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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물고기꿈으로 나를 깨우신 하나님
에릭 메택시스  |  Eric Metax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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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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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이 가능할까. 1988년 나는 꿈속에서 하나님이 나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내 마음의 비밀 언어’로 하신 말씀. 이튿날 아침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고 그 새로운 것조차도 또 새로웠다.

그게 스물다섯 살 생일 즈음이었다. 누가 내 정체를 알아낼 심산으로 그때의 나를 조사했더라면 세 가지 특징을 잡아냈을 것이다. 첫째, 내가 그리스인이란 것. 둘째, 민물낚시를 좋아했다는 것. 셋째, 정신세계에 푹 빠져 의미를 찾는 일에 몰두했다는 것.

부모님은 1950년대에 유럽에서 뉴욕으로 건너온 이민자(아버지는 그리스에서, 어머니는 독일에서)로 맨해튼에서 영어 수업 시간에 만난 사이였다. 1963년 아스토리아종합병원에서 태어난 나는 4학년까지 그리스정교회 교구 학교에 다녔다. 1972년 코네티컷주 댄버리라는 시골 동네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나는 공립학교로 전학을 갔고 일요일마다 그리스정교회에 출석했다.

미국에 사는 그리스인들은 자신의 뿌리를 무척 소중하게 여긴다. 나는 겨우 반쪽 그리스인이었기 때문에 아버지는 내가 그리스인임을 알게 하는 데 특별히 공을 들였다. 하루는 어느 차 뒤에 붙어 있는 물고기 문양을 본 아버지가 그게 ‘물고기’라는 뜻의 그리스어 ‘익투스’(IXTHYS)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신나게 설명했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익투스의 머리글자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우리 구주’(Iesus Xristos THeos Ymon Sotir)라는 뜻으로 썼다. 이는 그들이 몰래 썼던 상징이었다.

TV를 보는 것 외에 내 유일한 취미는 민물낚시였다. 나는 공갈파리를 이용해 낚시를 했는데 직접 공갈파리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 나는 농어를 잡으러 다녔고, 낚시 대회에도 한 번 출전했고, 얼음낚시도 물론 여러 번 했다.

예일대에 가서는 지성인의 삶에 눈을 떴고 종교적으로 인생의 의미를 찾는 일은 마지못해 했다. 결과는 뒤죽박죽이었다. 나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이었다.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특별히 다른 사상에 마음을 돌리지도 않았다.

졸업하고 얼마 후 나는 얼어붙은 호수의 얼음을 뚫는 데서 상징적인 답을 찾았다. 인생과 모든 종교의 목표는 얼음이라는 의식을 뚫는 것이라는 융과 프로이트의 사상과 대충 엇비슷했다. 얼음을 뚫으면 그 밑에 있는 물, 즉 융이 말한 ‘집단 무의식’에 닿을 수 있으니까. 집단 무의식은 모든 인류를 하나로 묶는 ‘하나님의 기운’ 같은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은 동양적이고 비인격적인 존재인데 아무에게도 도덕적 잣대를 내밀지 않는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식이었다.

졸업 자체는 마치 더 이상 오를 데가 없는 사다리 끝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좋은 성적으로 예일대에 입학도 하고 졸업도 했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유머 잡지 편집도 하고, 식당에서 일도 하고, 뮤지컬 무대에서 노래도 몇 번 했다. 졸업식 전날 기념행사에서는 주 강사이자 훗날 친구가 된 토크쇼 진행자 딕 카벳에 앞서 학생 대표로 연설도 하고 내가 쓴 단편소설로 상도 많이 받았다. 이런 내가 성공하지 않으면 누가 성공하겠나?

그런데 나는 발 디딜 곳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소설가로서 성공하고 공명도 누리고 싶었지만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았다. 졸업 후 몇 년 동안 단편소설을 썼다. 대부분 수포로 돌아갔지만 무던히 노력한 끝에 <애틀랜틱>The Atlantic에 해학적인 글 몇 편을 팔았다. 뛰어난 작가들이 머물며 글을 쓴다는 뉴욕의 야도와 뉴햄프셔의 맥도웰에서도 몇 달이나 허송세월을 보냈다. 보스턴에서는 사글세를 살았고 처량한 인간관계에 매달렸다. 나는 정처 없이 표류했고 급기야 부모님 집에 얹혀 살 수밖에 없는, 얼굴을 들 수 없이 부끄러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내 친구 부모님들은 내가 자신을 찾아가고 있음을 알아주었지만, 고등학교 졸업장밖에 없는데다 내 대학 학비를 대느라 뼛골 빠지게 일했던 우리 부모님은 내가 ‘직업’을 찾기만 바랐다. 끔찍한 시련의 시간이었다. 물리적으로 멀어진 인간관계는 금이 갔고, 내가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유니언카바이드사의 세계 본부에서 화학제품 매뉴얼을 비롯한 뜻 모를 비문학적 기밀서류를 교열하는 것이었다. 내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창문은 400미터 밖에 있었다(그리고 패스워드는…지옥Gehenna).

