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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야근하라, 쉬지 말고 야근하라, 범사에 야근하라?가정에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자
송길원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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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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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원의
행가래 幸家來

 

1507년 프랑스 삐칼텐주 노용시 출생.

1512년 한참 재롱을 떠는 다섯 살에 어머니를 잃고 어두운 청소년기를 보냄.

1536년 스트라스부르크에서 난민목회 중 두 아이를 거느린 여신도 드 뷔르와 만남.

1541년 드 뷔르와 결혼.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사망.

제네바에서 컨시스토리Consistory를 설립하여 결혼, 가정, 성(性)을 집중적으로 다룸과 동시에 뒤틀린 결혼제도(성례, 조혼, 매매혼 등)에 반기를 들고 개혁적 목소리를 높임.

1537년과 1542년 1, 2차에 걸쳐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을 위한 교리교육서 출간.

1549년 드 뷔르와 사별, 8여년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음. 이후 재혼녀였던 드 뷔르가 남긴 두 아이들의 개망나니 짓으로 목회의 위협을 받음.

 

누구일까?

기독교강요, 종교개혁가, 장로교의 아버지, 10월의 인물…. 그러면 알까?

존 칼빈John Calvin(1509~1564)을 두고 한 말이다. 존 칼빈을 우상처럼 떠받드는 이들도 정작 그가 돌싱녀와 결혼했다는 것은 모른다.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였다는 것도…. 칼빈의 이런 이력을 안다면 그들은 뭐라고 할까? 역사학자 안인섭 교수는 주저하지 않고 그를 ‘가정사역자’로 부른다.

 

첫 번째 가정사역자

중세시대는 어둠의 시대였고 격변의 세기였다. 천동설은 무너졌다. 이슬람에 의해 기독교는 침몰 직전이었다. 가정이 무너져 내렸다. 조혼이 판을 쳤다. 심심찮게 매매혼이 이뤄졌다. 과다한 혼수부담 때문에 겨우 딸 하나를 결혼시키고 나머지는 수녀원으로 보냈다.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소명 없이 들어선 수녀원. 견습 수녀들의 난장판 이야기가 <데카메론>의 주요 주제가 되기도 한다.

성직자 자녀들의 권력다툼은 극에 달했다. 교황청은 흔들렸다. 12세기 그레고리 7세가 칼을 빼든다. 집단 거세였다. 독신주의는 그렇게 생겨났다. 오래된 이 전통을 깨뜨린 이들이 마르틴 루터였고 하인리히 블링거였다. 루터는 수녀원의 수녀들을 다 빼돌리고 마지막 남게 된 폰 보라 수녀와 결혼했다. 블링거는 자녀 11명을 낳았다. 다산의 왕이었다. 휘청거리던 교황청은 일시에 무너진다. 성경에도 없던 독신주의를 성경으로 되돌려 놓은 이들이야말로 첫 번째 가정사역자가 아니던가?

중세는 우리나라 조선시대와 상당 부분 겹친다. 조혼제도가 그렇다. 매매혼은 더더욱…. 남자들은 조강지처를 쉽게 버렸다. 결혼은 부모가 결정했고 외도가 쉽게 용인되었다. 당시 제네바에는 신앙적 핍박을 피하기 위해 이주했다가 버림받은 여성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들 모두가 칼빈에게는 사역의 대상이었다.

교회력을 보면 10월 넷째 주는 종교개혁주일이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가정사역의 대부 칼빈이 살아 돌아온다면 무엇부터 할까? ‘항상 야근하라, 쉬지 말고 야근하라, 범사에 야근하라’라는 미생복음 5:6~7로 갈기갈기 찢겨진 가정들에게 ‘저녁’부터 되찾아오라고 할 것 같다.

 

저녁이 있는 삶, 삶이 있는 저녁

아침이 아버지라면 저녁은 어머니다. 아침은 하루의 출사표이다. 결사항전의 의지가 있다. 저녁은 피로연이다. 전리품을 나누는 축제의 자리다. 아침만 있고 저녁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한 일인가?

