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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전 아니에요."선교사의 아내가 되라고요?
로빈 리 쇼프  |  eunbyu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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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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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몇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남편 릭이 찬양 리더이자 부목사로 있는 교회에 흠뻑 정이 들었다. 몇 년 만 있으면 담임 목사님은 은퇴하시고 릭에게 자리를 물려주실 것이다. 나는 낡은 교회 건물을 말끔하게 단장하고 교인 수를 늘리고, 하나의 가족을 시작할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예배를 마친 후, 릭은 내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로빈, 하나님이 나를 선교지로 부르고 계셔요. 내 마음에 인도가 있어요.”

뭐라고?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우리가 같은 것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쇼핑몰이 있는 미국, 바로 여기에서 조만간 이 교회를 목회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릭은 하나님의 뜻을 잘못 들었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인도로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상황이 좀 잠잠해지면 릭에게도 말할 생각이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진심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남편이 단호하게 자기 생각을 추진하려 하면 그때 나도 내 결심을 밝힐 참이었다. 지금 당장 떠들 필요는 없었다. 나는 그저 휴가를 떠난다는 생각이었으므로 심지어 여권과 비자 사진을 찍으면서도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우리가 떠나 있는 동안 사용하라며 친구 도로시에게 차를 빌려주면서도, 나는 “우리는 아주 가는 게 아니니까 그냥 며칠만 사용해”라고 말했다. 여행 가방도 해변 휴가에 알맞을 멋진 핑크색 가방으로 골라 샀다. 사실, 그간 맡고 있던 교직을 그만두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곧바로 인사부로 가서 새 지원서를 요청했다. 그리고 우리 교회 환송 파티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슬퍼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여기 머물러 있을 테니까.

남편에게 말하자. 나중에 말야.
떠나기로 예정한 그 날, 나는 단지 릭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그리고 물론 작별을 고하기 위해서─그와 함께 공항으로 갔다. 낯선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면 내 결심을 전하기 더 쉬우리라. 남편은 소란이 일어나는 것을 싫어하니 말이다. 물론 나는 남편이 의심 품지 않도록 내 여행 가방도 싸 놓았다. 그러나 티켓 발급 창구에 서 있는데 직원이 내 여행 가방을 낚아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았고, 가방은 금세 고무 가림 막 뒤로 사라져 버렸다. “어, 내 가방!” 내가 소리쳤다.

직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가방은 도착지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이제 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런 경우 상황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비행기를 탔다. 릭은 내가 자기와 함께 가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은 다음 착륙지까지 내 가방을 따라가고 있을 뿐이었다.

바다를 건너 비행하는 동안, 나는 아직 시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단 이란에 착륙한 다음, 인도로 가는 연결 편을 타지 않겠다고 하면 된다. 그러니까, 이것은 릭이 내게 강요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간단히 말해 나는 선교사가 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나는 다른 방향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 부르심이란 서랍장 안에는 깔끔하게 갠 옷들이 있고 침대에는 깨끗한 이불이 깔려 있고 하얀 나무 울타리가 쳐 있는 안전 지대 안에 머무르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주님은 그저 사람을 잘못 고르셨고, 릭은 아내를 잘못 만났다.

릭의 멋진 파란 눈을 바라보자, 그를 떠난다는 생각을 견딜 수 없었다. 그와 하나님은 일종의 묶음 포장 세트였다. 내가 들어갈 자리는 어디쯤일까? 나는 내 삶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금을 그을 수 있을까? 내 태도는 ‘여기까지예요, 더 이상은 안 돼요’라고 소리치며 항의한 것이 아닌가? 이런 태도는 내 결혼 생활에서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이란에서 우리는 이란 국왕이 망명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도 도망치고 싶었다. 이란 사람들은 폭동 중이었다. 나도 이란 사람들과 같은 기분이었다. 다른 미국인들은 출국하려고 공항에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그 나라에 들어가려고 공항에 있었다. 릭에게 가지 않겠다고 말하기에 좋은 시간인 듯했다.

할 말은 준비되었다. 용기를 내고, 목청을 가다듬었다. 릭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나는 “잠깐만요!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때 끽끽거리는 구내 확성 장치를 통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폭동 때문에 공항이 폐쇄되었다는 것이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당장 불필요한 말을 할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릭은 그 날 이미 깜짝 놀랄 소식들을 충분히 들은 것처럼 보였다. 우선 그 날 밤에는 잠을 잘 자고, 다음 날 아침 제일 먼저 이야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문 보기: 주님, 전 아니에요.]


로빈 리 쇼프는 현재  모 국가의 청소년 시설에서 위기에 처한 십 대들을 위해 사역하고 있으며 모두 세 권의 소설, 추적(The Chase), 교체(The Replacement),후보자(The Candidate)(모두 Baker 출판사 발행)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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