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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무신론자들의 손에서 찾아오고 싶다”천문학자 우종학 교수는 "창조과학"도 그리스도인의 지성과 이성에 유해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김은홍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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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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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이며 거대 블랙홀과 은하 진화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다.” 이번 책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의 지은이 소개 첫마디이다. 천문학자로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가, 또 학계에서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 있는가?

주로 블랙홀을 연구한다. 태양보다 백만 배쯤 무거운 거대 블랙홀들의 물리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의 가스는 엄청나게 강한 전자기파를 가시광선뿐 아니라 엑스선에서 전파까지 다양하게 방출한다. 블랙홀의 물리현상을 연구하고 우주의 역사에서 특히 은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블랙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 것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연구주제다.
 

   
 

“교수님의 책,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이 책을 "무크따”라고 부르니 더 친숙하게 들린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교수님은 바로 이 “무크따”의 저자로 유명하다. 이 책 덕분에 “유신 진화론”을 옹호하는 그리스도인 과학자로 공인(또는 낙인) 받은 것 같다. 짐작컨대 교수님을 지지하는 쪽 만큼이나 반대하는 쪽에서도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교수님도 “창조과학 난민”인가?

‘유신 진화론’이라는 표현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앞에 ‘유신’이라는 말을 붙였지만 여전히 진화론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진화적 창조’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남들이 나를 진화론자라고 비판하더라도 나는 창조를 믿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고백한다. 물론 창조의 방법은 다양할 수 있고 진화도 창조의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에 진화적 창조라는 말이 좋다.
다행히 나는 창조과학 난민의 과정을 겪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과학은 모태 신앙으로 자란 내 삶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과학은 언제나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 역사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도구였지 한 번도 내 신앙의 걸림돌이 된 적은 없다. 어릴 때 교회에서 창조과학 강의도 들었던 기억이 나지만 다행히 그 창조과학 강사는 창조과학보다도 하나님의 창조를 더 위에 두셨던 분이다. 그 강의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 그 강사는 지금 우리가 이해하는 것이 틀렸을 수도 있고 하나님은 우리가 모르는 다른 창조의 방법을 사용하셨을 수도 있다는 점을 얘기하셨다. 그분이 창조과학자 모임에서 주장하는 홍수지질학을 강의했을 테지만 나는 그런 내용은 기억이 안 나고 하나님의 창조는 과학보다 위대하다는 지극히 옳은 얘기만 기억한다.

내가 창조과학 난민이 될 뻔 했다면 그것은 과학이 내 신앙을 흔들거나 성경에 대한 내 믿음을 무너뜨려서가 아니라 오히려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창조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를 이름만 유신론자이지 결국 진화론자이고 무신론을 퍼뜨리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얘기를 들었을 때 참 힘들었다.

그들이 믿는 하나님과 내가 믿는 하나님이 같은 하나님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들은 성경을 믿기보다는 홍수지질학을 믿는 것 같았고, 성경을 믿기보다는 자신들의 문자적 해석만을 고집했고, 하나님의 신비로운 창조를 믿기보다는 자신들의 선입견에 가둔 ‘젊은 지구론’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믿는 신앙이 내가 가진 신앙과 같은 신앙이라고 생각하기 힘들었고 그래서 창조과학 난민이 될 뻔 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한편으로는 리처드 도킨스로 대표되는 ‘새로운 무신론’ 과학자들에 대한 ‘응답’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창조과학에 대한 비판이다. 비판의 수위도 상당히 높은 것 같다. 창조과학의 현실적인 부작용―그들의 선한 의지와는 달리, 그들이 의도하지 않는 결과라도 해 두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들의 비전문성이 가장 큰 부작용이라고 말하고 싶다. 창조과학자들은 과학이나 공학 등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지만 창조과학의 구체적인 내용이 되는 지질학, 천문학, 진화생물학 등을 전공하고 논문을 쓰며 연구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들이 자기 분야의 전문가인 것은 분명하지만 지구의 연대나 우주론, 진화생물학과 관련해서는 아마추어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영역에 대해 과학이 틀렸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으면 참 기가 찰 만한 주장들을 많이 한다. 과학뿐만이 아니다. 창조과학의 가장 큰 문제는 신학적인 부분이다. 성경을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 문자주의나 근본주의에 빠져서 도그마적인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성서신학자들에게 신랄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부작용들이 결국 기독교의 복음을 유치한 수준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구가 편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억만장자가 되는 비밀을 가르쳐주겠다면 누가 귀를 기울이겠는가? 창조과학의 주장은 과학적으로 난센스가 많기 때문에 많은 지성인들은 기독교의 복음도 ‘젊은 지구론’처럼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전도의 문을 막는 문제만이 아니다. 아이들이나 청년들이 교회에서 거짓을 가르친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교회에서 배운 내용이 서로 모순된다면 둘 중의 하나는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교회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한 아이들은 교회를 떠날 것이고 학교에서 거짓을 가르친다고 판단한 아이들은 교육에 큰 문제가 생긴다. 어떤 판단을 하든,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전문 보기: "과학을 무신론자들의 손에서 찾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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