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입은” 사회개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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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은” 사회개혁가
  • 캐런 스왈로우 프라이어
  • 승인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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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모어, 그녀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 BRISTOL MUSEUM AND ART GALLERY, UK노예제도를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팸플릿을 나눠주기 위해 디너파티에 모습을 드러냈고 잉글랜드의 하층계급에게 읽는 법을 가르쳤으며 지식인들과 어울리는 여인이 있었다. 한나 모어, 그녀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당신은 지금 1789년 런던에서 유행하던 디너파티 자리에 앉아 있다.여인들은 머리를 높여 과일이나 깃털로 장식하고, 반경 1미터가 넘게 부풀린 후프[테를 넣어 넓힌 스커트]를 입고 있다. 그리고 머리와 엉덩이 사이에 자리 잡은 가슴은 풍만함을 한껏 드러낸다. 남자들은 모발 염색 파우더를 사용한 가발을 쓰고, 주름 잡힌 셔츠에 화려한 수가 놓인 조끼를 입고, 울 스타킹에 버클 달린 구두를 신고 있다. 우아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이 풍미가 넘치는 음식이 가득한 식탁을 둘러싸고 있다.손님들은 식후 와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때 남자처럼 잘생겼으나 다소곳한 한 여인이 드레스를 걷어 올리면서 안에서 팸플릿을 꺼낸다.“노예선의 내부를 보신 적이 있나요?”그녀가 옆에 앉아있는 말쑥한 신사에게 묻는다. 그녀가 펼치는 팸플릿에는 노예선 브룩스호의 도면이 들어 있다.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많은 노예를 효율적으로 운송하기 위해 설계된 배이다. 도면에는 아프리카 노예들이 팔조차 옴짝달싹 못할 정도로 좁은 간격으로 마치 정어리처럼 빼곡하게 배에 실려 있는 모습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이 도면은 노예무역의 진상을 강력한 이미지로 전달함으로써 노예제도 폐지 운동의 주요한 수사학적 장치 역할을 하게 될 것이었다.팸플릿을 나눠주고 있는 여인은 바로 한나 모어이다.“[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애쓴] 인물로 남성으로 윌리엄 윌버포스를 꼽는다면, 여성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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