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결혼했다, 나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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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결혼했다, 나만 남았다
  • 버지니아 맥키너니
  • 승인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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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인 나는 결혼한 친구와 멀어질 수밖에 없나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친구의 어린 아들 둘이 우리 집 정원에서 물놀이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순간 하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이 꺅꺅 소리 지르며 즐거워하는, 그 소란 가운데서 문득 내 삶에 담긴 하나님 뜻이 이해됐다. 그러자 갑자기 감격스러운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나는 몇몇 친구의 가족과 가깝게 지낸다. 다른 가족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아이도 없고 결혼한 적도 없는 50세 싱글이라는 사실을 밝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 생활은 결혼한 친구들의 일상과는 판이하다. 그래서 결혼한 친구들과 관계 맺기란 녹록치 않은 일이다.

싱글 여성과 결혼한 여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수긍은 한다. 하지만 성경은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초대교회는 미혼과 기혼을 구별하지 않고 한 공동체 안에서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며”(행 2:45) 살았다. 하나님은 교회 안의 문화적 차이가 다양하더라도, “몸에 분열이 생기지 않게 하시고, 지체들이 서로 같이 걱정”(고전 12:25, 새번역)하며 연합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결혼한 친구들과 나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우리의 소중한 우정을 앗아갈 뻔했던 장애물들을 함께 헤쳐왔다. 나는 싱글이 아닌 친구와도 가깝게 지내고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편이나 아이들처럼, 내가 못 가진 것과 마주하기 싫어서 결혼한 친구를 멀리하고도 싶었다. ‘너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안 되겠어. 도저히 못 견디겠어.’ 나는 정반대의 감정들을 끌어안고 이쪽으로 기우뚱, 저쪽으로 기우뚱하며 줄다리기하느라 괴로웠다. 결혼한 친구들이 좋았지만, 내게 없는 것을 자꾸 떠올리게 돼서 고통스러웠다.

게다가 친구들도 변화무쌍한 결혼 생활이 계속되자 나를 어디에 둬야 할지 난감해했다. 결혼, 출산, 또 출산. 거듭되는 삶의 변화 가운데 우리 우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았다. 친구들이 매번 새로운 변화를 겪을 때마다, 주변에 다른 엄마들이 생기고, 가족 관계가 늘어나면서 나와 함께 보낼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친구의 이런 상황 때문에 우정을 포기했다면 값을 매길 수 없는 수많은 즐거움을 놓칠 뻔했다. 친구 가족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식사하는 평범한 즐거움부터, 새로 태어난 친구 아이를 보는 특별한 즐거움까지!

누군가 내게 ‘결혼한 친구와 우정을 유지하려면’ 같은 비법을 알려준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 나눌 이야기는 내가 몸소 터득한 것들이다. 자, 그럼 이제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아줌마들에게 어떻게 우정의 손길을 내밀 것인지 귀 기울여보라.

 

 

공통점 찾기. 친구는 가정이 있고, 나는 싱글이니까 서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처음부터 마음을 정하면 안 된다. 내 기준은 결혼 여부가 아니라 상대방이 예수를 사랑하는지, 정원 가꾸기와 옛날 영화에 관심 있는지다. 나는 야외활동을 좋아해서, 주말에 곧잘 친구 가족과 함께 스키를 타러 가거나 캠핑을 간다. 결혼했든 싱글이든 상관없다. 모든 관계에는 서로 다른 점이 있기 마련인데, 결혼 여부를 다른 이유보다 더 중요하게 따질 필요가 뭐 있나? 친구가 다른 점을 갖고 있다면 포용할 것은 하면서, 오히려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독특한 공통 관심사를 함께 즐기면 된다.

내 태도 점검. 수지라는 친구가 있다. 수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수지가 남편과 다정하게 소파에 앉아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 때가 있다. 그때 일인용 의자에 앉아있는 내 꼴을 한탄할지, 수지 부부의 끈끈한 부부애를 흐뭇하게 바라볼지는 내 선택이다. 두 살배기 수지 아들이 달려와 내 품에 안길 때도, 내 아이가 아니라며 슬퍼할지, 그 기쁜 순간을 만끽할지도 내 선택이다.

