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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시즌은 끝났다. 이제 기도의 시즌이다.
지용근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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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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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듣고 세다]

 

번 대통령 선거를 몇 주 앞두고 안철수 후보가 수직상승하던 때가 있었다. 10퍼센트 선에 머무르던 안 후보 지지율이 국민의당 경선이 끝날 무렵 두 주 만에 30퍼센트 중반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 즈음이다. 어느 연로한 목사님이 필자에게 ○○ 후보가 안 되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캠프에 소속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여론조사 업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로 그런 부탁을 받은 것이다.

선거 때마다 나라는 대개 진보와 보수의 두 갈래로 갈라지고, 여론은 보수 후보와 진보 후보를 각각 상징하는 후보를 세워놓고 자신들의 정치 성향을 마음껏 내보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어떻게든 자기 쪽에 유리한 결과를 내놓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누가 당선될 것 같은지, 판세는 어떤지 집요한 관심을 보인다.

이번 선거를 되짚어보자. 보통의 선거는 보수와 진보의 게임으로 전개되는데, 이번 선거는 양상이 달랐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 초유의 사태를 맞아 보궐선거로 급하게 치렀다. 안철수 후보라는 중도 후보가 등장하고, 둘로 갈라진 보수 정당 후보들이 끝까지 경쟁하여 결국 5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구도로 전개됐다.

선거를 앞두고 필자 회사에서도 선거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특이한 결과들이 몇 가지 도출됐다. 하나는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보수-진보의 싸움으로 보지 않고 ‘박근혜 대 반박근혜’ 대결로 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국민여론조사를 하면 줄곧 20~30퍼센트가 탄핵반대 의견을 내더니, 결국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가 탄핵 반대 비율만큼 최종 득표율 24.0퍼센트를 얻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땠을까? 일반 국민들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어떤 인식차이가 있었을까? 이를 살펴보기로 하자. 지상파 3개 방송국이 실시한 출구조사 항목에 마침 종교 문항―종교별 투표 후보―이 있었다.

그 결과를 보자. 자신의 종교를 개신교인이라고 밝힌 투표자는 문재인(39.3%), 안철수(25.9%), 홍준표(21.5%), 유승민(6.7%), 심상정(6.0%) 순으로 투표했다. 전체 유권자 투표 결과와 다소 차이가 나는 결과다. 전체 투표자는 홍준표 후보를 2위로, 안철수 후보를 3위로 올려놨는데, 개신교인 투표자는 안 후보를 2위로, 홍 후보를 3위로 투표한 것이다.

이는 개신교인이 타종교인 대비 고학력자 비율이 높은데, 안철수 후보가 고학력층에서 홍준표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 또 지역별로 개신교인이 호남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이는데, 안철수 후보의 경우에 호남지역에서 홍 후보보다 월등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불교인의 경우에는 홍준표(35.5%), 문재인(33.7%), 안철수(18.7%), 유승민(6.8%), 심상정(4.8%) 순으로 나타났다. 놀랍게도, 불교인은 홍준표 후보를 1위로 꼽았다. 이는 불교의 종교적 성향 요인이라기보다는 불교인이 고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많고 지역적으로 영남 지역에서 불교가 강세인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선거 전부터 누가 대통령이 되건 매우 험난한 길을 가야할 것으로 예견됐다. 부패청산과 개혁,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문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늘리기, 사드 문제, 북한 핵 위협…, 산적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선거 기간 중에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의미 있는 조사를 했다.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에 대한 인식조사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것이다. 몇 가지 주요 결과를 살펴보자. 먼저 차기 대통령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기독교적 성품을 질문했다. 정직(45%), 책임감(23%), 정의감(12%), 희생정신(9%), 포용력(8%) 순으로 나타났다. 큰 선거 때마다 이 문항을 조사하는데, 내 기억으로는 ‘정직’이 이처럼 높게 응답된 적이 별로 없다. 아마도 전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경험의 결과로 여겨진다.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국가 과제로는 부패청산ㆍ사회개혁(40%), 국민통합ㆍ화합(23%), 도덕ㆍ윤리성 회복(16%) 순으로 나타났는데 개신교인들은 ‘통합’보다는 ‘부패청산ㆍ개혁’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더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교회가 현재 지니고 있는 몇 가지 과제들이 있는데, 어느 것을 차기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다뤘으면 하는지 질문했다. 그 결과, ‘종교인 납세’가 26퍼센트로 가장 높았고, 국정교과서 내 기독교 내용의 올바른 서술(19%), 동성애 문제(16%), 이단 문제(16%), 이슬람 문제(12%) 순이었다.

‘한국 교회는 선출된 당선자가 향후 대통령직을 잘 하는지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그렇다’는 59퍼센트, ‘그렇지 않다’는 38퍼센트로 나타났다. 비록 평상시에는 교회에서 정치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지만, 한국 교회가 새 대통령에 대해 시혜만 바라보지 말고 대통령과 그의 세력에 대해 잘잘못을 감시하는 선지자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자신이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새 지도자가 이 엄중한 시기에 내치와 외치의 쌍두마차를 잘 이끌어 가도록 마음을 다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매일 아침 말씀묵상을 하면서 특별히 나라와 민족, 그리고 새 지도자를 위해 기도해야겠다. CTK 2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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