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이 먹이고 남긴 보물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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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이 먹이고 남긴 보물 같은 이야기
  • 박명철
  • 승인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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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고등학교 앞 분식가게 ‘보리떡과 물고기’에는 인정이 있었다

‘보리떡과 물고기’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영락고등학교 앞 작은 분식가게이다. 예수님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고도 남겼다는 이야기처럼 ‘작은 것으로 나누는 가게가 되자’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었다. 학생들은 ‘보물’이라고 줄여서 불렀고, 학교로 오가는 길에 보물을 참새방앗간처럼 드나들었다. 무엇보다 늦잠을 자고 시간에 쫓겨 아침을 먹지 않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보물에 들러 아줌마가 만들어주는 ‘주먹밥’을 먹었다.보물의 인기 메뉴는 주먹밥이다. 작년에 퇴임한 최영성 교장선생님이 언젠가 보물에 들러 “아침을 못 먹고 오는 학생들이 많으니 주먹밥을 만들어서 팔아주시면 좋겠어요” 했고, 보물의 아줌마와 아저씨는 그때부터 새벽 일찍 일어나 주먹밥을 만들기 시작했다.1500원에서 2000원 하는 보물의 주먹밥은 불고기 참치 김 등의 재료들 가운데 학생들이 요구하는 재료들을 넣어서 만들어 주었다. 한창 많이 먹을 그 또래 남학생들은 무엇보다 “밥 많이 주세요” 했고, 보물의 아줌마와 아저씨는 인심 좋게 공기밥 두 그릇을 뭉친 듯한 큰 주먹 같은 주먹밥을 만들어 주었다. 바빠서 용돈을 챙기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학번 하고 이름 적어놓고 먹어” 했다. 그런 보물의 아줌마와 아저씨를 어떤 학생들은 “엄마” “아빠” 라고 부르기도 했다.보물을 드나드는 학생들의 걱정은 다른 데 있었다. “이렇게 장사하시고도 남는 게 있을까?” 보물 아줌마와 아저씨는 가난해 보였다. 가게의 의자들은 하나도 같은 게 없었다. 색깔도 모양도 다른 의자들은 모두 여기저기서 구해 온 듯 보였다. 그렇더라도 학생들에게는 언제나 넉넉한 분들이었다.보물은 2006년에 생겼다. 그 동안 영락고를 졸업한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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