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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에 갇힌 한국 한국 오순절 신학의 돌파구를 찾아방안 지지자의 반론
조재천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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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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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외 한인 이민교회에 가보면 모국에서 이미 몇 십 년 전에 부르던 찬송을 듣게 되거나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신앙서적들을 발견하게 된다. 단지 몇몇 문화적인 현상만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많은 경험과 논의를 거쳐 좀 더 성숙한 관점으로 변화한 목회적·신학적 가르침들이 이민교회에서는 예전 그대로 가르쳐지기도 한다.  이민 교회라는 특성상 현지 교회나 신학에 민감하기는 어려우니 모국의 문화적·사상적 틀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오랜 세월동안 섬처럼 고립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 민족에게만 고유한 것도, 신앙생활에만 한정되어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오순절 운동에 대한 한국 교회의 관점은 어떨까?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에서 오순절 신앙은 부흥했지만 그 신학은 그렇지 못했다. 오순절 운동 내부에서 스스로를 신학화하는 노력이 미흡했을 뿐 아니라, 오순절 운동 밖에서 오순절 운동을 바라보고 신학적으로 평가하려는 노력 역시 지지부진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오순절 운동에 대한 신학적 반성이라는 면에서만큼은 한국은 미국 및 세계 오순절 신학의 흐름으로부터 거의 단절되어 있었다.

미국에 중심을 둔 오순절 신학회Society of Pentecostal Studies는 1970년에 창립되어 전 세계에 600명 이상의 회원이 참여하며 해마다 국제 학회를 개최한다. 1979년 출간된 학회지 <프뉴마>Pneuma는 오순절과 비오순절 학자들이 오순절 운동 관련 학술연구를 교류하는 장이 되어 왔고, 또 다른 오순절 신학 전문 학술지인 <오순절 신학 저널>Journal of Pentecostal Theology은 지금까지 42권의 단행본 시리즈를 출판했다. 호주·캐나다·유럽·아시아·아프리카에도 오순절 신학회가 존재하며 정기적인 학술지를 발간한다. 이들 국제적인 오순절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과 여러 단행본들을 통해 세계 오순절 신학은 교회와 함께 성장해 왔다.

통신기술에서 세계 첨단을 걷는 국가답게 한국의 신학은 세계의 신학적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톰 라이트에 관한 신학적 논쟁은 긍정적, 부정적 견해들이 비교적 균형 있게 소개되고 있다. 서구 교회나 신학계와 이토록 민감하게 교류하는 한국 교회가 유독 오순절 신학에서 만큼은 세계적인 흐름으로부터 철저히 단절되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오순절 운동이 발원한 미국에서는 성령의 은사에 대한 단선적이고 엘리트적인 이해가 교정되었을 뿐 아니라 은사에 대한 극단적 비판 역시 가다듬어져서 보다 성숙하고 다면적인 성령이해로 수렴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과거의 미성숙한 오순절 신학과 또 반 오순절 신학이 전투적으로 충돌하기만 할 뿐 어떤 신학적 토론과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김동수 교수의방언, 성령의 은사: 성경과 교회 역사에 나타난 방언은 오순절 운동에 대해 아직 거칠고 미숙한 한국 교계와 신학계에 반가운 도전을 던져 준다. 본래 요한신학을 전공한 김 교수가 방언 연구에 집중하게 된 데는 학문적 동기만이 아니라 실존적 이유가 있었다. 방언을 비롯한 성령의 은사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절실함을 알게 되었으며 스스로가 오순절 교단의 목사로서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실천적 문제에 응답하고자 했다. 지난 십여 년간 한국 교계 일각에서는 주로 몇몇 목회자나 평신도 사이에서 방언의 성격적·신학적 정당성과 유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에 방언을 극도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심지어 모든 방언을 악령의 역사로 매도하는 일부 목회자들의 극단적인 견해가 제기되었다. 바로 여기에 응답할 필요를 느껴서 이 책을 저술했다고 김 교수는 책의 후기에서 밝힌다.

이 책이 염두에 두고 있는 독자는 세 그룹이다. 첫째, 방언중지론을 펼치는 몇몇 목회자와 학자들에 대해 이 책은 반론을 제기한다. 둘째, 스스로 방언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방언을 옹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방언을 특별히 비판하지도 않는 중립적 입장에 서 있는 목회자와 신학자들에게 방언과 은사운동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셋째, 방언을 ‘사모’하던 그리스도인들, 이미 방언으로 기도해오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방언에 대한 일부 극단적인 비판에 휘둘리지 말고 방언의 성경적^교회사적 유효성을 확신할 것을 권면한다.

