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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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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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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국가
게리 하우겐과 빅터 부트로스 지음, 최요한 옮김, 옐로브릭 펴냄

 

 

폭력이라는

악의 연대에 맞서기

 

여러 올해의 책들 가운데 선정위원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책이 폭력 국가이다. 많은 언론의 주목과, 기독교 밖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소문만큼 많이 팔리지는 않은 책이라 더욱 아쉬움이 큰 책이다.

선정위원들의 평은 이렇다.

폭력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강자에서 약자에게로, 가진 자들로부터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로 향한다. “빈곤사회에 폭력이 창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법과 경찰이 가난한 이들을, 그중에서도 힘없는 여성과 아동들을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법의 수호자들이, 가난한 약자들로부터 부요한 강자들을 지킨다. 법은 시민이 아닌 정부를 보호한다. 법치의 왜곡이다.

여덟 살 소녀 유리의 시신이 아침의 거리에서 발견되었다. 소녀는 성폭행을 당했고 다리가 부러졌고 머리가 짓이겨져 있었다. 전날 밤 유리가 갔던 부잣집에선 유리의 피 묻은 옷가지가 발견되었다. 목격자도 있었다. 하지만 시신에서 검출된 정액 샘플을 비롯한 모든 증거는 사라지고 증언은 묵살되고 진실은 은폐되었다. 부자의 변호사, 경찰, 검사, 병원장의 공모다.

유리의 나라 페루에서는 이러한 폭력과 진실의 은폐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페루의 여성 50퍼센트 이상이 폭력 피해자이고, 47퍼센트가 강간 피해자다. 필리핀의 세부는 아동 인신매매 범죄세력의 온상지다. 우간다의 수감자 중 3분의 2는 재판을 받지 못한 채 갇혀 있다.

빈곤은 폭력을 낳고, 폭력은 빈곤을 심화하며, 권력은 이 체제를 ‘합법적으로’ 강화한다. 이러한 악의 연대는,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저개발국들에서의 폭력에 맞선 인권보호단체 국제정의미션IJM를 창설하고 각 나라의 폭력 현장에 뛰어들었다. 유리의 가족들 곁으로 가는 것이다. 그리고 페루의 형사사법제도에 맞서 싸우고 개혁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것은 가능한 싸움”이기에 “희망의 프로젝트”라 명명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효과적인 형사사법 제도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절망의 미신”을 타파하길 바란다.

국가 폭력은 구조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은밀히 행사되고 치밀하게 은폐된다. 우리에게도 이 싸움이 여전히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그 절실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깜짝 놀란 다급한 목소리로 되물어야 한다. 혹여 나는 그 악의 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그 다급함으로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다.

그리고 다양한 칭찬과 희망이 이 책의 선정에 반영됐다.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또 교회와 세상의 경계선에 서 있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 많이 나오지 않는 기독교계의 출판 경향으로 볼 때도 이 책은 의미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다양한 폭력들에 맞서 싸워온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현장을 조명하는 출판물도 나올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게 해주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우리나라 버전을 기대하는 마음이 올해의 책 선정에 담긴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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