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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낯선 아나뱁티스트그들에게서 오늘 우리 모두의 공통 고민을 발견한다
김은홍  |  amos@ct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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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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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목사 김기현, 그가 지난 2년 동안 매일 아침 성경을 묵상하며 쓴 내밀한 영혼의 일기들을 묶어 책으로 냈다. 그의 열세 번째 책인 말씀 앞에 울다는 변증과 지성적인 이전의 글들과는 달리 감성적인 글이다. 그가 ‘CTK 2016 올해의 책’ 선정위원이었기 때문에 그의 말씀 앞에 울다는 후보에서 일찌감치 제외되는 역차별을 받았다. 올해의 책을 뽑는 현장, 송인규 교수의 “책집”에서 그를 만났다. 책 이야기는 되도록 빼고, 그의 또 하나의 활동 영역인 ‘아나뱁티스트 운동’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승범

목사님의 신간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좋은 반응을 기대합니다. 가정집 교회인 로고스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독서와 인문학 운동을 하는 로고스서원 사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

남들이 안 하는, 그러나 하고 싶어 하는 일만 골라서 하네요.

 

왜 우리는 ‘하고 싶어 하면서도 하지 않는’ 것일까요? 용기가 부족해서, 비겁해서일까요? 아니면, ‘하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일종의 허위의식 아닐까요? 속마음은 하기 싫은데 우리가 익힌 가치가, 그것을 기독교 세계관이라 하든 아니면 달리 뭐라 부르든, 그것이 우리의 양심에 대고 ‘하라’고 명령할 때,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일종의 무의식적 회피 반응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속마음에 굴복하지 않고 정말 ‘행동’하려면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목사님의 또 하나의 활동 장인 아나뱁티스트 운동에도 적용될 것 같습니다.

아나뱁티스트에 대해서 요즘은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불편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적대시하는 것을 넘어서 이단시하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아나뱁티스트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현상이 여전합니다. 신학교에서 아나뱁티스트라는 이름을 종교개혁 수업에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다루는 분량도 극히 적습니다. 또한 내용도 아나뱁티스트에 대한 비판 일색입니다. 「신약 성서의 윤리적 비전」으로 유명한 듀크대학교의 신약학자 리처드 헤이스도 그렇게 이야기하더군요.

 

흔히 “재세례파”나 “재침례파”라고 하는데, 굳이 “아나뱁티스트”라 부르는 까닭이 있습니까?

아시다시피 우리 신학계에는 합의되지 않은 전문 용어들이 있습니다. 가령 “포스트모던” 같은 것이지요. “탈현대” “후기 현대” 또는 “현대 이후” 등 다양한 용어 제안이 있습니다. 쉽사리 일치가 안 되니까 그냥 “포스트모던”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아나뱁티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재세례파”와 “재침례파”라는 두 단어가 동시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재세례파”가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재침례파”는 침례교 배경을 가진 분들이 주로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교회 대다수가 ‘뱁티즘’Baptism을 “세례”라고 번역해왔기 때문이지요.

영어권에서는 ‘뱁티즘’이라고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니 별 문제가 없지만, 이 단어를 번역한 한국 교회는 신학적 배경이나 입장에 따라 ‘침례’나 ‘세례’를 각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아나뱁티스트’라는 단어의 번역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반적으로 ‘아나뱁티스트라’고 부르는 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가깝고도 본래 뜻에 충실한 번역 용어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냥 ‘아나뱁티스트’라는 용어가 자리를 잡을 것 같습니다.

 

“아나뱁티스”와 관련도 있고, 용어 번역 문제와도 관련 있는 다른 예가 하나 더 있습니다. 흔히 “급진적 종교개혁”이라고 하는데, “래디컬”Radical을 최근 ‘근원적’이라고도 옮기기도 합니다. 두란노아카데미의 기독교고전총서의 스무 번째 책 성령주의와 아나뱁티스트 종교 개혁자들에서 “근원적 종교개혁의 문헌들”을 다루는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역사신학자 일부가 ‘급진적’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과격하다, 불온하다, 위험하다, 폭력적이다―이 좋지 않고, 이 단어의 어원이 ‘뿌리’라는 점을 감안하고, 그 개혁운동이 원래 추구했던 것이 뿌리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철두철미한 개혁 운동이라는 의미에서 ‘근원적’으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아나뱁티스트 운동을 전개할 때 부정적 의미에서 “래디컬하다”는 오해를 극복해야 하고, 그러자면 명칭에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제거하는 것은 적절하고 의미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 ‘근원적’ 종교개혁이라는 용어가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근원적 종교개혁’이 우리가 그 동안 알고 있던 것과 별개의 어떤 것을 지시한다는 오해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당시 사용된 관례를 보건대, 급진적이고 과격한 불온 세력이라는 의미로 붙여졌거든요. 그렇지 않다고 오해를 불식시키려한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렇게 되면 16세기 종교개혁에서 아나뱁티스트의 ‘급진성’마저 순치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아나뱁티스트는 더 철저하고 급진적이었습니까?

아나뱁티스트가 가톨릭, 개신교와 다른 제3의 운동이냐, 아니면 개신교의 일부냐 하는 논쟁이 현재진행형이기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종교개혁의 산물이고 일부라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합니다. 주류 종교개혁 운동을 끝까지, 그 뿌리까지 밀고 나간 것이 아나뱁티스트입니다. 삼위일체로 대표되는 교리에서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교파와 학자들이 갖는 통상적인 차이나 강조점의 차이 정도일 뿐입니다.

여기서도 명칭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회사에서 주류 종교개혁 운동을 영어로 “매지스티어리얼 리포메이션”Magisterial Reformation이라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관료적” 종교개혁, “관주도적” 종교개혁이라고도 합니다. 루터와 칼뱅, 츠빙글리의 개혁운동이 영주나 시의회라는 국가의 힘을 빌려, 또는 국가에 의존하거나 연합해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종교개혁 자체가 기독교 내부의 개혁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사회개혁이라는 요소도 강합니다. 그리고 그 둘이 분리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종교개혁자들이 국가를 배제한 채 순수하게 교회를 개혁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나뱁티스트는 그걸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그들은 ‘오직 성서’라는 종교개혁의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교회의 개혁은 오직 성서에 의해서 이루어져야지 국가의 법률이나 정치권력, 관습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루터와 츠빙글리가 애초에 주장했던 것이었습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관되게 실천하자고 한 것입니다. 아나뱁티스트는 츠빙글리의 제자 그룹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츠빙글리와 함께 교회를 개혁하면서 츠빙글리가 시의회의 눈치를 본다고 생각한 그들은 츠빙글리가 처음부터 가르친 대로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자고 요구했지만 거부되었고, 그때부터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입니다. 한쪽은 국가의 무력power을 힘입어 타인의 목숨을 빼앗는 자가 된 것이고, 다른 한쪽은 십자가의 무력powerless으로 타인을 위해 목숨을 내어주는 자들이 된 것입니다. [전문 보기: 아직 낯선 아나뱁티스트]

CTK 인터뷰 김은홍 편집인 2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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