이들 각 그룹은 과연 이 책을 통해 설득이 될 것인가? 특히 저자에 따르면 이 책 저술의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해 준 첫 번째 그룹, 즉 방언중지론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이들은 과연 방언을 성경적이라고 인정할 것인가? 저자가 이 책 4장(“방언중지론은 중지되어야 한다”)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것처럼 방언중지론은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 더구나 적극적 방언중지론자인 벤자민 워필드는 한국의 주요 보수 칼빈주의 교단의 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이들은 아마도 각자가 속한 오랜 신학적 전통 때문에 쉽게 설복당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들 방언중지론자들에게 오순절주의자가 되어서 방언의 은사를 사모하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오순절 신앙을 정통 기독교 신앙의 울타리 안으로 용납하고 성령이 일하시는 다양한 방식의 하나로써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오순절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종종 “영적 엘리트주의”의 오류에 빠지듯이, 방언을 사탄의 역사로 몰아붙여서 오순절 신앙 자체를 기독교 신앙의 범주에서 배제하려는 태도 역시 극단적이라는 문제제기이다. 신학적 논쟁을 하되 “관용과 겸손의 태도”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내리는 결론의 하나이다.

이처럼 서로의 관점에 대한 열린 마음과,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는 한계가 있으며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미래에 더 분명해지리라는 소망과 확신 위에서, 저자는 오순절 신앙의 유효성을 논증한다. 책의 본론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다.

신약학자로서 저자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1장에서는 방언과 관련되어 자주 논의되는 신약성경 본문들을 주석한다. 저자의 이전 저술들에서 이미 다루어진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그 이후의 다양한 반론들에 대한 재반론도 담고 있다.
 

   
Tak Yong Joon / 2005년 / 성령 / oil on canvas

2장은 방언에 대해 서구의 주요 신학자들이 연구한 성과를 소개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학자들 중에는 이른바 ‘고전적 오순절주의’를 취하는 멘지스R. Menzies 같은 학자들뿐만 아니라 칼빈주의를 비롯한 보다 넓은 복음주의 진영으로부터의 반론을 수용하여 방언에 대한 고전적 오순절 신학의 입장을 수정^변형한 다양한 견해들도 포함되어 있다. 방법론에서 사회학·심리학·인지과학 같은 최신의 접근을 도입해서 흥미로운 결과를 내고 있는 몇몇 학제적 연구들도 소개한다.

3장에서 저자는 흔히 오순절 운동이 20세기 기독교의 변이현상이라는 지적에 대한 응답으로써 이천년 교회역사에서 비록 전면적인 현상은 아니었더라도 면면히 이어져 온 오순절 신앙의 흐름을 짚는다. 20세기 이전 교회역사에서 오순절 운동이 비교적 희미하였던 것은 하나님의 역사 방식의 변화라기보다는 오순절 운동을 불온시하는 신학적 사조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억제된 결과였다고 진단한다.

4장과 5장은 한국 교계와 신학계에서 간헐적으로 벌어졌던 방언에 대한 논쟁과 특히 은사중지론에 기초한 방언중지론의 기원과 논지, 발전양상을 기술하면서 그러한 논증들의 신학적·성경적 약점과 한계를 지적한다. 아울러 방언이 신학적으로 정당할 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서 실제적인 유익이 있음을 주장한다.

이 책은 최근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된 방언중지론에 대한 학문적 응답이라는 점에서 우선 일정한 공헌을 한다. 저자의 이전 저술들에 이어서 오순절 신학을 옹호하고 정당화하는 발전된 학문적 성과이다. 신약학자로서 주석적 엄밀성을 가지고 성경본문을 해석했다는 명백한 장점 외에도 국제적 오순절 신학의 흐름을 간략하나마 소개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책 전반에 흐르는 목회자적 감수성을 독자는 감지할 것이다. 방언으로 하는 기도를 통해 신앙의 유익을 얻고 있는 오순절 신앙의 소유자들에게 적극적인 방언지지자의 격려와 다독임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책의 저술 동기나 저자의 배경을 고려한다면 좀 더 전문적인 학술성이 담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세계 오순절 신학에서 방언에 대한 최근 연구 동향을 좀 더 자세하게 소개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러한 약점들은 아마도 이 책이 일선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왕에 실천적이고 목회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면 평신도들이 좀 더 실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형식과 내용을 갖추었으면 어땠을까?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흐름과 함께 오순절 운동도 고령화되고 그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아프리카의 오순절 교회에서 유학을 온 한 목사가 한국의 오순절 교회는 너무 오순절적이지 않아서 실망했다고 한다. 교회의 세속화는 정직하게 말하면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초월성에 대한 불신의 산물이다. 오순절 신앙은 하나님의 초월성을 체화하고 내면화할 것을 강조함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한국 교회를 거룩하게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순절 신앙의 실천적 동력이 교회의 부패를 막고 나아가 세상에서 소금이 되기에는 어쩌면 신학적 묵상의 깊이가 부족했는지도 모르겠다.

오순절 신앙이든 아니든 하나님의 말씀과 현존 앞에서 우리를 냉철하게 비추어서 분석하기를 게을리 한다면(히4:12-13) 늘 자기를 합리화하고 자기를 만족시키는 데 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방언과 예언하기를 사모하는 열심만큼(고전14:1, 39) 은사의 뜻을 새기고 성경에 비추어 돌아보는 일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CTK 조재천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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