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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 않은 목사바쁘다는 것은 헌신이 아니라 배신의 조짐이다
유진 피터슨  |  Eugene Pet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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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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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일을 끼워 맞추기 위해서 끊임없이 내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면 어떻게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살라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나는 수신 란에 ‘바쁘신 목사님께’라고 적어 내게 보낸 편지를 읽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린다. 내가 바쁠 때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가장 안 좋은 점을 부추기는 사람에게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이 형용사의 정확한 의미를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아첨하거나 동정심을 표하는 방식으로 이 말이 사용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참 안 됐네요. 자기 양떼에게 너무 헌신되어 있어서 일이 끝이 없고 아낌없이 자신을 희생하는군요.”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바쁘다는 말은 헌신commitment이 아니라 배신betrayal의 조짐이다. 바쁘다는 것은 온전히 드리는 것devotion이 아니라 그분을 저버리는 것defection이다. 목사 앞에 붙는 ‘바쁜’이라는 형용사는 마치 간음하는 아내 혹은 횡령하는 은행가라는 말처럼 우리 귀에 들려야 한다. 목사 앞에 이 형용사를 붙이는 것은 형편없는 험담, 신성모독적인 모욕이다.

투르의 힐러리Hilary of Tours는 목사가 바쁜 것은 하나님의 일을 대신하려고 하는 신성모독적 불안이라고 진단했다.

나는 (그리고 내 생각에 대부분의 목사들은) 두 가지 이유에서 바쁘다. 둘 다 수치스런 이유들이다.

나는 허영심 때문에 바쁘다. 나는 중요한 사람, 비중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바쁜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어디에 있겠는가? 믿기 힘들만큼 긴 근무시간, 꽉 찬 스케줄, 시간에 대한 압박은 나 자신에게, 그리고 그것을 알아보는 모든 사람에게,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증거가 된다.

병원에 갔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반쯤 열린 진료실 안에서 의사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저 사람이 실력이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실력 있는 의사라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것이고,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 내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평을 하겠지만, 그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깊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그러한 경험들이 내게 영향을 미친다. 꽉 찬 스케줄과 일에 시달리는 것이 중요성의 증거가 되는 사회에서 나는 살고 있다. 그래서 스케줄을 채우고 일에 시달리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본다면 나의 중요성을 인정할 것이고, 그러면 나의 허영심이 만족될 것이다.

나는 게으르기 때문에 바쁘다. 나 스스로 단호하게 결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대신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나태함이다. 너무 무성의하기 때문에 직접 자기 일을 정하지 못하고 목사의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내가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정하게 내버려둔다. 사람들의 생각 속에 목사란 모호한 존재일 뿐이고, 하나님과 그리고 선한 뜻에 대한 것들과 어렴풋이 연관된 중요하지 않은 인물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종교적이거나 뜻이 좋으면 바로 목사에게 배당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임무들이 목사에게 진지하게 제안되기 때문에 나는 그냥 따라간다. 거절하려면 힘이 들고, 게다가 거절이 묵살로, 종교의 배신으로,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냉담한 무시로 해석될 위험이 늘 있다. [전문 보기: 바쁘지 않은 목사]
 

Eugene H. Peterson, The Unbusy Pastor Leadership Journal 1981; CTK 2016:4

이 글은 유진 피터슨, 바쁘지 않으면서 전복적이고 묵시적인 목회자의 영성(포이에마, 2012)의 “바쁘지 않은 목사”를, CTK의 편집 기준에 맞추어 일부 다듬어 다시 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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