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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 천국에서 만날 나의 친구[하늘바래기]
김은홍  |  amos@ct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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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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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천不俱戴天.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 원수는 반드시 갚아야 한다. 죽여라. 만에 하나 이게 진리라면, 그 하늘 아래에는 끝없는 살육만이 되풀이될 것입니다. 만인이 만인의 원수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진리를 뒤집어엎으셨습니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

예수를 따른다고 하는 우리는 어떤가요?

타락한 세상에서 나쁜 것은 더 빨리 번지고 더 널리 퍼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온갖 정보―저급한 거짓 정보, 헛소문도 여기에 듭니다―가 순식간에 어디에나 전달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같은 하늘에 있을 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거짓 정보에 현혹되어 원수 취급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죽어도 일말의 동정심이 가지 않고, 죽여도 일말의 죄책감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 누군가가 혹여 지금 이 순간 머리에 떠오르십니까? ‘저 인간 죽었으면 좋겠어!’ ‘저 인간 잘 죽었네!’ ‘저 인간 죽여 버리고 말거야!’ 우리의 마음은 이미 살인자입니다. 인터넷 댓글로 SNS로, 온갖 미디어를 동원하여 우리는 실시간 인격살인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참담하게도,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를 원수 대하듯 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설사 내 원수라 하더라도, 주님의 명령을 따른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인데 말입니다. 아니, 우리는 믿지 않는 이들보다 더합니다. 그들은 원수와는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원수와는 ‘하늘나라에서도 함께 지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에서 나의 원수 된 자는 곧 천국에 갈 수 없는 자라 여기는 것입니다. 내 원수는 곧 하나님의 원수라 여기는 것입니다. 완성된 하나님 나라가 아닌 이상, 교회 안에서도 늘 이견과 갈등이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는 쉽게 착각합니다. 내 생각이나 판단이나 행동이 옳다고 확신하면, 나와 다른 견해나 행동은 옳지 않은 것, 그른 것, 나쁜 것, 더 나아가 악한 것이라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이 땅에서 나의 원수가 되고, 그를 나의 천국에서 배제시킵니다. ‘저 인간이 가는 천국이라면 나는 안 가겠어.’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속마음은 이것이지요. ‘나는 천국에 갈 수 있지만, 저 인간은 절대로 천국에 못 가.’ ‘불구대천’ 정도가 아니라, 말하자면, 불구재천不俱在天입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미래는 오직 하나님께서 결정하십니다. 이 땅에서 내게 주어진 일은 원수와 화해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입니다.

포용과 포옹의 신학자 미로슬라브 볼프는 그래서 말합니다. “천국에서 만나게 될 당신의 원수를 사랑하십시오.” 김은홍 편집인 CTK 20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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