하지만 나는 고래 같은 기업의 뱃속에서 혼자가 되고 나서야 마침내 하나님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나는 우울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를 전도하려고 하는 총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에드와 친구가 되었다. 나보다 연장자인데다가 이미 결혼해서 아이들도 있는 에드는 내가 예일대 재학 시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거듭난 그리스도인이었다. 나는 한시도 마음을 놓지 않았지만 불행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은 마음에 몇 달이나 대화를 이어갔다. 나는 무슨 약속이나 논쟁을 피할 요량으로 짐짓 그의 견해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같이 교회에 가자는 말은 거절했다.

하루는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에드가 말했다. “에릭, 넌 하나님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모를지도 몰라.” 나는 기분이 상했다. ‘형이 뭘 알아. 그리고 하나님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 머리가 있다면 인간은 틀림없는 사실도 ‘알’ 수 없으므로 불가지론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을 모를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만족하지 못했다. 에드는 나에게 하나님에게 직접 나타나 달라고 기도하라고 했지만, 존재가 불확실한 신에게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짓이었다. 하지만 나는 혼란을 느끼면서도 어떤 징조를 구하는 기도를 하기도 했다.

1988년 6월, 삼촌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에드는 친구들과 함께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에, 또 그런 기도를 듣고 응답하는 하나님을 그들이 믿고 있다는 데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며칠 후 에드는 삼촌을 위해 ‘같이’ 기도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러자고 하고는 에드를 따라 회의실로 들어갔다. 형광등을 켜자 방 안에 스산한 빛이 감돌았다. 그런 일은 처음이었지만 손해 볼 일은 아니었다. 나는 에드의 기도 소리에 눈을 감았다. 그가 기도를 하는 동안 나는 이상한 변화를 느꼈다. 마치 내 눈앞에서 다른 세상과 통하는 창문이 열리는 듯했다. 희미한 느낌이었지만 하늘에서 부는 산들바람 같은 것을 느꼈다. 기도를 마치고 눈을 떴다. ‘이게 뭐지?’

그 즈음에 내 마음에도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나는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을 읽으면서 하버드대의 뛰어난 심리학자가 겪었던 진짜 악에 대해 주목했다. 진짜 악이 존재한다면 그 반대도 있어야 했다. 그것이 하나님은 아닐까. 나는 토머스 머튼의 칠층산과 디트리히 본회퍼의나를 따르라도 읽었다. 이런 책을 읽었던 것이 그 꿈을 꾸기 전인지 후인지는 모르겠다. 아, 그렇지. 그 ‘꿈.’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밤 나는 댄버리에 있는 캔들우드 호수에서 얼음낚시를 하는 꿈을 꾸었다. 내 옆에는 어릴 적 친구 존 토마니오와 그의 아버지가 있었다. 나는 우리가 잘라낸 커다란 얼음 구멍에서 물고기 주둥이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물론 얼음낚시가 이렇게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아가미를 잡아 큼지막한 물고기를 들어올렸다. 꼬치고기가 아니면 강꼬치고기였을 것이다. 청동색 물고기는 푸른 하늘에서 눈부시게 쏟아져 내려 하얀 눈과 얼음에 반사된 햇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보였다. 그런데 내 손에 들린 물고기는 빛깔이 황금이었던 게 아니라 실제로 황금이었다. 나는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황금 물고기를 들고 있었다.

나는 문득 내가 잡은 황금 물고기가 ‘익투스’란 것을 알았다.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들 우리 구주. 그리고 내가 쓰는 상징체계의 언어는 하나님이 한 수 위란 것도 알았다. 나는 얼음 아래 움직이지 않는 물, 이른바 ‘집단 무의식’을 만지고 싶었지만 하나님은 그 이상을 나에게 주셨다. 그분은 자신의 아들,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셨다. 꿈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그분이 실재하시고, 그분은 다른 세계에서 오셨으며, 눈부신 햇빛 아래서 내가 그분을 붙들고 있고,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구도는 끝났다는 것을. 홍수가 지듯 기쁨이 밀려들었다.

이튿날 출근해서 나는 에드에게 꿈 이야기를 했다. 그는 꿈의 의미를 물었고 나는 그 전이라면 결코 말하지 않았을, 누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으면 진저리를 쳤을 그런 대답을 했다. 나는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했다. 그 말을 하는데 꿈속에서 느꼈던 기쁨이 또다시 밀려들었다. 그 기쁨은 지난 25년 동안 나를 떠나지 않았다. CT

에릭 메택시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디트리히 본회퍼(포이에마), 「어메이징 그레이스(국제제자훈련원)를 쓴 작가다. 최근작으로 「위대한 7인과 그들의 비밀」Seven Men: And the Secret of Their Greatness이 있다

[게시:201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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