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에는 ‘공동체 중심의 여정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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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시대에는 ‘공동체 중심의 여정전도’
  • 조성돈
  • 승인 20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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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교회를 갱신하는 전도의 재발견

 

   

「전도의 유산」 
김선일 | SFC | 304쪽 | 2014년 1월
 

전도를 주제로 하는 책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을 것이다. 주로 전도라는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거나, 자신의 성공적인 전도활동에 대한 간증들이다. 좀 더 나간다면 전도프로그램을 통해서 얼마나 획기적으로 교회가 성장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눈 씻고 찾아보아도 전도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없다.

오히려 이 책에서는 그러한 것이 전도에 대한 오해라고 첫 장에서부터 도발을 하고 있다. 영혼 구원과 예수 천당은 복음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하는 전도명령의 요구는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한다. 강권하는 것도, 미련하게 전해야 한다는 것도 모두 잘못된 이해다.

저자 김선일은 ‘선교가 총체적 차원의 사역이라면 전도는 그 핵심을 이루는 실천’이라고 설명한다. 즉 세상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증거가 선교이며, 전도는 바로 인간의 회심을 추구하는 사역이다. 인간의 회심은 물론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지만,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한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도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공동체 안으로 사람들을 편입시키는 행위이다.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의 삶을 이루어가고 그 결과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말미암은 창조세계의 갱신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핵심 가운데 저자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역에서부터 현재의 포스트모던까지의 역사를 서술해 간다. 전도라는 과제가 우리에게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단순한 밖에서 안으로의 ‘교회 울타리 넘기’가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고 교회를 끊임없이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갱신해 나가는지를, 전도라는 키워드와 그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역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요약되며, 우리 눈을 밝혀준다. 전도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또 교회의 바른 모습으로, 끝내는 하나님 나라의 대서사로 이어진다. 그러다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전도의 개념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그러나 걱정할 일은 아니다. 글을 읽어갈수록 새로운 전도의 개념을 얻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많은 부분이 새롭지만 무엇보다도 우리가 접하기 힘들었던 켈트 기독교에 대한 정보는 흥미롭기 그지없다. 요즘 미국에서는 켈트문화와 그들의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낯선 이 켈트 기독교의 장점들을 소개하며 전도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도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가끔씩 접했던 켈트 십자가에 대한 설명이 있다. 켈트족의 신앙 대상이었던 태양을 십자가에 도입한 것이다. 태양을 상징하는 원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의해서 관통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석한다. 즉 그들의 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그들의 문화적 배경 가운데 복음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전도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의 통찰력이 빛난다. 그는 이제 설득하며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전도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면서 제시하는 것이 ‘공동체 중심의 여정 전도’이다. 여정이라는 것은 사람들과 삶에서 동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리듬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며 영적 여정의 동반자가 되는 선교적 교회의 전도’를 강조한다. 즉 선교적 교회로서 공동체를 이루고, 그 공동체가 개인의 삶에 동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일회적 결신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그러나 온전하게 기독교에 동화되는 신앙의 형성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일반적 전도용 책자를 기대하고 이 책을 본다면 당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무엇을 믿고, 무엇을 전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그리고 그것이 개인과 교회라는 공동체를 넘어 하나님 나라와 이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때 전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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