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번역이 소멸위기 언어를 구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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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번역이 소멸위기 언어를 구해내고 있다
  • 케이트 셸넛
  • 승인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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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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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번역자들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네 “마음의 언어”heart language로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업으로 삼고 있다.

다른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라 하더라도 모어mother tongue로 복음을 듣는다는 것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모어로 성경을 읽게 되면, 신학 개념들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성경 말씀과 더욱 깊은 정서적 유대를 이룰 수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러한 ‘마음의 언어’ 성경번역 프로젝트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속해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언어로 신앙에 이르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모어 자체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끼쳤다.

“사람들이 자기네 언어로 성경을 읽고, 자기네 언어로 기도하고, 자기네 언어로 예배하기 시작하면서, ‘그래, 이걸 할 수 있다면, 다른 것도 할 수 있을 거야’라고 깨닫게 됩니다.” 앤디 키너, 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Bible Translators의 글로벌 파트너십 부대표의 말이다.

성경번역팀이 활동하는 모든 대륙에서 그들은 성경번역 프로젝트―처음으로 알파벳을 만들 때도 있고, 처음으로 그 언어로 된 문서를 만들 때도 있다―가 언어 자체의 궤도를 바꾸어 놓는다는 사실을 목격하고 있다.

“성경번역에는 언어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특히 성경번역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그렇다. 의미지도 그리기semantic mapping, 맞춤법, 은유, 언어 표준화language standardization 같은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난제들을 해결하려면, 해당 언어 공동체의 최고의 지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언어학자 K. 데이비드 해리슨이 성경번역이 언어에 끼치는 영향을 다룬 학술서 Language Vitality Through Bible Translation(성경 번역을 통한 언어의 생명력)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성경번역은 또한 원 프로젝트 훨씬 너머까지 영향을 미치며, 언어 생존을 보장하는 뛰어난 모범 사례가 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7111개 언어 중 약 3분의 1이 소멸위기언어다. 사용 인구가 1000명 안 되는 언어가 그만큼이나 된다는 뜻이다. 세계화는 다국어 사용자에게 모어 대신에 공용어를 사용하도록 요구한다. 그 결과, 그들이 자신의 “마음의 언어”를 새로운 세대에게 전수할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어떤 언어가 소멸 위기에 있다는 것은 또한 다른 어떤 언어의 지배력이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SIL의 조사연구최고책임자인 게리 사이먼스의 말이다. SIL는 세계 언어 조사 연구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기독교 언어 연구 사역 단체다.

“소수 언어 그룹이라고 해서 더 이상 고립되어 있거나 단일 언어 사용 환경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수 언어가 지배하는 국가나 지역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이먼스의 말이다. “그런 지역에서 상거래를 하거나 교육, 의료, 은행, 심지어 신앙생활에서 국가 차원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지배적인 언어를 배우고 사용해야 합니다.”

유엔은 2600개 이상의 언어가 (종종 대면 관계에서만 또는 가장 나이든 세대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소멸 위기에 몰려 있다며, 2019년을 세계 토착어의 해International Year of Indigenous Languages로 선언하고 다양한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먼스와 SIL은, 언어 소멸에 대한 일부 예측이 지나치게 부풀려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해마다 약 9개 언어가―40일마다 하나의 언어가―사라지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SIL 여름 캠프는 원주민 청소년들이 모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스마트폰 앱과 유튜버 비디오 시리즈를 통해 소멸 위기 언어 사용자들을 교육한다. 한편, 여러 문화권의 성경번역 프로젝트는 소수 그룹이 사용하는 언어를 보존하거나 쇠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언어의 상황을 역전시킴으로써 토착 언어의 미래를 밝히는 데 오래 전부터 기여해 오고 있다.

“우리가 어떤 언어를 두고 성경번역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 언어에서 벗어나려고 하던 사람들이 마음을 바꿔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람들이 자기네 언어를 말하는 것에 대해 건강한 자아상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키너의 말이다.

다국어 환경 속에 있는 사람들은 지배적인 언어를 더 기능적이고 전문적인 언어로 생각하고, 모어는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가정을 은연중 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언어는 글로 쓸 수 없다’고 말할 겁니다. 자기네 언어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자가 있게 되면 자부심이 생기지요.” 키너는 파나마 부족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자기네 언어로 부족 이름을 썼을 때 얼마나 환하게 웃었는지 회상했다. 그는 지역 번역가와 협력하여 처음으로 텔리베Telibe 문자를 개발했다. “자기네 언어가 얼마나 풍부한지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성경번역은 서면, 녹음, 또는 이 두 가지 방법을 다 사용하여 소멸위기 언어를 문서화하고 보존하는 자원을 제공하지만, 그 이상의 일을 할 때가 많다고 해리슨은 앞의 저서에 썼다.

“성경번역은 품격과 긍지를 심어준다. 품격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어 회복력 및 생존력, 그리고 언어를 유지하거나 포기하려는 젊은이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다. 따라서 성경번역 프로젝트는 소멸 위기에 있는 언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을 것이며 지역 사회의 영적 필요를 채우는 데 기여할 것이다.”

성경번역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언어로 읽을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지만, 학교들은 그동안 공교육에서 “제1 언어 우선” 정책을 유지해 왔다. 키너는 파나마 정부가 위클리프의 성경번역 프로젝트 몇 년 후에 부족 출신 학생들을 위한 이중 언어 정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CT는 필리핀 같은 나라에서 선교 단체들이 “모어 기반 복수 언어” 교육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은 적 있다.)

서아프리카연합성서공회의 번역 컨설턴트였던 고故 아로가 베송은 아프리카의 모어 교육을 옹호하면서, 언어의 권리linguistic rights는 곧 인권이라는 유엔 선언을 인용한 적 있다.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 우림에 있는 힉스카르야나Hixkaryana어와 파우마리Paumarí어로부터 동유럽의 코카서스 알바니아어와 조지아 고어Old Georgian에 이르기까지, 수십 개의 언어가 성경번역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문자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언어적 다양성은 많은 신자들에게 문화를 초월한 하나님의 사랑과,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에서 온 사람들”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서게 될 것이라는 약속을 떠올리게 한다(요한계시록 7:9).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개별적으로, 그리고 문화와 언어마다 당신에 대한 다른 시각을 주셨습니다.” 키너가 유버전 바이블YouVersion’s Bible 앱에서 영어 성경과 틸리베 성경을 훑어보면서 말했다. “언어 프로젝트를 하면서 성경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나 스스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CTK 20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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