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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예수 믿으면 행복합니다.”시작은 보잘것없는 신앙고백에서
김희돈  |  don@ct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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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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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색연필과 수채화>

철환.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15년 전 연탄길(삼진기획)로 무려 430만 독자를 울리고 달랬다. 가히 ‘연탄길 신드롬’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무감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멀쩡한 남자들이 지하철에서 연탄길을 읽다 눈물을 훔쳤다. 각종 매체들이 앞 다투어 그의 책을 소개했고 뮤지컬이 되어 무대에도 올랐다. 교과서에도 실렸고 외국어로도 번역되었다. 그렇게 연탄길은 누구나 갖고 있는 시린 삶의 기억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힘’이 있었다. “힐링”이라는 말이 나오기 훨씬 전에 이미 사람들을 보듬어 주었다.

   
사진 : CTK 김희돈

성공, 다시 깊은 고난

그렇게 연탄길이 대중에게 위로의 이름이 되는 동안, 정작 저자는 극도의 고통 속에 빠져 들고 있었다. 이명과 어지럼증, 그에 따른 우울증은 그를 침체의 나락으로 모질게 끌고 갔다. 「연탄길」을 집필하면서 얻게 된 과로가 원인이었다. 작가는 7년간 미친 듯이 원고에 매달렸다. 늦은 밤까지 학원 강사로 일하고 들어와 새벽 세, 네 시까지 글을 썼다. 어렵게 쓴 원고였지만, 출판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원고를 다시 쓰다시피 했다. 원고에 대한 강박은 이미 작가의 목덜미를 옥죄고 있었다. 이것은 작가의 유년시절, 부모님의 잦은 충돌이 빚어낸 일종의 트라우마이기도 했다. 후유증은 결국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에게 성취감마저 만끽하지 못하게 했다. 잠도 편히 잘 수 없었다. 이명은 한시도 떠나지 않고 그를 괴롭혔다. 속절없이 천장을 보고 있는 시간이 늘었다. 작가는 「연탄길」의 어느 비련한 주인공처럼 고통의 긴 터널 속을 헤매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하나님뿐이었다. 아내와 함께 부지런히 하나님을 찾았다. 이명 때문에 교회당 안에서의 예배마저 불가능했다. 교회 밖 창가에 몸을 기댄 채 1년간 예배를 드렸다.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종일 방바닥에 엎드리기도 했다.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하나님께 지치고 실망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종일 누워 죽음을 생각했다. 그러다 급성 폐렴에 걸려 병원으로 침상을 옮겼다.

“막연히 죽음을 생각했어요. 그 때는 ‘죽고 싶다’ ‘죽을 수 있겠다’ 생각했지요. 그런 상태에서 환자복을 입고 병실에 있으니 죽음이 실재적으로 다가 오더군요. ‘아 진짜 죽을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든 순간, 죽음은 ‘공포’가 되었습니다.”

   
이철환 <색연필과 수채화>

볼품없는 신앙고백

죽음의 자각이 그의 삶에 분기점이 되었다. ‘어떻게든 살자’는 마음으로 일어섰다. 그리고 걸었다. 다시 움직였다. 눈 뜨고 감을 때까지 성경을 읽었다. 그 힘이 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 무엇이 그를 일으켜 세운 걸까. 하나님의 은혜였다. 달리 이유가 없었다. 이명은 치료제가 없는 불치병이 아닌가. 그래서 그의 일어섬은 ‘신비’다. 더욱 하나님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극도의 고통을 다시 맛보기도 했지만 아주 쓰러지지 않았다. 간증집회에도 서고 신학교에서 강연도 했다. 다시 글도 쓰기 시작했다. 행복한 고물상반성문 등 새 책을 내면서도 자신의 신앙 이야기를 짬짬이 적었다. 감사와 갈등, 슬픔과 기쁨의 고백이었다. 자연스레 신앙 여정의 자취가 되었고 그렇게 칠 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기준이 달라졌어요. 저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죠. 전에는 처세술 능한, 글 잘 쓰는 유명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소중한 것이란 세상의 가치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밤낮 누워 있어야 했던 그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 아내의 표현대로 가장 순한 양이 된 시간이었기 때문일까. 바라는 것도 없고 화도 낼 줄 모르던, 그저 죽은 것만 같았던 시간이 까닭 없는 저주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돌아보니 하나님이 그의 머리맡에 선물을 놓아두신 시간이었다.

“전에는 제 아픔과 어린 시절의 상처를 글로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고난이 가르쳐 준 것은 인간은 참으로 연약하다는 것, 예수님이 산상수훈을 통해 왜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하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애통할 때가 하나님과 가장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치 않은 지를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변덕스럽고 여전히 좌충우돌하는 자신의 미완성 신앙 고백을 솔직하게 담아내기로 했다.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생명의말씀사)는 작가의 그럴듯한 신앙고백이 담겨 있지 않다. 애통하는 그의 모습을 숨김없이 써 놓았다. 자신의 고백이 하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그리고 하나님 안에 있지만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너무도 힘든 이들에게 진정한 유익을 끼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절망으로 가득한 저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누군가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신앙은 낮과 밤의 투쟁, 사라지는 것들과 다가오는 것들이 서로 싸우는 날의 여명 속에서 온다는 말을 믿습니다. 그 여명을 맞는 순간이 가장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 책은 그 행복의 길에 함께 가자는 제안이죠. 우리가 설령 지금 세속적이어도 실망하지 말자. 부족하지만 시작하자, 함께 가자….”

 

행복의 길

작가는 강연장에 설 때마다 먼저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알린다. 대중작가로서 일종의 커밍아웃을 매번 하는 셈이다. 이제는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이 있다. 하나님을 믿어 조물주의 안목으로, 조금은 다르게 사람과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사람들, 이웃의 이야기를 써 온 그가 사람의 내면을 다루는 작품들을 연이어 내고 있다. 눈물은 힘이 세다 위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그 시선의 이동은 결국 자신의 내면으로 향했다. ‘예수’를 표제로 한 그의 첫 기독교 서적을 통해 작가 자신의 속 이야기가 신앙 고백으로 확대된 것이다. 물론 작가는연탄길을 포함한 모든 그의 책들 속에 예수에 대한 고백을 담아 왔다. 독자들은 그의 책에 기독교 세계관이 담겨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제 작가는

   
사진 : CTK 김희돈

새롭게 만난 예수를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예수님을 쓴다는 건, 그것은 제가 세상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의 메시지입니다.

쓰기가 어렵고 함부로 쓸 수 없어서 그렇지….”

그는 예수가 행복의 이유임을 담아내는 작품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방향은 굳건해졌고 색채는 짙어졌다.

지금 참 행복하다는 작가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행복이 과연 무엇이냐고. 작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아들에게 했던 행복에 관한 말을 인용했다.

‘마땅한 시기에 마땅한 방법으로 마땅한 일을 하는 것….’

작가는 철인의 말을 빌려 자신이 행복한 사람임을 부연하는 듯 했다. 고난의 터널을 지나, 마땅한 방법으로 마땅한 일을 조금씩 해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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