중간 지점 찾기. 내 친구 데비와 베시는 전업 주부다. 두 친구는 저녁에 항상 바쁘다. 저녁밥을 차리고 나면, 아이들 숙제를 봐줘야 하고, 씻기고 재우기까지 눈코 뜰 새가 없다. 대신 둘은 낮에 여유가 많다. 그런데 직장에 다니는 나는 밤에 시간 내기가 좋다. 주말은 또 어떤가. 이 엄마들은 가족에 파묻혀 주말을 보내야 한다. 대신 나는 주말에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서로의 정당한 욕구를 존중하면서 우리는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래서 어떤 날은 내가 점심시간에 결혼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어떤 주말에는 친구들이 영화 보자며 저녁에 나를 집으로 부른다. 우리는 ‘여자 친구들끼리의 파티’ 날짜를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만난다. 덕분에 나는 친구 아이들의 옹알이를 이해할 수준에 이르렀고, 내가 아이들과 놀아주는 동안 친구들은 육아에서 잠시나마 해방되기도 한다.

탁 터놓기는 필수. 싱글 친구와 결혼한 친구가 어울릴 때는 훨씬 더 분명하게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 나와 비슷한 경험이 많은 싱글 친구는, 친구들 전화가 뜸해지고 조용해질 때 내가 왜 울적해하는지 잘 이해한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은 전화 한 통 조용히 할 수 있거나 집안이 좀 잠잠해지기만 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정도로 조용한 순간을 바란다. 그래서 같은 상황이라도 다르게 보는 우리의 시각차를 종종 설명해야 했다.

서로 마음을 터놓으면 ‘깜짝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내 친구 베시는, 내가 진짜로 그녀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베시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을 갔을 때, 베시는 자신에게 쉴 시간을 좀 주려고 내가 그저 착하게 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진심으로 자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즐긴다는 사실을 나중에 이해하고는, 계속 미안해하면서 서로에게 득이 되는 이 상황을 고마워했다.

친구 데비와도 솔직한 대화로 오해를 푼 적이 있다. 데비가 “남편이 저녁에 늦는다니까 만날 수 있겠다”라고 할 때마다, 나는 남는 시간에 만나는 친구 정도구나 싶었다. 그러나 데비가 아주 드물게 생기는 자유 시간을 나하고 보내는 거라고 얘기했을 때, 순간 데비가 내게 남는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소중한 선물을 주는 것임을 깨달았다.

민감한 문제는 신중하게. 결혼도 하고 아기도 키우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을 친구들은 잘 안다. 그래서 임신한 사실이나 아이 키우며 느끼는 기쁨을 드러내놓고 말하기 힘들어했다. 결혼한 친구들은 ‘너는 불행한 결혼에 속박될 일이 없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말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다.

 


마찬가지로 나도 실제 이상으로 친구의 결혼을 대단한 것처럼 말하지 않으려 조심했다. 나도 결혼한 친구들이 동화 속에 나오는 왕자님과 살지 않는다는 것쯤은 안다고 알리고 싶었다. 또는 친구들이 내 외로움을 사라지게 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 친구 가족의 영역을 존중한다는 것도 알려야 했다.

결혼한 친구와의 우정이 없는 내 삶, 그 삶은 이제 생각할 수도 없다. 결혼한 친구를 보면 떠오르는, 내가 한때 두려워했던 그 괴로운 생각 때문에 이들과의 우정을 계속 피했다면? 그랬다면 나와 내 친구들의 차이가 가져다준 풍성한 경험들을 다 놓쳤을 것이다. 결혼한 친구들도 나와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기에, 아이들은 ‘이모’와 멘토를 얻었다. 당연히, 엄마들도 절친한 친구를 얻었고 자신의 결혼을 지지하는 든든한 응원군을 얻었다.

친구 가족들과 쌓은 관계 덕분에, 나는 교회에서도 결혼한 커플들과 잘 지낸다. 친구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나는 커플의 세계를 피상적 수준 이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친구들도 고정관념이나 오해 없이 싱글의 세계를 잘 이해한다. 이런 관계가 바로 “하나님이 고독한 자들은 가족과 함께 살게” 하셨다는 시편 68:6 말씀을 실천해 보여주는 삶 아니겠는가!

우리 삶은 차이를 나눌 때 더욱 풍성해진다. 같은 음을 튕기는 기타 몇 대보다, 여러 악기가 한데 어우러진 교향악이 풍부한 소리를 내듯이 말이다. 하나님도 분명, 우리가 하나님께 그리고 서로에게 들려주는 ‘화음’에 미소 지으시리라.

 


 

버지니아 맥키너니(Virginia McInerney)는 「분리되지 않은 싱글: 교회가 가족이 되는 방법」(Single Not Separate: How to Make the Church a Family) 저자다. 개인 웹사이트 www.VirginiaMcinerney.com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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