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인터뷰
이단을 보면 한국 교회가 보인다취재 현장에서 ‘신천지 사람들’ 만난 CBS 기자들
김희돈-고석표, 송주열  |  CTK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09.22  
트위터 페이스북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구글 msn
   
CTK 김희돈

난 4월 29일 신천지가 대규모 시위를 감행했다. 위장과 모략으로 정체를 숨기기에 능했던 신천지가 제 발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신천지는 지금도 기독교방송CBS과 한기총이 자신을 이단사이비·반사회적 집단으로 호도했다고 주장한다.

신천지의 폐해가 컸던 한국 교회는 ‘신천지 OUT’ 캠페인을 통해 점차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운동의 전면에 나선 것이 바로 기독교방송이었다. 10여 년간 신천지의 피해 현장을 찾아다닌 CBS의 고석표(사진 왼쪽), 송주열 기자(사진 오른쪽)를 만났다. 방송에서는 다하지 못한, 신천지와 그 피해자들, 그리고 한국 교회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신천지가 대대적인 전국 단위의 시위를 벌였다. CBS 사옥 주변에 1만 명이 넘게 몰려 왔는데 업무에 지장을 겪지는 않았나?

고석표: 그냥 시끄럽기만 했다. 업무에 방해가 된 것은 전혀 없었다. 이와 별개로 ‘CBS 사장’ 앞으로 편지가 280통이나 한꺼번에 온 일이 있다. 신천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데 몰아서 편지를 부치는 것은 업무 방해의 소지가 있다. 그리고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을 사칭해서 CBS에 편지를 보낸 것은 명백한 명의 사칭이다.

제주CBS에는 물리적인 피해가 있었다. 피의자를 잡았는데 신천지 모 지파 소속임이 확인되었다.

 

신천지가 작정하고 전면전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 이번 집회에 대해 신천지도 할 건지 말 건지 내부 고민이 꽤 있었던 것으로 안다. 전면전이기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집회양상은 달랐다. 동원 인원과 방식도 다양했다. 소수가 시위에 나선 경우도 많았다.

 

CBS가 이단들과 싸운 사례 중에 ‘신천지 OUT’과 비슷한 전례가 있었나?

: 이단들에 대한 보도는 꾸준히 해 왔지만 신천지처럼 다룬 적은 없었다. 라디오 시절, “하나님의 교회”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 때 그들이 회사로 몰려와서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다.

 

CBS는 언제부터 신천지 문제를 다뤘나?

: 2003년도에 최경배 기자가 신천지 무료신학원을 잠입취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시작해 신천지 문제를 간간히 다뤘다. 신천지 기사의 빈도수는 2006년 당시 신천지 교육장이었던 신현욱 목사가 신천지에서 탈퇴하면서 크게 높아졌다. 이후 2012년, CBS가 신천지 피해를 전사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로 인식하여 ‘신천지 OUT’으로 대처 활동을 본격화 했다.

 

거의 10년 넘게 신천지 문제를 다뤄 왔다.

: 아쉬운 것은 무료성경신학원이 한창일 때 그 때 교계가 대응조치를 명확히 취했다면 신천지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교인들은 성경에 대한 갈급함이 상당하다. 한국 교회가 그것을 그냥 방치한 결과다.

송주열: CBS 보도에는 피해자들에게 주목하여 그 원인에 접근하는 기사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신천지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고 사회적 경각심까지 불러왔다. 피해자들이 왜 거리로 나오는지, 왜 분노하는지에 집중한 결과가 신천지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대규모 시위를 도발한 걸 보면 다큐멘터리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CBS, 2015) 등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 같다.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 신천지 취재를 하다 보니 콘텐츠가 꽤 쌓였다. 그런데 단편적인 뉴스로만 다룰 게 아니라 압축해서 집중적으로 신천지의 해악과 위험성을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겠다는 얘기가 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나왔다.

 

‘모임’이라면 편집회의를 말하는가?

: 아니다. 그냥 기자들끼리 얘기하다가 나왔다. 신천지 기사를 써 온 게 10여년 이상인데, 언제까지 비슷한 패턴의 기사를 쓸 것인지 되물었다. 방송으로 더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단상담소에서 사람들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1~2달 정도 교육을 받으면 신천지의 세뇌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니 그게 대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신천지 상담 현장을 직접 본 소감은?

