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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사랑을 만나다싱글이 쓰는 싱글 이야기, 세 번째
이진경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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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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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 WOMEN

 

연 씨(가명)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30대 후반의 그리스도인 여성이다. 최근 서로 매력을 느끼는 남성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번이 첫 연애 경험이다. 그동안 서연 씨는 원 가족으로 인한 상처로 많은 내적 고통을 겪어왔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시는 것을 보며 자랐어요. 저를 직접 때리진 않으셨지만 엄마에 대한 학대가 곧 저에 대한 학대이기도 하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어요. 엄마의 정서적인 필요는 제가 채워야 했죠. 오랫동안 결혼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어요. 하지만 반대급부로 저를 돌봐줄 배우자에 대한 욕망이 정말 강렬했죠.”

그녀는 20대 내내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했고, 30대가 되어서는 결혼정보회사에도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사회적 조건은 비슷하다 해도 좋은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을 만날수록 자존감만 낮아졌다. 작년엔 짝사랑을 하면서 마음앓이도 했다. 그러다 올해 드디어 서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생각하니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될 만한 요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리스도인이고 서로 감정도 좋고 번듯한 직장이 있는 사람이고 신뢰할 만한 사람인데도요….”

실제로 결혼을 고려할 만한 사람을 만나긴 했지만 그가 외국에서 살기 때문에 그를 따라 생활 터전을 완전히 옮겼을 경우 자신의 삶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예전엔 막연히, 내가 좋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에게 좋은 배우자도 주시지 않는가 하고 원망이 컸어요. 나는 좋은 배우자를 만날 자격이 없는가 보다고 자책하는 마음도 컸고요. 그런데 막상 결혼을 생각해볼 기회를 만나니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결혼은 상당히 유아기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제 상처 중심적인 욕망이요.” 서연 씨는 사실 지금 사귀는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하나님보다 남편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훨씬 더 컸다고 말한다. 아무리 전문직이라 해도 일정치 않은 수입에, 나이가 들어서는 어떻게 살아갈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아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의지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사귀어보니 아무리 좋은 감정이 있어도 상대 역시 나와 똑같은 연약한 존재더라고요. 저는 막연히 이상적인 사람을 생각하면서 그 사람이 저를 채워줄 걸 기대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하나님한테 왜 그런 사람을 내게 주시지 않느냐고만 했지, 하나님이 그렇게 해주실 것을 믿으며 하나님 자체를 바라진 않았던 거예요. 하지만 결혼에는 껴안아야 할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있다는 걸 실제적으로 깨닫고 나서는, 정말로 의지할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배우자가 될 사람은 그냥 손잡고 같이 조금씩 의지하며 갈 뿐이지, 우리 각자가 정말로 의지해야 할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걸요.”

이 사실을 가슴 깊이 깨닫게 되면서 서연 씨는 결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마음의 눈에서 비늘 한 꺼풀이 떨어져나간 기분이었다.

“이제는 결혼을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마음이 되었어요. 그동안 제가 결혼에 대해 갖고 있었던 이상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은 거죠. 결혼 문제에서 자유로워졌다고나 할까요.”

서연 씨는 ‘이 세상에 분명 내가 완전히 기댈 수 있고 내 정서적 필요를 채워주고 돌봐줄 단 한 사람의 이성이 있을 텐데 왜 나에겐 그런 이성이 나타나지 않는가’ 하는 문제에서 놓여났다. 그 결핍은 나와 비슷하게 불완전한 ‘사람’이 채워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채워주실 수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닫고는 해방된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이것만 해결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갈망이 그녀가 생각했던 외부의 존재가 아닌, 이미 그녀 안에 계신 하나님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서연 씨는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사랑을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우리는 극단적이든 그렇지 않든 사랑과 관계에 서툰 아버지들을 자주 보아왔다. 전쟁을 거치며 사회적 트라우마를 갖게 된 조부모 세대들로부터 양육 받은 베이비부머 세대인 아버지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시대를 거치며 산업역군이 되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매달리게 되었다. 의사소통이나 자녀양육에 대한 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할 틈은 더더욱 없었다. 많은 아버지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면서 가난에서 탈출하여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살아왔다. 이들 가운데에는 부모로부터 다정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거나 남성 중심적인 사고방식의 부모로부터 왜곡된 사랑을 받고, 경직된 위계적 사회에 종속되어 살면서 가정에서 아내 및 자녀들과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관계 맺는 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솔직한 감정 표현은 취약한 여성성에 속한다고 생각하여 감정을 무시하고 젖혀두며 산 아버지들도 많이 계시다. 그렇게 감정을 눌러두면 자연히 어느 순간 감정은 폭발적으로 분출되기 마련이었다. 사회적 성공이 인생의 성공이라 생각했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들은 상대적 약자인 아내나 자녀들에게 언어폭력이나 신체폭력을 휘둘렀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버지들은 아내에게 군림하거나 가정의 일은 모두 아내에게 맡기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썼다. 실제로 내가 만난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루신 60-70대 남성분들은 퇴임 후 “지금까지 가족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가족들에게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거나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몰라 나 자신 찾기를 과업으로 삼기로 했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았다. 결코 일반화시킬 순 없겠지만, 우리 세대 자녀들은 부모님들의 결혼생활 속에서 사랑에 찬 부부관계로 인해 감동을 받아보거나 본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경험은 드물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매체에서 낭만적인 사랑의 관계를 그리는 숱한 드라마와 영화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내일을 기약했다. 언젠간 저런 아름다운 사랑, 늘 따뜻한 배려와 존중, 돌봄이 넘치는 달콤한 사랑을 주고받게 될 것이라고 매체들은 희망을 심어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심리학자 존 웰우드는 Journey of the Heart: The Path of conscious Love(마음의 여정: 열린 사랑이 밟는 길)에서 “사랑이 우리를 구원해주고,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며, 행복과 안락함을 줄 것이라고 꿈꾸게 되면 헛된 환상에 사로잡혀서 되레 사랑이 갖는 참된 힘—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발휘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많은 드라마나 영화들이 희망이 아닌 헛된 환상을 심어준 셈이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것은 어떤 의미이기에, 한 곳에서는 사랑이 헛된 환상이라고 말하며, 다른 곳에서는 사랑이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가장 값진 가치라고 하는 것일까? [전문 보기: 싱글, 사랑을 만나다]

 

이진경 정신분석으로 깨어졌다. 묵상기도로 감사를 배웠다. 시작 으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30대 후반부터 일어난 일들이다. 김소연과 릴케를, 벨 훅스와 리베카 솔닛을, 헨리 나우웬과 제럴드 메이를, 그리고 이승우를 좋아한다. 나다움을 찾게 도와준 이들이다. CTK 창간에 힘을 보탰고, 에디터로 일했다.

 ‘싱글 이야기’ 공간을 함께 만들억고 싶은 CTK 독자님들은 이진경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대화를 통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ywo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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