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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지 못했던 창조과학의 역사
정지영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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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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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자들
로널드 M. 넘버스

신준호
새물결플러스

          
                                                               




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6일, 그러니까 하루를 24시간으로 계산해서 144시간 만에? 땅 위에 사람의 죄가 관영하자 하나님은 홍수로 심판하셨다. 지구 전체를? 너무나 당연한 얘기 같은가? 미안하지만, 그렇지 않다. 충격적인가?

그러나 정말로 성경을 일점일획도 틀리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그리스도인 중에는 천지창조가 몇 만 년에 걸쳐 일어났으며, 노아의 홍수도 전 지구적인 게 아니라 국지적인 것이었다고 믿으며, 심지어 하나님이 진화라는 방법을 사용하셔서 창조 계획을 펼치셨다고 믿는 이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한국 교회가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이 창조과학, 정확히 말하면 과학적 창조론(Scientific Creationism)은 기독교 역사에서 주류였던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이 창조과학은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언제부터 우리의 신앙고백의 일부가 되었을까? 과학사학자 로널드넘버스에 따르면 20세기 초까지 정통 개신교에는 간격설이나 날―시대 이론에 토대한 ‘오랜 지구론’이 주류였을 뿐 아니라, 상당수가 유신론적 진화론을 지지하거나 최소한 진화론에 열려 있었다.

이런 흐름이 역전된 것은 1920년대, E. W. 화이트의 계시와 문자주의 성경 해석에 근거한 안식교가 역시 근본주의 신학에 토대해 문자주의적 해석을 중시하는 세대주의와 미국 보수주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남침례교와 결합해 반진화론 전선을 형성하고 또 확산하면서부터였다. 지질학과 화석학적 증거들로 대홍수의 역사를 증명함으로써 진화론의 허구성을 밝히려 했던 그들의 노력은 아마추어 과학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에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중, ‘진화적 창조론’을 주장한 버나드 램의 과학과 성경에 관한 기독교적 관점(IVP 출간 예정)에 위기감을 느낀 수리학자 존 휘트컴과 신학자 헨리 모리스가창세기의 대홍수(성광문화사)를 1961년 출간함으로써 과학적 기반이 약했던 ‘창조과학’을 현재의 위상에 이르게 한다.

1991년 초판 출간 이후 창조론의 연속선상에서 진행된 ‘지적설계’와 미국 근본주의의 독특한 현상이었던 창조과학이 어떻게 세계 운동으로 확산되었는지를 포함한 개정판인 이 책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바로 창조과학이 시발하고 활발하게 전개되던 이 시기가 우리 보수주의 교회의 신학 정체성이 확립되던 시기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 곳곳에는 1900년대 초중반 우리 보수주의 기독교와 연결되어 있는 주요 인물, 기관들이 창조과학운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중요한 단서들이 숨어 있다.

이 책이 창조과학을 비판하기 위해 쓴 책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겠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 책이 사이비 과학을 신봉하는 성서문자주의자들을 향한 학문적 ‘원자폭탄’이 아님은, 창조과학론자들에게 이 책이 익히 알려져 있고, 공개적으로 널리 읽혔다는 사실을 통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그저 한 때 안식교도였다가 이제는 불가지론자가 되어버린 한 과학사가가 당대 진화론자들과의 전투에서 성경적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 창조론자들, 특히 창조과학론자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신앙을 과학을 통해 변증하려 했는지를 (그것이 성공적이었는지는 별개로 하고) 방대한 사료를 놀라운 학문성을 발휘해 추적한 탁월한 과학역사서인 것이다. 정지영 IVP 편집2부 편집장 CTK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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