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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마음사용 설명서
송길원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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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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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의 행가래幸家來   새해 마음사용 설명서


□ 고통은 10개월 무이자 할부를 활용하고,

□ 감동은 일시불로 구입할 것,

□ 사랑은 30년 만기 국채를,

□ 우정은 연금처럼 납입할 것을 권함.

□ 감사는 밑반찬처럼 항상 차려놓고,

□ 슬픔은 소식할 것.

□ 이해는 풍성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처럼 싱싱하게,

□ 고독은 뜨거운 찌개를 먹듯 천천히,

□ 용서는 동치미를 먹듯 시원하게 섭취할 것.

□ 기쁨은 인심 좋은 국밥집 아주머니처럼 차리고,

□ 상처는 계란처럼 잘 풀어줄 것.

□ 오해는 잘게 다져 이해와 버무리고,

□ 실수는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통깨처럼 살짝.

□ 행복은 가끔 과식할 것을 허락함.

□ 슬픔이면서 기쁨인 연애는 초콜릿처럼 아껴 먹을 것.

□ 호기심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서라도 마음껏 소비하고,

□ 열정은 신용대출을 권함.

□ 은혜는 대출이자처럼 꼬박꼬박 상환하고,

□ 추억은 이자로 따라오니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되지만,

□ 그리움은 끝끝내 해지하지 말 것.

□ 의심은 단기 매도를 권하며,

□ 평화는 종신보험으로 가입할 것.

□ 변덕스러움은 애널리스트가 분석하듯 꼼꼼하게 다루고,

□ 아픔은 실손 보험으로 처리하고,

□ 행복은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에 넣어둘 것을 권함.


‘해피 뉴 이어! Happy New Ear!!!’

“보내준 새해 마음 설명서 잘 읽어쏘야. 그런데 거 머시냐, 오자誤字부터 고쳐 부러야 쓰것소야. Happy new ear가 뭐시다요? Happy new year재?”

“니가 시방 나한테 문자를 써부러야? 니도 새해에는 영어 공부 좀 해야쓰겄다. 골프장에서 조폭들이 그랬단다. 골프를 치는데 똘마니가 겁나게 잘 쳐분께 열받어분 오야지가 머라한지 아냐? ‘니 요새 가락이 겁나게 늘었다잉.’ 약간 비꼬듯 했것지. 드라이버를 바꾸었단 말에 먼 드라이버냐고 물었더니 ‘XX10’(젝시오) 마크를 자랑스럽게 보임시로 ‘따블 엑스 텐이구만요’ 그랬단다. 오야지가 ‘그럼 새해 선물로 내 꺼는 따따블 텐으로 하나 사와부러라 잉’ 그래갖고 유명상표가 되아부러써야.”

“그랑께 Happy new ear라는 거시여 머시여?”

“새핸디 그 좋은 스마트폰 가꼬 게임이나 하고 있지 말고 고전 좀 읽어부러야. 그래야 미래가 있어분당께. 그라고 요새 영어 어플인가 머신가 좋은 것도 많단디.”

“애플이면 애플이지 어플이 머시다요?”

“내가 그랑께 영어 공부 좀 하라고 했지? 동자승이 스님한테 묻드란다. 부처가 어느 나라 출신이냐고? ‘인도’라고 한디도 녀석이 ‘중국’이라고 이갰단다. 하도 얼척없는 소리를 한께 누가 그라디 하고 물었것제. 아, 그랑께 불상을 엎어 마크를 갈킴시로 하는 소리가 머라한지 아냐? ‘스님, 여기 좀 보씨요.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고 안합디여.’ 그러면서 스님더러 영어공부 좀 하라고 충고를 해부렀단다.”

“우헤헤헤헤…. 참말로 웃기는 작자여. 그나저나 새해부터 말이 쪼깜 긴 거 같은디….”

“그래서 내가 머시라고 했냐? Happy new ear랑께 그라네. 그라고 말이다. 요새 삼성을 추월할라고 덤버드는 중국의 샤오미小米라고 안 있냐. 창업자 레이쥔雷軍이 머라한 지 아냐?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카. 나는 말이여 니가 다이어트 안 하고도 하늘을 날러 댕기는 꿈을 꿔분다.”

“워매. 새해부터 그라고 사람 기를 죽여부요? 나도 올해는 꼭 다이어트에 성공할라고 맘 묵고있소야. 그것은 그라고… 복잡한 이야기를 어떻게 다 기억한데요. 원 포인트 레슨은 없다요? 나는 겁이 난께 새해 마음사용 설명서대로 살랑가나 모르것소야.”

