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따라, 정말 천천히, 그리고 평온하게 [구독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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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따라, 정말 천천히, 그리고 평온하게 [구독자 전용]
  • 박명철
  • 승인 2017.0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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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 2017, 한국, 홍주연 홍현정 감독, 하정우 윤안나 출연 출장 일정을 아껴 광주 양림동 선교사 묘역을 들른 까닭은 꽃 한 송이라도 그녀의 묘비 앞에 바치고 싶어서였다. 광주의 5월은 분주했고, 선교사 묘역 아래 호남신학대학교에서도 축제가 한창이었다. 묘역은 앞마당처럼 넓지 않아서 포근했다. 유진벨, 윌슨, 오웬 등 호남을 중심으로 선교사역을 펼친 미국 남장로교 소속 선교사들의 이름을 담은 묘비들이 촘촘히 늘어서 있다. 5월의 눈부신 햇살이 신록들 사이로 반짝인다. 나는 묘비들을 돌며 그녀의 이름을 찾아낸다. Elisabeth Johanna Shepping, 서서평. 그녀의 묘비 앞에는 이미 여러 개의 꽃다발이 놓여 있다. 영화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그녀의 삶에 주목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그녀와의 우연한 만남을 자신의 오늘 속에서 의미 있게 해석하려고 한다. 책을 통해서건, 영화를 통해서건 역사 속으로 이미 퇴장해버리고 잊힌 사람을 오늘이란 시간으로 굳이 불러내려는 시도는 자칫 뜬금없고 불온할 수 있다. 그러한 초대는 시간의 거리만큼이나 왜곡과 거짓의 허울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이란 시간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하여, 아니면 오늘이란 시간을 치유하고 내일로 나아가기 위하여 우리는 하필 지나버린 역사 속 누군가의 시간에 굳이 잇대어 보려고 노력한다. 서서평은 서른두 살이던 1912년 조선에 왔다. 하나님께서 조선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사용해주실 것이라고 믿었으며, 그것이 선교사가 된 유일한 이유였다. 간호사였던 그녀는 조선에서 간호사를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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