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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라는 즐거움, 현대라는 불안함
정지영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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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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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신학 지형도
켈리 케이픽, 부르스 맥코맥 엮음
박찬호 옮김
새물결플러스 펴냄


통 교회의 역사 속에서 확립된 교리를 현대적 변질·변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서 후대에 고스란히 물려주는 것만이 신학자의 일이라고 굳게 믿어온 이들에게 현대신학은 언제나 불온한 학문이었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을 확고히 붙잡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은 시대 한가운데를 살아야 하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당대의 시대정신과 대화하는 현대신학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두드려 보고 싶은 영역이다.

이 책은 스탠리 그렌츠와 로저 올슨의 20세기신학(IVP), 데이비드 포드 편집의 현대신학자들(CLC), 제임스 리빙스턴의 현대신학사상(한장사) 등 연대기 순서, 특정 신학자 및 신학 사조를 중심으로 한 기존 현대신학 교과서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든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한 필요로 시작되었다. 현대신학을 고전적인 교리―신론, 인간론, 기독론, 구원론, 성령론, 교회론, 종말론―들의 크고 세부적인 주제의 흐름에 맞춰 통합·정리함으로써 현대 신학자들이 다루었던 모든 주요 교리들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마주하고, 특정 신학 주제들이 대두되었을 때에 핵심 주제들, 그에 따른 반응, 그리고 발전 과정 등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기획되었는데, 제법 그 목적을 잘 성취한 듯하다.

무엇보다 기독교 윤리학, 실천신학을 현대신학의 주요 영역에 포함시킨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교리들이 대부분 이론 신학에 한정되어 다뤄지고, 실제로 신학을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데, 현대신학을 다루면서 두 학문과의 연관성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된 이유도 이유겠지만, 궁극적으로 이론 신학과 실천 신학을 구분 짓지 않으려는 시도로 읽혀 고무적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서구 남성 중심적으로 전개되었던 신학의 역사라는 본래의 한계이겠지만 해방신학, 여성신학, 흑인신학, 복음주의신학 등 현대신학의 주요 흐름을 필요한 부분에서 빠뜨리지 않고 다루고 있음에도 여전히 다수세계 및 여성 신학자에 대한 언급이 빈약한 것은 아쉽다. 케빈 밴후저, 리처드 린츠, 마이클 호튼 같은 좀더 보수적인 현대 신학자들의 글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복음주의, 보수주의 신학자 및 영성가 등을 다룬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지도는 훨씬 더 복잡한 실제 땅에 대한 개관을 제공할 뿐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지도는 새로운 곳을 탐사하려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유용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현대신학 지평도는 현대신학이라는 불온한 땅을 꽤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게 해 줄 책으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기존 교과서들과 병행해 읽을 때, 그 세계는 더 풍성해질 것이다.

사족: “최근의 삼위일체론의 흥분된 부흥에 속한 것 중 일반적으로 칭송을 받는 모든 것은 이미 보다 오래전 자료들 안에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다”는 말이 현대신학을 불안한 시선으로 보는 보수주의자들의 자기정당화 논리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CTK 2016:10 정지영 IVP 편집2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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