“니도 떠블 엑스 드라이버 들고 골프하냐?”

“아따, 인자 농담 그만하고 한 수 갈케 주씨요.”

“그러냐. 내가 인심하나 써부렀다. 거, 아이에스인가 머신가 안 있냐?”

“얼마 전 세상 떠나분 김대중 선상님의 라이벌 와이에스YS는 있어도…. 발음 조까 고치시오 잉.”

“또 니가 시방 시비를 걸어부냐? 거, 우리나라 김선일 씨를 참수한 무장단체 알카에다 말이여! 그놈들이 프랑스 극장을 공격해 수십 명을 죽애 불고 수백 명을 조자분 사건 모르냐.”

“워매, 그라고 보께 징하게 글로벌이요야.”

“니도 글로벌은 아냐? 하기사 지구촌 시댄께…. 나는 그 뒷 애기에 더 큰 충격을 받아부렀다. 그 때 바타클랑 극장에서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엘렌이란 여성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단다. 17개월 된 아들을 둔 엄마였제.”

“엠병할 놈들”

“능지처참을 해도 모자라지. 그란디 그 남편 앙투안 레리(‘프랑스 블루’ 저널리스트)가 편지를 한나 써부렀단다. 나도 불란서 말은 모른다. 주서 들었어야. 한 번 들어볼라냐? 말은 사투리를 써불어도 글은 표준말로 읽어부러라.

“지난 금요일 밤. 당신들은 너무도 특별했던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내 인생의 사랑, 그리고 내 아들의 어머니였던 사람’이다. 하지만 당신들은 결코 내 증오를 가져가지 못할 것이다.

당신들은 내 분노와 미움을 간절히 얻고 싶겠지만, 증오로 답하는 건 당신들을 그런 인간으로 만든 무지함과 다를 것이 없다. 겁에 질려 내 이웃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내 안위를 위해 자유를 포기하길 바랄 테지만 당신들은 틀렸다. 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살아가겠다.

아내의 모습은 금요일 외출을 나갈 때처럼, 12년 전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아름다웠다.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당신들은 작은 승리를 거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승리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아내가 날마다 우리와 함께할 것을, 당신들이 절대로 가지 못할 자유로운 영혼의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난 알고 있다.”

“워매, 눈물이 핑 돌아부요야.”

“니도 그러냐?”

“그래까꼬 난 다음 말에 충격을 먹어 부렀다. 그 양반이 요라고 써부렀어야.”

“난 더 이상 당신들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난 지금 막 낮잠에서 깬, 갓 17개월 된 내 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아들은 매일 그랬던 것처럼 밥을 먹을 것이고, 우리는 언제나처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 작은 아이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삶으로써 당신들을 괴롭힐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들은 내 아들의 증오도 절대 가져가지 못할 것이다.”

“…”

“니는 용서가 머시라고 생각하냐?”

“그란께요잉. 지난 해 나쁜 기억은 다 잊어부러야쓰것소.”

“내가 유식한 말을 한 번 더 할란다. 용서는 말이여.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동을 옳은 일로 만드는 게 아니여. 상처를 준 사람에게 넘겨준 지 삶의 통제권을 되돌려 받는 것이여. ‘전시작전 통제권!’”

“그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린디요.”

“전직 대통령 노무현 씨가 ‘전시작전통제권’이란 말을 끄집어내서 나라가 온통 친미니 반미니 하고 시끄러울 때가 있었지 않냐? 그 말 ‘자주국방’이란 말보다 겁나게 좋드라. 나는 그 때 그런 생각을 했제. 아이구 내 삶의 ‘전시작전통제권’이나 가져와야 하겠다고.”

“그라나 저라나 가족들을 용서하는 것이 징하게 어렵소야.”

“나도 마찬가지여”

“그람시롱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나한테 한다요?”

“니는 아직도 모르냐? 내가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하는 거여. 그래서 내가 머시라고 그라드냐 ‘Happy new ear!’라고. 안 그라믄 니도 한 해 끝에는 반성문 써야 한당께.”

“반성문이라고라”

“니가 아까 글로벌이라고 안 했냐? 반성문을 영어로 ‘글로 벌’이라 하는 것이여!”

새해가 왔다. “Happy new ear!!!”     

 
CTK 2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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