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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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을 읽다
  • 브루스 고든 | Bruce Gordon
  • 승인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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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들은 마르틴 루터와 종교개혁에 관한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까다로운 영웅

마르틴 루터가 1517년 10월 31일에 문자 그대로 망치와 못을 들고 비텐베르크성교회에 95개 조문을 내걸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이 멋진 이야기는 중세 교회의 판을 뒤엎어버린, 그 탐욕과 뿌리 깊은 부패, 영적 마비를 폭로하여 기독교 신앙의 중심과 영혼을 회복한 한 반역자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그 시대에 대하여 나중에 알게 된 사실들과 면밀한 연구들 덕분에, 이제 우리는 루터가 부수고 나온 중세 교회가 악의 소굴과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제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중세 교회에는 대중적이고 종교적인 경건생활이 번성했다.

면죄부의 문제점은, 루터도 알고 있었다시피, 이것이 발부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것이 만연했다는 사실이다.

루터는 드라마를 좋아했다. 그는 교황의 코를 찌르거나 악마에게 배설하는 거칠고 속된 이야기를 엮어냈다. 루터의 친구와 학생들이 기록한 「탁상 담화」Table Talk[크리스챤다이제스트 역간]가 전하는 이 비텐베르크의 교수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야기꾼, 예언자, 남편, 아버지이며, 그리고 인정 많은 목자였다.

루터의 이러한 모습은 린달 로퍼의 역작 「마르틴 루터: 변절자 그리고 예언자」Martin Luther: Renegade and Prophet에서도 나타난다.

 루터의 이러한 모습은 린달 로퍼의 역작 「마르틴 루터: 변절자 그리고 예언자」Martin Luther: Renegade and Prophet에서도 나타난다. 로퍼는 이 개혁가를 “까다로운 영웅”으로 파악하는데, 이것은 최근 많은 루터 전기 작가들이 수긍하는 평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루터의 정신세계를 파헤치고 있다. 이것은 1955년 미국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이 「청년 루터」 Young Man Luther[크리스천다이제스트 역간]에서 다루었다가 악평을 들었던 주제이기도 하다.

로퍼의 접근은 루터가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겪었던 갈등에 대한 에릭슨의 무게 있는 분석을 넘어서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로퍼는 루터가 ‘아버지의 권위’를 탐구했던 이유는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휘감고 있는 소용돌이로부터 자신을 이끌어 낼 강력한 손길을 바랬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로퍼는 또한 이신칭의는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로운 선물로, 어떤 사람도 결코 줄 수 없는 영적이고 정서적인 만족을 우리에게 준다는 사실을 루터가 어떻게 깨닫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선지자적 소명을 확신하고 있었던 루터는 자신이 가르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힘들어 했다. 루터가 잃어버린 친구들과 적이 된 사람들을 나열한 명단이 눈길을 끄는데, 이것을 보면 루터는 믿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고 확신했고, 로퍼는 이러한 루터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했음을 알 수 있다.

루터는 성격이 아주 고약했고, 의견 불일치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엔 상대를 적으로 인식하고 뭉개버리는 성향이 있었던 것 같다. 종교개혁기의 매우 중요한 시점에 루터는 스위스의 종교개혁자 울리히 츠빙글리가 내민 손을 거부한 적이 있었고, 루터의 이러한 거절은 프로테스탄트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로퍼의 루터 전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루터의 인간 됨됨이―죄, 육체, 세속적 충동에 대한 루터의 기본적인 의식을 포함하여―를 솔직하고 통찰력 있게 다루었다는 점이다. 루터는 육체의 것들을 좋아했다. 그는 금욕주의를 배격했다.

그는 마음껏 먹고 마셨고 아내와 성관계를 즐겼다. 특히 포만감을 포기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비록 구속받은 그리스도인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루터가 보기에, 세상과 그 즐거움들은 누리라고 있는 것이었다.

주목 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쟁점인 유대인에 대한 루터의 태도를, 로퍼는 봐주지 않고 비판한다. 이 루터 전기에서 로퍼는 16세기의 상황을 빙자하여 루터를 포장하려는 시도를 조금도 하지 않는다.

유대교의 회당과 성서를 불태우는 행위에 대한 루터의 잔인하고 충격적인 옹호를 단순한 기행이나 엉뚱한 성격으로 보지도 않는다. 유대인에 대한 루터의 태도는 그의 신학에 씨줄과 날줄로 엮여있었다는 것이다. 개종하지 않은 유대인들은 고유한 전통을 박탈당했고, 그들의 공동체는 해체되었고 기독교 집단에게 그들의 터전이 넘어갔다.

로퍼의 주장에는 이견의 여지가 많으며, 그녀의 심리학적 접근에서 확대해석을 찾아낼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학적인 설명을 보충하여 읽는다면, 그녀의 이 책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할 만한 가장 독창적이고 설득력 있는 루터 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종교개혁의 역사를 논할 때 결여되었던 논쟁과 토론에 불을 지필 것이다.

하인츠 쉴링의 2012년 전기 「마르틴 루터: 격변기의 반항아」Martin Luther: Rebel in an Age of Upheaval는 독일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17년 3월에는 영어 번역서도 나올 예정이다. 몇 쪽만 읽어도 이 책이 로퍼의 접근과 명백한 대조를 이룬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베를린 훔볼트대학교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실링은 종교개혁을 16세기 독일과 해체기의 신성로마제국이라는 틀 안에서 조명한다. 그는 한 사람의 비범한 영향력에 대해 논하면서도 루터를 외톨이 천재로 다루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인츠의 루터는 근대 세계 출현기를 연 개척자이다. 비록 루터가 그런 세계를 온전히 예견하거나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유럽의 두 개혁,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과 가톨릭 종교개혁은 루터의 혁명적 가르침이 없었다면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쉴링은 주장한다.

쉴링의 이 책은 루터의 인격과 성격에 많은 관심을 보인 로퍼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긴 하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쉴링의 전기에는 정치적 및 사회적 맥락 속에서 묘사한 루터의 친구들의 생생한 면면과 일화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 책 곳곳에서 독일 역사에 대한 그의 놀라운 지식을 확인할 수 있지만, 쉴링은 이것을 무겁지 않게 다룬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는 루터라는 인물을 담대한 용기와 영웅적 자기 확신, 그리고 선지자적 신념을 지닌 탁월한 인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우리는 루터가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어떻게 인쇄기를 지혜롭게 활용했는지, 또 그가 정치세력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도 알게 된다. [전문 보기: 종교개혁을 읽다]

 


브루스 고든 예일 대학교의 교회사 석좌교수이며 「칼뱅의 ‘기독교 강요’: 하나의 전기」‘John Calvin’s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A Biography(Princeton University Press)의 저자이다.

Bruce Gordon, “Reading the Reformation in 2017” CT 2017:1/2; CTK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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