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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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
  • 케빈 A. 밀러 | Kevin A. Miller
  • 승인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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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에 대한 세 가지 고정관념 ③

 

가 이발소에 있을 때 누군가가 욕을 한다. 그러고 그 남자가 나를 쓱 쳐다본다. “아이쿠, 죄송합니다. 목사님은 이런 말이 어울리는 분이 아니신데.”

움찔 놀라는 그의 반응이 몇 초 늦게 나온다고 해도 나는 그 마음이 고맙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언짢다. 마치 직업 때문에 거룩해 보이거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 그런 나쁜 말은 생전 들어본 적이 없고 그래서 어찌할 바를 모를 사람으로 보이는 것 같다.

이런 경우도 있다. 열광적인 마니아를 둔 최신 비디오 게임, 영화, TV 프로그램을 나에게 설명할 때 보면 말하는 속도를 줄여가며 조근 조근 설명하는 게 보인다. 친구들과는 이렇게 대화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아마도 내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대체로 모르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목사들은 세상 물정을 잘 모른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다. 나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있고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

이런 고정관념이 거슬리기도 하지만 실상 도움이 되는 면도 있다. 세상 물정에 푹 빠져있으면 영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 다시금 떠올랐다.

내가 유일하게 관심을 갖는 일이 다른 모든 사람들도 관심을 갖는 일이라면 내게 할 말이 있을까.

그래서 내가 목사 안수를 받을 때 감독 목사님이 공격적으로 물으셨나 보다. “그대는 부지런히 기도에 힘쓰며 성경 읽기에 힘쓰고 성경 지식을 위해 공부에 힘쓰며 세속과 육신의 학문은 멀리 하겠습니까?”

침묵 가운데 다음과 같이 서약을 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님이 나의 도움이십니다.” 즉 세상 물정을 잘 모를 때도 있을 것이란 뜻이다. 뭘 모르는 게 항상 나쁜 것만도 아니다.

G. K. 체스터턴은 소설 「브라운 신부의 천진함」The Innocence of Father Brown에서 철저하게 이 고정관념을 기초로 한 인물을 탄생시켰다. 소설 속 브라운 신부는 명탐정이지만 키 작고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계속 그를 얕잡아 보고 우습게 여긴다. 사람들은 브라운 신부가 인생의 고락이나 세상 물정을 모르기 때문에 세속에 존재하는 복잡다단함과 고통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브라운 신부가 살인사건을 해결한다. 어떻게 해결했을까?

브라운 신부는 인간의 마음을 아는 사람이었다. 규칙적인 기도를 통해 자기 내면의 죄성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의 고해성사를 들으면서 인간의 분노와 욕정, 탐심이 무엇인지 배웠고 그로 인해 한 영혼에 어두움이 드리워져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찌 보면 브라운 신부는 아는 게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또 어찌 보면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다. [전문 보기 : 목사에 대한 세 가지 고정관념]
 


캐빈 A.밀러 일리노이 휘튼의 부활의 교회Church of the Resurrection에서 협동목사로 섬기고 있다.

Kevin A. Miller, “Irritating Stereotypes That make me a better P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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