: 다시 회복되는 이들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실패율도 높았다. 신천지가 개종교육에 대한 모든 상황을 사전에 철저히 파악해서 교육시킨 결과다. 부모를 만날 경우, 소위 보쌈을 당할 경우, 현장에서 개종교육을 받을 경우 등 상황별로 상세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상담을 권해도 모두 밀어내고 쳐낸다. 어떤 청년은 부모가 밥에 약을 타서 상담소에 데리고 갈까봐 아예 식사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 일단 상담소에 가는 것 자체를 신천지에서는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상담소에 걸어서 가는 사람들이라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 그런데 어쩔 수 없이 “보쌈”을 해서 상담소에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다, 신천지에 “강제개종”이라고 떠들 수 있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바꿔 생각해 보면 신천지의 그런 말은 가증스럽다. 자신들은 거짓말로 미혹하는 ‘사기’ 개종자들 아닌가.

 

다양한 신천지 사람들을 직접 만났는데.

: 소위 이만희 측근이라는 사람들, 지파 섭외부장들, 청년회장 등 다양한 부류의 신천지 사람들을 만나 봤다. 전반적으로 매우 공격적이다. 카메라와 취재 내용을 뺏으려고 폭력적이다. 무엇보다 대화가 안 된다. 보도는 공적 영역인데 정상적인 취재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인신공격도 심하다.

 

그들이 진정으로 신천지 교리를 진리로 믿고 있는 것 같은가?

: 신도그룹과 지도부로 나누어 봐야 한다. 보통 신도들은 맹신자이므로 철저히 교리를 믿는다. 그 위의 부장급, 지파장 같은 지도급에게 신천지는 신앙보다는 생활일 뿐이다. 일종의 생계 수단이라고 할까. 기자로서 받은 느낌은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한 조직 관리자로 보인다. 신도들만 불쌍하다.

 

신도들은 거짓 진리에 완전히 속은 것이다?

: 그렇다. 먹고 살기 위해서 세를 확장시키는 지도급들에게 신도들이 착취당하고 있다. 올라갈수록 호화스런 생활을 한다. 그들도 바라보는 게 있다. “나도 언젠가 ‘지파장’이 되겠다.” 자기 조직 무너지면 끝나는 다단계와 유사한 면이 있다.

: 신천지에서 나온 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사람을 데리고 오면 신천지에서 수당을 준다고 하더라. “몇 명을 더 데려와서 포상금을 주니까 그것으로 결혼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신천지 안에서 생계형 경제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장취재하면서 느낀 한국 교회의 대응 자세는 어떤가?

: 정말 안타깝다. 교회도 교단도 연합체도 대책이 전무하다. 물론 경각심은 생겼다. 예방 차원에서 포스터는 잘 붙인다. 사실 신천지에 안 빠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돌아온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게 전혀 없다. 그래서 신천지로 다시 돌아간다. 충격적이다. 기성 교회들은 이단과 관련한 사안들을 대단히 터부시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는 안 된다. 수면 위로 끌어 올려야 한다. 교회 안에 대책 그룹과 전문가를 세워야 한다.

문제가 있는데도 덮으려고만 한다. 그러니까 신천지가 독버섯처럼 퍼진다. 내 교회로 돌아와 신앙생활을 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된다. 딴 교회라도 가서 정착하면 다행이다. 신천지상담소가 있는 구리의 모 교회에 신천지 탈퇴자들이 많이 가고 있다.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목적이 있기도 하지만 기성 교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전에도 탈퇴자들이 모이는 교회가 생긴 것으로 안다.

 

이단에 빠졌다는 일종의 꼬리표가 붙은 셈인 것 같다.

: 맞다. 교회가 이단 피해자들을 수용하지 못한다. 세월호 유족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와 흡사하다. 누구나 빠질 수 있는 게 이단이다. 내 가족, 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인식이 시급하다.

: 안타까운 것은 한국 교회가 잃고 있는 청년층이 신천지에서는 30퍼센트에 달한다는 것이다.

