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커버스토리
중독, 부끄러워 할 것 없다내가 중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중독이 나를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티모시 킹  |  Timothy King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12.07  
트위터 페이스북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구글 msn
     

제부터 일이 모두 꼬이기 시작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외래 환자로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느닷없이 집중치료실ICU에서 몇 주를 보내게 되었고 급기야 몇 달 동안 입원해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1년 가까이 출근도 하지 못했다.

어두운 병실에서 끙끙 열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눈을 떴던 기억이 날 뿐이다.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얼굴들이 둥둥 떠 있었고, 그들은 괜찮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나름 고통이라는 게 뭔지 겪어봐서 알고 있었다. 목발 신세도 져 봤고, 깁스도 해 봤고, 꿰매기도 해 봤다. 그러나 이런 고통들은 밖에서 전달되는 고통이었다면, 이제는 내 몸 자체가 고통덩어리였다.

낮인가 하면 어느새 밤이고 밤인가 하면 어느새 낮이었다. 통증을 덜어보려고 울기도 했지만, 언제부턴가는 더 이상 울 수도 없었다. 내 영혼의 목구멍에서 욥의 탄식이 새어 나왔다. “하나님, 이것이 저의 운명이라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겁니다.”

ICU로 옮겨질 때 “급성호흡곤란”이란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맥주사 스탠드가 마치 나무처럼 보였고, 코와 팔과 가슴에 연결된 튜브와 전선들이 걸려 있는 스테인리스 지지대는 알록달록 꽃이 달린 나뭇가지로 보였던 것 같다. 스탠드에 걸려있는 작고 투명한 비닐 팩에는 마약성 진통제 하이드로모르폰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순간에도 나는 한 인간으로서 여전히 통증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나마 고통 속에서도 다행이다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15분 간격으로 내가 버튼만 누르면 삑 소리와 함께 “위잉”하고 펌프가 작동되면서 내 몸 속으로 진통제가 투입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온갖 치료를 받다보니 내 키는 178센티미터인데 몸무게는 58킬로그램으로 줄었다. 눈 흰자위는 노란 빛을 띠었고, 복부가 팽창하고, 열이 올랐다 내렸다 했다. 구토, 설사, 환각, 수술, 처치, 그리고 의사들이 아주 작은 얼음 한 조각조차 입에 넣지 못하게 했던 그 시간들이 이어졌다.

병원 침대를 둘러싸고 가족들은 엉엉 울었고, 내 상태를 다룰 전문의를 전화로 다급하게 찾았다. 그럴 때마다 내 귀에 의사의 말이 들려왔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없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끝나고 집에서 안정을 취하며 회복하고 있을 때 내게 새로운 합병증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복용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복용하고 있는 일부 약물과 관련이 있는 질병이었다. 미국에서 해마다 250만 명 이상이 씨름하고 있는 질병이다. 이 질병으로 미국에서만 하루에 78명이 사망하니 거의 전염병 수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1999년~2014년 사이에 이 질병의 사망률이 네 배 증가했다고 보고한다.

바로 오피오이드 중독이다.

오피오이드 중독과 관련하여 내 경우는 지극히 평범한 편에 속한다. 내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한 것이 원인이라기보다 입원 후의 처방이 원인이었다. 나는 진통제 처방을 받으러 의사를 찾아다니거나 진통제를 불법으로 구매한 적이 없다. 나는 인생의 바닥을 친 적도 없고, 엄마의 텔레비전을 저당 잡힌 적도 없으며, 불법 마약운반책이 된 적도 없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이 질병은 초기에 치료되었다.

회복의 과정을 지나오면서 나는 왜 중독을 질병이라고 부르는지 비로소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중독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더 많은 인기를 쫓아 마약을 상습복용하는 록 스타를 떠올리거나, 인간본성의 아주 깊숙한 곳까지 타락하여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하고 부자가 된 사람들을 떠올린다. 수십 년 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은 알고 있던 것을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중독자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붙잡혀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 말이다. [전문 보기: 부끄러워 할 것 없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68길 98 5층  |  대표전화 : 080-586-7726  |  팩스 : 02-6919-1095
발행인 : 오정현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은홍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은홍  |  사업자등록번호 : 214-88-27116  |  통신판매업신고 : 제01-2602호
Copyright © 2017 Christianity Today Korea.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