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주홍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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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주홍글씨
  • 리즈 커티스 힉스
  • 승인 2019.0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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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던 죽음의 폭풍이 침묵 속으로 잠잠해지다

 

일러스트레이션 신을련  

느 이른 아침, 서기관과 바리새인은 이름 없는 한 여인의 집 앞으로 몰려왔다. 여인을 침상에서 끌어내 예수가 가르치는 성전으로 끌고 갈 참이었다. 잠시 후 한 여인이 강제로 끌려나와 사람들 앞에 세워졌다(요8:3). 황급히 옷을 걸치긴 했으나 거의 반은 벗은 상태였다. 수치심으로 붉어진 그녀의 뺨은 마치 헤스터 프린(「주홍글씨」의 여주인공/역주)이 가슴에 달았던 글자 ‘A’처럼 붉었다.

여인을 몰아치는 바리새인들의 목소리가 거칠기 짝이 없었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요8:4).

이 여자라니? 침상에서 여자 혼자 뒹굴지는 않았을 텐데, 함께 죄를 지은 남자는 어디로 갔는가? 그 시대에 일명 ‘감람산 타임스’ 같은 주간지가 있었다면 가십 기사를 통해서 그 남자의 정체를 알 수 있지 않았을까?

모세의 율법은 분명히 말한다. “간음한 남녀는 모두 돌로 쳐서 죽이라”(요8:5).

그런데 왜 남녀 모두를 성전으로 끌고 오지 않았을까?



교묘히 위장된 함정

주의 깊게 살펴보자. 바리새인들의 관심사는 간음한 남자나 여자를 벌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노렸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책잡기 위해 던진 말은 모난 돌보다 더 날카로웠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를 돌로 쳐서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소. 선생은 이 일에 대해 뭐라고 말하겠소?”(요8:5).

얼마나 기가 막힌 질문인가! 예수님이 율법대로 이 여자를 돌로 치라고 말한다면 은혜가 넘치는 그분의 가르침은 말짱 헛것이 되고 만다. 반대로 돌을 던지는 것을 말린다면 율법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랍비로 불리는 예수님에게 위협이 된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자기들이 판 함정에 틀림없이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기 시작하셨다(요8:6). 사람들은 기대감으로 숨을 죽이며 예수님을 지켜보았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무엇인가를 쓰셨다는 유일한 대목이다.

 

 



단 한마디로 해결하다

예수님은 자신도 율법을 알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십계명을 일일이 쓰셨을까? 아니면 바리새인들의 죄를 조목조목 나열했을까? 혹시 이렇게 쓰신 건 아닐까?

“그만 화들 내고 가서 볼일이나 보시지.”


성전 바닥에 쓴 글씨

예수님이 낙서를 했다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많다. 일리 있는 말이다. 끌려온 여인은 아예 바라보지도 않은 채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들을 만한 시점을 기다리며 성전 뜰 모래 바닥에 줄만 그었을지 모른다. 잠시 후 드디어 예수님은 일어나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8:7).

그날 성전에 모인 사람 중에서 죄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 우리 가운데도 죄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성경 기록상 죄 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 

 “그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시험을 받으셨지만, 죄는 범하지 않으셨습니다”(히 4:15).

오직 그분에게만 이 여인을 정죄할 권리가 있다. 오직 그분만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여인을 정죄하지 않았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로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것이다”(요 3:17).

예수님은 성전에 끌려온 간음한 여인을 구하기 위해 오셨다. 또 사랑하는 여러분을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 예수님은 지금도 몸을 구부려 모래바닥에 낙서를 하시며 사람들의 마음을 준비시키신다.

아니나 다를까 주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한 명씩 돌아가기 시작했다(요8:9). 각 사람의 귀에 전해진 부드러운 예수님의 목소리, 그 진리의 말씀에 사람들은 하나둘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남아 있던 한 사람

놀라운 사실은 누구보다 자신의 죄를 잘 알았던 여인이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여인은 자기를 고소했던 사람들이 빠져나간 성전 문을 향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무언가 바라는 듯 제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녀와 같은 죄인도 용서받을 수 있을까? 예수님은 일어나 여인을 바라보시며 물으셨다.

“너를 정죄한 사람이 하나도 없느냐?”(요8:10)

그렇다. 바리새인들은 그녀를 고소했지만 정죄할 수는 없었다. 죄가 없는 사람만이 그녀에게 사형선고를 내릴 수 있었지만 그도 돌을 들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말로 그녀를 벌하실 생각이셨을까? 그렇지 않다. 예수님은 여인을 정죄하지 않았다. 마음이 담대해진 여인은 예수님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주님, 한 사람도 없습니다”(요8:11).

자신의 죄를 부인하거나 함께 죄를 범한 사람을 비난하지도 않는 그녀에게 선물이 덤으로 주어졌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확실한 약속이었다.

“그러면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겠다”(요8:11).

자유! 죄인이었던 그녀가 용서를 받고 자유로워졌다! 간음을 저지른 그녀의 죗값이 조용히 예수님의 어깨로 옮겨졌다. 그날 아침 성전 뜰에 은혜가 임했다.
 


기쁨으로 자리를 뜨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은 예수님의 마지막 축복을 놓쳤다. 장담하건대 남아 있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예수님의 말끝마다 트집을 잡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가서,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예수님은 여인을 호되게 야단치지 않고 조용히 보내셨다. 우리도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주의 은혜로 누리는 위안이 얼마나 큰가! 우리 역시 간음한 여인처럼 과거는 뒤로 하고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다. CT

리즈 커티스 힉스
<투데이스 크리스천 우먼>의 칼럼니스트이자 강사이, 베스트셀러 작가. 홈페이지는 www.LizCurtisHiggs.com
Today's Christian Woman 2007:7/8 CTK 2009:11

>> 본문에 인용한 성경은 역자가 표준 새번역을 바탕으로 문맥에 맞추어 수정한 것입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만일 바리새인들이 간음한 남자도 성전으로 끌고 갔다면, 예수님은 남자에게도 동일한 은혜를 베푸셨을까? 누가복음 5장 32절, 로마서 3장 22-24절, 베드로후서 3장 9절이 이 질문을 답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2. 예수님은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고 말씀하셨다. 단 한순간이라도 ‘죄인이 아닌’ 사람이 있을까? 잠언 20장 9절요한일서 1장 8절은 뭐라고 말하는가?
하나님께서는 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시는지 고린도후서 5장 21절을 찾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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