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신앙과 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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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신앙과 풍속
  • 세실 허지스
  • 승인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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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 영국성공회 선교사 눈에 비친 우리

1917년 발간된 「영국성공회 선교사 눈에 비친 한국인의 신앙과 풍속」(살림출판사 역간)이 번역돼 나왔다.

100여 년 전, 성경이 처음 이 땅에서 읽히기 시작할 때 우리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성경과 기독교를 맞닥뜨린 한반도의 풍경이다. 출판사의 허락을 받아 옮긴다. _편집자 주
 

 

한글로 된 책은 가치 여하를 막론하고 부족하기 짝이 없고, 그래서 우리 신학생들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장서는 실제로 한문이나 일본어로 된 서적들로 채워져 있다.

토착어 즉 한글로 된 교재는 하나뿐인데 바로 성경이며, 번역이 잘된 부분도 있고 잘못된 부분도 있어 그 가치가 들쑥날쑥하다.

토착어로 된 도서가 없고, 신학생들이 한 주제를 가지고 혹은 한 주제에 대하여 연구하는 능력도 부족하여 구술 교육과 칠판 사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교과서나 주석은 신학생들 스스로가 기록하는 초고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것은 매우 더딘 과정으로 신학생들은 필기를 하는 데 익숙지 않은 반면, 교사는 학교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언어인 한국어가 유창하지 못한 탓에 더 이상 빨리 진척되기도 어려워했는데, 전달되는 생각이 낯설거나 마땅한 기독교 용어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 신학생들은 모두 1세대 교인들이다. 그들이 세례 받은 후, 신학교에 오기까지의 기간은 평균 6년이다. 그들의 배경에는 기독교 전통이 없으며, 그들 주변에는 기독교 전통이 널리 확산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탄복할 만큼 단순한 신앙의 소유자이며, 자신들이 단순하게 배운 것을 또한 단순하게 가르칠 것이다. 어쨌거나 시골마을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가르침이요, 신자들이 은혜의 수단에 의존하며 건전하게 살아가는 가운데 그들의 삶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신학생들은 아직 신앙의 깊은 경지에 이르지 못했고, 신앙에 대해서도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뭔가 속에서부터 내놓을 만한 것이 거의 없다. 그런데 여기에다가 위험스러운 달변의 은사가 더해졌으니, 왜 많은 교리교사들의 강론과 즉흥 기도가 그리도 천박하면서 수다스러운지를 잘 설명해준다.

유교는 한국인들에게 강력한 종교적 확신을 제공하지 못했으며, 그래서 한국인들은 심사숙고한 뒤 유교로부터 기독교 신앙으로 전향한다.…

유교는 일반적으로 말해, 한국에서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벼슬이나 학자로서의 명성을 얻고자 한문 고전을 공부하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 대중에게는 바른 예절과 예식에 관한 정형화된 형식을 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적인 열망은 제대로 지도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왔으며, 따라서 이런 열망은 가장 원시적인 형태로 표출된다. 도깨비나 귀신에 대한 두려움이 어디에나 퍼져 있다.

짚이나 종이로 된 제물을 걸어놓은 돌무덤이나 신목, 마을을 지키는 괴기한 나무로 된 얼굴, 그 밖에 그와 유사한 수많은 원시적인 미신의 상징들을 어디 가나 마주치게 된다.

한국어에는 개인이란 개념은 발달되지 못했다. 한국어가 인칭대명사를 다루는 데 얼마나 서툰지를 한번 보라. 오히려 한국인은 부족이나 민족의 일원으로서 행동하고 사고한다.

물론 바로 여기에 교회가 한몸이라는 의미를 십분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충성심과 가능성의 진정한 근거가 놓여 있다. 한국인은 열정적이고 충동적이어서 꾸준히 집중적으로 관심을 쏟는 일은 힘들어한다.

한국인은 수동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으로 인하여 감성적이며 쉽사리 과로하여 균형을 잃는다. 그래서 부흥회 성격의 운동들이 예상되며, 이에 대해서는 한국과 관련하여 이미 회자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운동들은 외국인이 아주 조심스럽게 지도하고 조절하지 않는 한 불행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학생이 이미 기독교를 수용했을 경우, 그는 자기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신의 ‘좋은 소식’, 곧 복음을 기꺼이 전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때 또 다른 어려움이 나타나는데, 스스로 얻은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인들을 위한 지침서들은 너무나 흔해졌다. 따라서 최근에 재한선교부에 부임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거의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즉, 한때는 선교에서 사용하는 모든 종교 서적을 저술해야만 했을 뿐 아니라 거룩, 신앙, 죄 같은 기독교의 진리를 전달하는 용어조차도 스스로 찾아내야만 했다. CTK 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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