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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에게서 배운 아웃리치
홍승영  |  C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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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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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맞은 린이가 비행기를 탄단다. 출국일까, 귀국일까?

생후 6개월의 린이를 처음 만난 것은 새벽예배 시간이었다. 예배 중에 갓난아기 소리를 들었다. 외마디 호령처럼 짧게 끊어지는 소리에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했고, 그 다음에는 예배당에 고양이가 들어온 줄 알았다. 설교 끝날 무렵에서야 낯선 주부가 아기를 안아 어르는 것을 발견했다. 설교를 마무리하면서도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고 녀석 참 특이하게도 우네. 처음 보는 분인데 이사 온 것일까? 새벽기도 성도가 늘어서 좋네! 그런데 저렇게 어린 아기를 새벽에 데려왔네. 얼핏 보니 조금은 나이가 들어 보이는데 늦둥이일까? 그래도 그렇게 보기에는 나이가 많은 것 같은데….’

한 주 지나서 알게 된 진실. 린이는 선교사님의 막내아들이었다. 어린이전도협회 소속으로 교회 바로 앞에 있는 한국본부의 게스트룸에 머물면서 예배하러 온 것이었다. 가까이에서 본 선교사님은 그렇게 나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속으로 미안했다.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아기 돌보는 것이 익숙하다. 세계에서 드리블을 제일 잘한다는 축구선수 메시가 발에 공을 붙이고 다니듯, 예배며 교제며 기도며 식사며 별일을 다 하면서도 아기를 잘 돌본다. 원ㆍ현ㆍ진ㆍ준ㆍ린, 윷놀이 말판 이름처럼 외자 이름의 다섯 아이들 중에서 린이가 막내다. 두 아이와 함께 동남아의 선교지로 가서 진이를 낳았고, 사역지를 아프리카로 옮겨 둘을 더 낳았다. 다섯째로 낳은 아이는 태어나면서 천국에 갔고, 가슴 아픈 중에 다시 린이를 주셨다. 그런데 린이는 장애와 기형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출생 후 곧 심장수술을 했다. 항문도 없었다. 그래서 배꼽 옆에 인공 장루를 붙였다. 그리고 다운증후군이다. 1년 후에 장腸을 길게 늘이고 항문을 만들어 연결하기로 했는데 여섯 달 만에 이상증세가 생겨 긴급히 돌아와 병원을 찾은 것이었다. 사사기의 어디쯤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를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듯, 린의 엄마 선교사님은 해맑은 표정으로 들려주었다.

세상 끝까지 함께하신다는 그 말씀을 곧이곧대로 믿은 그 바보 선교사님과 린이 이야기는 성도들에게 전해지며 소망과 기도와 사랑과 감사를 출산했다. 린이는 두 번의 수술과 엄청난 약을 먹으며 항문을 얻었다. 아이가 기저귀에 배변하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감사할 수 없다는 고백이 들려왔다. 린이는 온 교회의 아기가 되었다.

두 주 전에 린이가 아프리카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주보에 적으며 ‘출국이라고 할지, 귀국이라고 할지’ 잠시 고민했다. 출국과 귀국이 동시에 있는 선교지의 삶이 린이의 것이다. 린이에게는 한국도 우리나라고 감비아도 우리나라다. 린이는 우리 교회 성도이고, 감비아 교회 성도다. 그래서 가본 적도 없는 감비아 교회가 우리 교회가 되었다. 예수님을 믿는 모든 지상 교회는 한 몸의 교회라는 사도신경적인 고백이 아픈 아이 린이에게서 우리에게로 흘러 들어왔다. 선교는 사랑이 통하여 하나가 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아웃리치의 계절

많은 교회가 여름이나 겨울에 아웃리치를 떠난다. 지난해 지리산 어디를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서해안 어디쯤 가려 한다는 말을 듣는다. 아시아 국가는 네 나라나 다녀왔으니 다섯 번째는 유럽 쪽을 가려 한다는 말에 기다렸던 공감이 쏟아진다. 아웃리치는 사역하는 것만큼이나 선교적 경험도 중요하니 이해할 만하다. 단기간의 아웃리치라서 교제나 양육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곳의 목회자, 선교사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적어도 몇 사람은 그 지역을 3년 이상 꾸준히 방문한다면 그 반가움과 신뢰가 어떠할까?

사도행전 13장과 14장에는 사도 바울의 첫 번째 전도여행이 기록되어 있다. 배를 타고 구브로 섬을 거쳐 밤빌리아의 버가에 상륙한 바울은 이고니온, 루스드라에서 전도하고 더베에 이른다. 그곳에서 동쪽으로 타우루스 산맥을 지나면 고향인 다소에 이를 수 있다. 가까운 육로를 이용하여 출발지이자 목적지인 수리아의 안디옥에 갈 수 있는 도시다. 하지만 바울은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어 그동안의 선교지를 차례로 방문한 후 뱃길로 귀환한다. 구원의 복음을 얻었지만 숱한 고난과 고독에 처하게 된 새 성도들을 격려하고 양육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을 굳세게 해주고, 믿음을 지키라고 권하였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행 14:22) 얼마 후 바울 일행은 두 번째 전도여행을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타우루스 산맥을 넘는 육로를 이용하여 더베와 루스드라를 비롯한 이전의 선교지를 다시 방문하고 성도들을 격려하며 양육한다. 구브로에는 들르지 않았던 것은 바나바 일행이 그곳으로 갔기 때문이다(행 15:36-16:5). 이러한 선교는 효과적이어서 많은 회심자를 얻게 되었다.

낙후된 지역에서 아웃리치를 진행했는데 가지고 있던 소지품뿐 아니라 입던 티셔츠까지 벗어주고 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언제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는 곳이기에 더욱 간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닭이나 돼지를 나눠주고 내년에 얼마나 컸는지 보겠다고 말하는 것은 어떨까? 반드시 다시 올 것이니 함께 팠던 우물을 잘 관리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말이다. 혹시 내가 못 오더라도 우리 팀은 다시 올 것이라고 말하고 그중 한 두 명은 다시 방문하며 지속적으로 사역한다면, 선교팀이 회오리바람처럼 휩쓸고 지나간 선교지의 고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 보기: 린이에게서 배운 아웃리치]

 

홍승영
서울 송파구에 있는, 요셉의 무성한 가지처럼(창49:22)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참되고 아름다운 가지가 되기를 소망하는 장지교회 목사. 스무 살에 어린이 설교를, 서른 살에 어린이방송을 시작했고, 마흔을 조금 넘긴 나이에 담임목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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