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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쉬는 죄”?민족 공동체 위한 긴급한 기도의 중요성 강조
장세훈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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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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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하지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길을 너희에게 가르칠 것인즉.”

사무엘상 12:23


리는 종종 “기도를 쉬는 죄”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기도를 쉬는 것은 죄악이기 때문에 항상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종종 이런 표현을 쓰곤 한다. 나 역시 부교역자 시절 금요 철야예배의 기도회를 인도할 때마다 “기도를 쉬는 죄”를 범하지 말자는 멘트를 줄곧 사용했다. 안타깝게도 그때 나는 이 표현의 원 맥락과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이 표현은 사무엘상 12:23에 등장하는 유명한 구절이다. 그러나 이 구절에 사용된 “기도하기를 쉬는 죄”는 사무엘상의 전체 맥락 속에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

목회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표현이 등장하는 사무엘상의 문맥은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채 이 구절만을 그대로 가져와서 현재의 맥락에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표현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기 위해서는 이 표현이 등장하는 본문의 맥락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왜 사무엘은 “기도하기를 쉬는 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일까? 사무엘이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의도와 목적은 무엇인가? 사무엘상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 이 표현을 사용해도 무방할까?


배경과 맥락
사무엘이 이 표현을 사용하는 의도와 배경은 이스라엘의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과 맞물려 있다. 마지막 사사였던 엘리는 실패한 지도자로서 인생을 마감한다. 아마도 엘리 제사장과 그의 가문의 몰락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을 것이다. 실로 엘리와 그의 가족들의 실패는 곧이어 이스라엘 나라의 실패로 연결되었다. 어쩌면 엘리 가문의 패망은 이스라엘 민족의 위기 상황을 의미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울은 암몬 족속의 공격을 물리치며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발휘한다(삼상11).

이어서 하나님은 새로운 지도자인 사울을 이스라엘 민족의 최초의 왕으로 세우기로 작정하셨다. 그리하여 사무엘은 길갈에서 암몬을 물리친 사울을 왕으로 삼고 새로운 국가의 시작을 선언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무엘은 사무엘상 12장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선포한다. 여기서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새로운 왕과 함께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말씀에 순종할 것을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너희가 암몬 자손의 왕 나하스가 너희를 치러 옴을 보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는 너희의 왕이 되심에도 불구하고 너희가 내게 이르기를 아니라 우리를 다스릴 왕이 있어야 하겠다 하였도다. 이제 너희가 구한 왕, 너희가 택한 왕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 위에 왕을 세우셨느니라. 너희가 만일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의 목소리를 듣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지 아니하며 또 너희와 너희를 다스리는 왕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따르면 좋겠지마는 너희가 만일 여호와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면 여호와의 손이 너희의 조상들을 치신 것 같이 너희를 치실 것이라.” (삼상12:12-15)

여기서 사무엘은 무엇보다도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해야하는 매우 중대한 시점과 그 중요성을 직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최초의 왕이 등극하여 새로운 국가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가장 먼저 무엇을 강조하는가? 그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여호와께서는 너희를 자기 백성으로 삼으신 것을 기뻐하셨으므로 여호와께서는 그의 크신 이름을 위해서라도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실 것이요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하지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길을 너희에게 가르칠 것인즉.” (삼상12:22-23)

이스라엘의 영적 지도자 사무엘은 새로운 리더십의 출현과 전환기를 맞이하여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기도’라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리더십의 영적인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기도가 필요함을 절감하였다. 사무엘은 사울이 새로운 왕으로 등극했기 때문에, 민족의 안정과 사울의 올바른 통치를 위해 간절한 기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무엘상 12:23에 등장하는 “기도를 쉬는 죄”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사무엘이 처했던 그 긴박한 상황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기서 “기도를 쉬는 죄”라는 표현은 새로운 지도자와 민족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매우 특수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


상투적으로 사용하다가 
정작 중요한 강조점을 놓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무엘상 12:23에 등장하는 “기도를 쉬는 죄”라는 표현은  ‘새로운 왕의 출현과 새로운 나라의 시작을 알리는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민족 공동체를 위한 기도의 긴급성과 그 지속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 표현에 내포된 ‘민족 공동체’를 위한 긴급한 기도의 필요성과 그 의미를 놓쳐버린 채, 그저 이 표현을 개인적인 기도의 범주로 축소시키는 우를 범하곤 한다.

물론 개개의 그리스도인들은 늘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삶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신약의 본문들도 범사에 기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평소에 개개의 그리스도인들이 늘 기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무엘상 12:23을 본문의 배경과 문맥을 간과한 채 상투적으로 인용하다 보면 실상 이 본문이 강조하는 논점을 놓쳐버릴 수 있다. 본문은 개개인을 위한 지속적인 기도보다는 새로운 국가 건설과 리더십의 전환을 맞이하여 민족 공동체를 위한 기도의 중요성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 많은 이들이 한국 교회와 지도자들의 부패와 타락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염려한다. 이런 위기의 상황 속에서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과 그리스도인들 모두 사무엘 선지자와 같이 사무엘상 12:23의 표현을 묵상하면서 개개인을 위한 기도보다는 먼저 나라와 민족과 교회의 안정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는 신앙적 결단을 보여야 할 것이다. CTK

장세훈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 교수이며 「한권으로 읽는 이사야서」와 「내게로 돌아오라」 등의 저자이다.

 

[수정:2015.03.11]
[게시:2014.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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