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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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심는 하나님
  • 김은홍
  • 승인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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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표지에 노거수老巨樹 한 그루를 두었습니다. 올리브 나무입니다. 올리브 산(감람산) 기슭, 예수께서 고뇌와 순복의 기도를 쏟으셨던 겟세마네 동산에 서 있는 그 올리브 나무입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아마도 많은 이들이 성지순례자들일 것입니다)에게 가이드들이 심심찮게 “이 나무는 예수님을 보았다”고 설명하나 봅니다. 주후 600년대에 아랍인들이 예루살렘을 점령했는데, 그들의 입을 타고 이 전설이 지금까지 내려왔습니다. 과학자들이 검증에 나섰습니다. ‘적어도’ 1천 살은 되었다. 과학자들이 내린 결론입니다. ‘그 이상’의 나이는 측정 불가. 나이테를 차곡차곡 새기는 여느 나무들과 달리, 나이가 들면 속을 비우는 나무이다 보니(이번 호 “내 영혼, 올리브 나무처럼”을 꼭 읽으시기 바랍니다) 시료로 채취할 가장 오래된 목질부는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1천 살의 나이는 여전히 전설에 맡길 뿐입니다.

이번 호는 ‘나무’ 이야기입니다. 하다하다 이제 “나무의 신학”까지…. 그 (신학적) 상상력에 그저 탄복할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배달겨레에게도 나무는 특별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단군 개국신화의 들머리에 신단수神壇樹라는 나무가 등장합니다. 우리네 옛 마을 어귀에 아름드리 고목 한 그루쯤은 꼭 있기 마련입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로, 바람서리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의 기상을 웅변합니다.

이렇게 우리 곁에 늘 서 있는 나무를 우리는 잊고 삽니다. 그러니 시작(창세기 1장)부터 끝(요한계시록 22장)까지, 성경 곳곳에 등장하는 그 많고 많은 나무들이 우리 눈에 안 들어온 것도 별로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먹여 살리시려고 열매 있는 나무를 심으셨지만, 우리는 먹지 말라하신 나무 열매를 구태여 먹음으로 하나님을 배반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처음 하늘과 처음 땅, 생명 나무 서 있는 그 동산에서 추방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을 거역한 우리를 대신하여 당신 스스로 저주의 나무에 달리셨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우리에게 새 하늘과 새 땅, 그 도성 그 생명 나무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생명 나무에 이르는 권리를 차지하려고, 그리고 성문으로 해서 도성에 들어가려고, 자기 겉옷을 깨끗이 빠는 사람은 복이 있다.”(요한계시록 22:14)

덧붙임: 이번 호를 준비하다가 짬을 내 ‘문경 새재’ 길을 걸었습니다. 녹음 짙은 그 숲길에서 나무들을 만났습니다. 이번 여름 여러분도 하나님의 나무들을 껴안아 보시기 바랍니다. CTK 20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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