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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속지 마시라!또는 한국 개신교회의 다른 이름, 복음주의
정지영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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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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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주의. 이 글은 누군가 꼭 썼어야 할, 그러나 그 누군가가 ‘나’이길 간절히 바랐던 책의 출간을 목격한 이의 허탈감과 시기심, 그리고 부러움이 가득 들어 있는 서평임.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
  이재근 l 복있는사람 펴냄
 

어렵사리 책을 내고 저자의 귀가 많이 간지러웠을 게다. 책 제목과 주제를 보고 기시감을 느꼈을 독자들로부터 이런 욕들을 참 많이 드셨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신앙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아무짝에도 써먹을 데 없는 복음주의를 왜? “아직도 복음주의 타령이야?” “이거야 말로 ‘복음주의 출판의 스캔들’ 아닌가.”

공감한다. 이 땅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마냥 기독 출판계도 영혼의 어두운 밤을 보내고 있는 이때, 우리 교회도 아니고 세계 복음주의라니! 그건 그렇다 치자. 정작 이 책의 탄생과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한 ‘복음주의 시리즈’를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제 길을 걸으며 출간하고 있는 CLC도, 한국 복음주의 출판의 산실이자 역사 그 자체인 IVP도 아닌 곳에서 나온 이유는 무엇인가(‘못 나올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런 비판적(내 경우엔 시기어린) 시선을 잠시 거두고, 일단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어라? 우리 교회의 과거와 현재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위해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한국 개신교회의 세계사적 문맥인 영미 복음주의를 이해해야 한다는 부인할 길 없는 역사의 지혜에 독자는 어쩔 수 없이 설득당하고, 우리 개신교가 세계 복음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세계화라는 흥미진진한 시각에서 압축시킨 20세기 복음주의 지형도와 흡입력 있는 저자의 스토리텔링 속으로 단숨에 빠져드는 게 아닌가.

유명인들의 추천이라고 철썩 같이 믿는 이들도 없겠지만, “이 책은 우리 손으로 그린 세계 복음주의 지도 한 장이다”라는 한 추천자의 말은 책의 성격과 가치를 정확히 포착했기에 신뢰할 만하기까지하다. 지도를 들고 여행을 떠나본 이들은 이 지도의 필요와 가치(그리고 한계)를 경험적으로 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이 책은 우리 개신교회의 또 다른 이름인 복음주의라는 미로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잘 그려진 한 장의 귀한 지도다.

어찌됐든 제목에 속지 마시라! 확언하건대 이 책은 우리 교회 이야기의 서론이다. 본격적인 저자의 우리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CTK 

정지영
IVP 편집2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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