘가능성 사고’에서부터 「시크릿」(살림Biz 역간) 「긍정의 힘」(두란노 역간),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푸른숲 역간)에 이르기까지-미국 문화 곳곳에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사고는 또한 미국 기독교 내부로도 파고들었는데, 저자의 의견에 따르면 바람직한 것과는 거리가 먼 현상이다.

에런라이크는 유방암 판정을 계기로 우리 주변 곳곳에 퍼져 지배력을 행사하는 긍정적 사고를 감지한다. 핑크 리본과 치유를 위한 걷기대회, 암 생존자들의 동기부여성 격려로 채색된 세상에 발을 들여놓게 된 저자는 유방암에 대한 분노를 표현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분노나 우울은 암을 키울 뿐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다른 형태의 긍정적 사고에서도 그렇지만, 유방암과 싸우는 문제에 있어서도 부정적 감정과 현실을 무시하고 그 대신에 바라는 결과에 집중하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런 개인적 경험을 통해 긍정적 사고의 위세를 인식한 에런라이크는 긍정적 사고가 미국에 그처럼 널리 퍼지고 광범위하게 수용된 이유를 탐색한다.

여기서 「긍정의 배신」은 긍정적 사고 전도사들의 계보를 더듬어 올라간 끝에 초창기 미국의 칼빈주의에 가닿는다. 에런라이크의 표현을 빌면 “사회적으로 강요된 우울증”이었던 칼빈주의는 뉴잉글랜드를 지배하다 1860년대에 신사상 운동에 자리를 내주었다. 저자는 메리 베이커 에디 등 신사상 운동 선구자들의 주장이 칼빈주의에 대응해 나왔다고 파악한다. 올바른 관점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초기 미국 칼빈주의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피상적이고 불충분하다. 이 부분이 제대로 제시되었더라면 설득력이 훨씬 강했을 것이다.

기독교에 반감이 있어서는 아니겠지만, 에런라이크가 쏟아낸 신랄한 비판 가운데 많은 부분이 긍정적 사고의 교회 침투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조엘 오스틴, 로버트 슐러, 노먼 빈센트 필을 유력한 용의자로 고발하고 있으며 초대형교회 운동에도 혐의를 둔다. 다른 비판자들과 마찬가지로, 에런라이크도 교회 성장에 대한 압박감 탓에 많은 목사들이 기독교의 고유한 특성을 내던지고 기업적, 상업적 원리를 채택한 것으로 본다.

이 자체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얘기지만, 교회가 기업적 시각을 받아들인 결과 어떻게 되었는지를 살피면서 에런라이크의 통찰력은 빛을 발한다. 기업가들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기업가형 목사들도 마찬가지다. 잘 알지 못하는 지역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 회의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카리스마와 판매 기법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점점 긍정적 사고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긍정적 사고가 기업 문화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문화를 채용한 일부 목사들에 의해 필연적으로 교회에도 긍정적 사고가 유입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독교 TV 프로그램에는 건강과 부에 관해 조악하고 터무니없는 사례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 방송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는 이들에게 「긍정의 배신」은 긍정적 사고의 폐해에 우리 자신은 물들지 않았는지 돌아보라고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CTK 2011:5


데이비드 스완슨 시카고 소재 뉴커뮤니티커버넌트교회New Community Covenant Church의 부목사이며 DavidSwanson.wordpress.com에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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