: 특히 인물 좋고 재능 있는 청년들을 집중해서 미혹한다. 잘 대해주고 멋진 이성친구까지 소개시켜 주면 안 넘어갈 수 없다. 그래서 교회들이 하루속히 대책반을 만들어야 한다. 신천지에 뺏긴 가족 때문에 고통당하는 분들이 거리로 나가는 이유는 교회와 교계 연합기관이 아무것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에서 내 가족 돌려달라고 외치는 것인데 신천지에게 소송을 당한다. 폭력도 당한다. 그러면서 경찰서에 불려 다녀야 하고…. 이런 부분에 대한 짐을 교회가 들어줘야 한다. 교회든 교단이든 연합회든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피해 가족들은 결국 좌절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사실 컨트롤 타워의 역할은 연합기구가 먼저 나서야 할 일 아닌가?

: 그렇다. 성명서만 발표하면 뭐 하나. 성명서가 지금 몇 개인가. 8개 교단 이단대책위에서 법률전담팀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진행이 더디다. 결국 돈 문제다.

 

신천지는 날아가는데 기성교회는 기어간다는 소리가 있다.

: 그렇다. 최소한 교회 안에서 이단 피해를 쉬쉬하지 말고 더 이상의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

고: 총신대학교 신학생이 신천지에 빠졌다가 다시 돌아온 사례가 있다. 이렇게 신학생들도 빠진다. 젊은이들이 성경에 호기심이 많으니까 교회에서 이런 계층을 잘 가르쳐야 하는데 그게 약하다. 한다 해도 만족감이 적은 것 같다. 교회의 성경공부가 달라져야 한다. 정말 진솔하게 묻고 답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 교계가 각성해야 할 부분이 또 있다. 바로 교세 확장의 유혹이다. 일부 교단들이 교세를 늘리기 위해 교회를 끌어 모은다. 이것을 교단 세탁의 기회로 삼는 위장교회들이 많다. 세 불리기 하다가 이단을 침투시키는 빌미를 제공한다. 무인가신학교에서 무분별한 목사 안수 발급하는 것은 위장교회 목회자 양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천지 OUT’과 다큐멘터리 제작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나?

: 신천지의 이탈자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좀 더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신천지 피해 상담 건수가 5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여러 가지 후속 평가를 해볼 필요는 있다. 신천지에게 가장 큰 타격은 아마도 교주가 사망하는 것이 될 것이다.

: 사망해도 조직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 최소한 큰 폭으로 와해 될 것이다. 신천지가 철저히 믿고 있는 게 교주의 영생불사 아닌가. 신천지 사람들에게 물으면 “어떻게 교주가 죽느냐”고 반문한다. 진짜 교주가 안 죽는다고 믿는다. 놀랍다.

: 신천지는 교주와 교리에 자긍심이 대단하다. 신천지가 자꾸 공개토론하자고 제안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공개토론은 이단전문가들이 신천지에 숱하게 제안했던 것이다. 매번 교주가 거절했다. 그런데 신천지 신도들은 그들의 토론 제안이 안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 기성교회가 못하는 걸로 착각한다. 이것을 전략적으로 깨뜨릴 필요가 있다.

 

취재하다가 신천지로부터 피해를 입지는 않았나?

: 물리적 충돌은 거의 없었다. 한 쪽으로 에워싸이게 되는 경우는 자주 있었다,

: 4.29 시위 때도 신천지는 일사분란하게 나름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더라. 쓰레기 다 가져가고 절대로 차도를 넘어서지 않고. 반사회적 집단으로 각인되지 않기 위한 필사적 몸부림이다. 절대로 불미스런 일을 만들지 않더라.

 

‘신천지의 역습’ 이후 CBS의 향후 대응은?

: 변함이 없다. 우리가 한국 교회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일들을 하고 있다. 한국 교회와 사회를 위해 가교 역할을 하는 것. 신천지와의 싸움도 마찬가지다. 싸움은 계속 가는 거다.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 않겠나. 인터뷰 김희돈 CTK 2016:7/8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68길 98 5층  |  대표전화 : 080-586-7726  |  팩스 : 02-6919-1095
발행인 : 오정현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은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은홍  |  사업자등록번호 : 214-88-27116  |  통신판매업신고 : 제01-2602호
Copyright © 2017 Christianity Today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