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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세 가지 정신삶의 현장에서 빚진 자의 심정으로 분투, 실천해야 할
오정현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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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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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자의 심정, 바울 사도의 사역의 토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롬1:14). 그리고 이것은 모든 목회자의 사역의 기초이기도 할 것입니다. 빚진 자는 세상의 소리보다도 주인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요, 그 빚을 다 갚기까지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빚진 자의 심정으로 자신을 살피지 않았다면, 세상의 소리에 반응하느라 아마도 여러 번 궤도를 벗어났을지 모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생각하면 언제나 감사와 감격을 지나 빚진 자의 마음이 남습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하나님의 교회로 세우기 위해서 생명의 수고를 다하였던 종교개혁자들의 일생과 사역은 늘 마음을 젖게 하지만, 오늘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남겨진 몫은 거룩한 빚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수많은 구호가 갱신과 개혁의 이름으로 제창되고 있습니다. 좋은 일이요, 이를 위해 마음으로 함께 하고, 현장에서 서로의 어깨를 빌려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갱신과 개혁이 선의의 구호로만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기류가 희미해지면 결국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종교개혁의 정신은 구호를 넘어 반드시 현장성을 가진 역동성 있는 실사구시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종교개혁은 적어도 나에게는 세 가지로 실천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제자훈련의 국제화입니다.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은 종교개혁 정신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종교개혁을 하고, 갱신을 하는 이유는 말씀의 정도에서 벗어난 관습을 혁파하고, 좋은 전통을 온고지신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목적은 교회가 잘 되고, 교인들이 잘 먹고 잘사는 데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종교개혁을 교회를 갱신하는 것으로만 제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교회를 갱신하고 개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교회 가운데 ‘제자훈련의 국제화’는 자신과는 그다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명령을 참으로 가볍게 여기고, ‘자기 지역이나 교회조차도 복음화가 안 되는데, 멀리까지 가야 하는가’ 라는 바늘구멍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제자훈련의 국제화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교회에서도 큰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교회에만 갇혀있는 시각을 열방으로, 모든 족속을 품고 나아가도록 여는 것이 곧 종교개혁의 정신입니다.

둘째는 피 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입니다.

이것은 오래전부터 목회사역에서 일관되게 주창하였던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피 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과 종교개혁의 정신은 잘 연결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의 정신이 역사의 주권을 로마가톨릭 교황의 손에서 다시 하나님의 손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라면, 피 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의지하는 것이기에 종교개혁의 정신을 온전하게 구현하는 것입니다.

‘복음적’이라는 말 속에는 기독교는 계시의 종교요, 결국은 ‘하나님이 하셔야 한다’는 철저한 신앙적 차원이 있습니다. 기독교만이 계시의 종교라는 뜻은 인간이 하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을 찾는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기에 ‘복음적’이라는 말에는 하나님의 목자의 심정을 깨닫고 ‘남북의 통일, 피 흘림이 없는 통일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우리의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역사가 하나님의 절대주권 안에 있음을 믿고, 그것을 개인적으로, 교회적으로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역사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는 종교개혁 정신의 구현입니다.

셋째는 복음적 세대 계승을 위한 인재양성입니다.

종교개혁 정신의 한 축은 종말론적 사상에 있습니다. 반드시 종국에는 만 왕의 왕 되신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모든 어그러지고 죄악 된 것을 구속하시고 온 우주에 하나님의 나라가 실현될 것이라는 사상입니다. 그때까지 신자와 교회의 책임은 복음의 세대 계승에 있습니다. 나의 세대가 놀라운 부흥을 경험한다고 해도 그것이 한 시대로 끝난다면 주님의 몸 된 교회가 예수님의 재림을 기쁨으로 맞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그토록 개혁과 갱신을 주창하면서도, 복음의 세대 계승에 대해서, 이를 위한 신앙의 인재양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심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날 종교개혁의 진원지인 유럽 교회가 문을 닫는 이유는 복음의 세대 계승에 실패했기 때문이며, 결과적으로 종교개혁이 과거의 폭발적 부흥에도 불구하고, 그 힘을 잃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일학교의 신앙의 세대 계승이 절실합니다. 유럽의 교회가 쇠퇴한 것은 주일학교가 세대 계승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가 갖는 강점들인 말씀 사랑, 뜨거운 기도, 전적인 헌신의 고결한 유산을 계승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신앙인의 자본으로, 기쁨을 신앙생활의 자본으로 여기는 영적인 자본개념을 공유화, 생활화해야 할 것입니다. 복음의 세대계승에 실패한 종교개혁은 실존적 의미를 상실한 것입니다.

종교개혁은 듣기 좋은 명분이나 구호가 아니라, 교회의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행해지는 실천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성령의 능력을 받는 이유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것처럼, 종교개혁 정신은 일군의 이념적 쟁취나 구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나라가 온전히 이 땅에 세워지고 그 일을 위해 삶의 현장에서 빚진 자의 심정으로 분투하며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정현 발행인 CTK 20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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