새벽형 인간이 성공의 아이콘이라면 저녁형 가족은 행복의 보증수표다. 저녁이 있는 삶은 푸근하다. 안식이다. 위로가 넘친다.

‘저녁이 있는 삶’은 정치구호가 아니다. 행복의 본질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사회복지 향상이나 노동환경 개선만을 기다릴 수 없다. 저녁이 있는 삶은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 나만의 행복 시크릿이다.
 

1. 주말만이라도 챙기자.

프렌드Friend란 프라이데이Friday와 엔드end가 결합된 단어다. 아무리 친한 친구도 금요일로 끝내야 한다. 토요일과 주일은 패밀리 데이family day로 설계되어야 한다. 마음먹기 따라 주2일 휴무제는 가족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며 기회다.

2. 집중과 몰입이 답이다.

가족들끼리 모처럼 회식 시간에도 각기 스마트 폰과 아이패드를 들고 외계들과 접속하고 있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가족은 사라졌다. 짧은 시간이라도 가족에게만 집중하자. 가까이 있는 가족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눈길에 새겨진 고달픔이 읽혀지도록 몰입해 보자.

3. 재미있어야 지속된다.

단 한 두 번의 가족 이벤트가 되지 않으려면 재미가 답이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되는 구수한 이야기, 화롯불에 익어가는 군고구마의 향기…. 이런 것이 답이다. 가족들이 함께 즐길 프로그램(고정 채널의 드라마 시청, 보드게임, 스마트폰 윷놀이 등)을 가져야 한다.

4. 먹거리가 답이다.

행복은 뜻 밖에도 뱃속 깊이로부터 시작된다. 선인들은 음식을 소중하게 올리는 선물로 알았기에 식선食膳이라 했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꺼내자. 저녁식탁은 ‘엄마의 맛’을 훔쳐 ‘맛 자랑 멋 자랑’이 되게 하자.

5. 좀 더 불편해지자.

‘이 편한 세상’이 저녁을 망가뜨렸다.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집안에 들어갈 수 없었을 때, 우리는 기다렸다. 얼굴을 확인했다. 각자의 열쇠가 가족을 뿔뿔이 흩어지게 하고 남남이 되게 했다. 불편해서 가족이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 저녁만이라도 기꺼이 불편하자.

6. 기록, 기록, 기록으로 가족사를 써라.

추억만큼 소중한 자산도 없다. 기록이 쉬워진 세상이다. 모일 때마다 아름다운 사진, 동영상 등을 페북, 유투브에 올려라. 우리 가족들의 해피소드(happysode)가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 그 뿐이 아니다. 한 달 후면 추억이 되고 1년 뒤면 역사가 된다.

7. 촌수를 늘리면 더 즐겁다.

삼촌, 이모, 고모가 사라져 간다. 가끔은 이웃을 초대해 보자. 이 세상에 낯선 사람은 없다. 아직 사귀지 않은 친구가 있을 뿐이다. 만남에는 정보의 교류가 있다. 배움이 있다. 그래서 또 다른 학습의 시간이다. 이웃사촌으로 삼겹줄 공동체를 만들어 가자.

8. 힐링 캠프가 되게 하자.

서로 비방하지 말자. 탓도 버리자. 모이면 무조건 토닥거려 주자. 모두들 힘들었다. 그저 위로만을 나누자. 위로란 비를 맞고 있는 사람에게 우산을 받쳐 주는 것이 아니다. 함께 비를 맞아주는 것이다.

9. 강박을 버려야 산다.

가족들 중 누군가가 함께 하지 못했다고 비난하지 마라. 규칙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이다. 원칙에만 매달리지 말고 예외를 인정해 살자.

10. 나만의 저녁을 찾아라.

저녁마저 남의 것을 베낄 필요는 없다. 나와 우리 가족만의 저녁을 만들자. 주말(週末)도 주시(週始)가 되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나아가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자. 저녁으로 인해 더 행복해지는 세상, 우리 가족의 사회봉사와 재능기부가 되게 하자.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헬 조선을 산다고 한숨짓고 있는 이들에게 그들이 말한다.

“Just do it”   CTK 2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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